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강이라고 불릴 만큼 금강경에 박식했던 덕산스님도
용담 스님이 '훅' 불어 꺼버린 촛불 앞에서
신발을 꿰어신지 못하고 캄캄해져 버렸다.
덕산 스님은 그 '훅'하는 캄캄함 속에서 일시에
깨달음의 등불을 환히 밝혔다.
거친 업과 생각은 몸을 많이 움직여야 사라진다고 달라이 라마는 말씀하셨다.
매달 하는 백련암 기도로
삼베에 약 짜듯이 거친 업과 생각은 걸러진 듯 하지만
용담 스님의 '훅'하는 촛불 꺼지는 소리만 들었을 뿐
컴컴한 어둠 속에 신도 찾아 신지 못하고 있다.
어쩌다 인터넷을 달구는 뉴스를 읽다보면
사람들의 무자비함에 가슴이 떨린다.
다른 이의 잘, 잘못에 왜 그렇게들 민감한지
내 신은 바로 잘 꿰어신고 살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