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엔 백련암 가는 날인데 가지 않았다.
20년 넘게 늘 시어머니 생신은 1박 2일로 시댁 식구 모두 불러 치렀으면서 막상 내 부모님의 생신은 늘 식당을 예약해서 밥을 먹은 것이 미안해서 올 해는 내 손으로 미역국을 끓여드리고 싶었다.
시어머니 티비를 새로 들이면서 친정 부모님께도 새로 티비도 놓아드렸다.
이번 달 카드 값은 엄청나겠지만, 나이 들어 가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돈은 없으면 안 사고,안 쓰면 되지만, 지금 내 곁에 계시는 분들은 지금이 아니면 이 다음을 어떻게 기약할 수 있겠는가' 싶은.
다행히 시어머니도 친정 부모님도 건강하신 것만도 참 감사한 일이다.
이렇게 미역국 끓여서 초대할 수 있는 세월이 몇 해나 남았을까?
2.
남의 사생활에 현미경을 놓아두고 사는 사람들이 참 안타깝다.
내가 어디 서 있는지도 모르면서, 남의 자리가 맞니 안맞니 논쟁하는 것은 참 슬픈 코미디다.
얼굴도 모르는 젊은 부부가 아이 손을 잡고 오손도손 웃으며 가는 것도 고마운 일이고, 사별이나 이혼 후에 혼자 씩씩하게 아이와 사는 것도 고마운 일이고, 나이 들어 함께 영화를 보러 온 우리 또래의 동년배를 보는 것도 참 고마운 일이다.
모르는 이웃들이 행복해야 사회가 점점 행복해 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