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엔 백련암 가는 날인데 가지 않았다. 

20년 넘게 늘 시어머니 생신은 1박 2일로 시댁 식구 모두 불러 치렀으면서  막상 내 부모님의 생신은 늘 식당을 예약해서 밥을 먹은 것이 미안해서 올 해는 내 손으로 미역국을 끓여드리고 싶었다. 

시어머니 티비를 새로 들이면서 친정 부모님께도 새로 티비도 놓아드렸다.  

이번 달 카드 값은 엄청나겠지만, 나이 들어 가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돈은 없으면 안 사고,안 쓰면 되지만, 지금 내 곁에 계시는 분들은 지금이 아니면 이 다음을 어떻게 기약할 수 있겠는가' 싶은. 

다행히 시어머니도 친정 부모님도 건강하신 것만도 참 감사한 일이다. 

이렇게 미역국 끓여서 초대할 수 있는 세월이 몇 해나 남았을까?   

  

2.

남의 사생활에 현미경을 놓아두고 사는 사람들이 참 안타깝다. 

내가 어디 서 있는지도 모르면서, 남의 자리가 맞니 안맞니 논쟁하는 것은 참 슬픈 코미디다. 

얼굴도 모르는 젊은 부부가 아이 손을 잡고 오손도손 웃으며 가는 것도 고마운 일이고, 사별이나 이혼 후에 혼자 씩씩하게 아이와 사는 것도 고마운 일이고, 나이 들어 함께 영화를 보러 온 우리 또래의 동년배를 보는 것도 참 고마운 일이다. 

모르는 이웃들이 행복해야 사회가 점점 행복해 지는 것이 아닐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호인 2010-10-17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집안행사가 있어서 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왔는 데 부쩍 늙어가시는 두분의 모습때문에 우울했습니다. 효도하며 산다는 것 작은 것부터 하면 되겠죠?

혜덕화 2010-10-17 19:53   좋아요 0 | URL
남편은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에 시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합니다. 그 사소한 전화 한 통을 어머니가 참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니 저는 자동으로 전화를 안해도 시댁의 모든 소식을 알게 되지요.^^
제가 남편에게 참 감사하는 일 중의 하나는 우리 부모님께 거의 아들과 같은 역할을 해 주는 것이랍니다. 시어머니고 장인 장모고 가르는 것 없이 양쪽 다 늙어가는 것에 대한 연민이 생기는 것, 이것이 우리가 늙어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지요. 그래서인지 까칠했던 젊은 날 보다 저는 제 자신이 늙어가고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합니다.
효도가 큰 게 있고 작은 게 있겠습니까?
님의 그 마음부터가 효도이지요.
휴대폰으로 자주 전화 드리기, 어쩌면 통장으로 돈을 부치는 것보다 더 큰 효도이겠지요.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