우리 가족을 위해 영양이 풍부한 상을 차리는 것이 언제부터 꼬박꼬박 지킬 수 없는 허드렛 일이 되었을까? 그 보다 중요한 일이 어디 있을까?
인생 자체가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해 편의용품을 더 많이 사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하다. 나는 자기 꼬리를 먹는 뱀 같다.
편의를 위해 허비하는 행위는 내가 지금 이 순간 하는 일이 무의미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 인생은 그 자체가 허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 손을 거쳐가는 물건들을 소중하게 다루면 내 발밑으로 지나가는 지금 이 순간도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쓰레기를 복도에 내어놓는 순간, '나의 문제'는 '우리의 문제'가 된다.
내가 일회용품을 처분하는 순간, 내가 누린 편의가 전 인류에게 민폐가 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의 80%가 일회용품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7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