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때문에 요즘 참 세상 공부 많이 하고 있는 중이다.
담임 선생님은 너무 꼼꼼하고 정확하신 분이고, 우리 아인 너무 덜렁대고 철도 없고 어리석으니 자주 지적을 당하나보다.
가을엔 바람 막이를 사줬는데 손에 들고 있다가 뺏기고 와서 가을 내내 한 번도 입어보지도 못하고, 얼마 전엔 지각을 해서 혼나고, 또 한 번은 휴대폰을 아침에 오면 학교에서 수거하는데 예전에 쓰던 헌 휴대폰을 내는 바람에 들켜서 혼이 났다.
그것도 교무실에 체육복 입고 갔다가, 체육복은 체육 수업 시간 외엔 못입는다는 학급 규정 때문에 체육복을 뺐겼는데 그 안에 휴대폰이 또 한대가 있어서 선생님이 알게 되었다고 한다.
올 여름 홍콩에서 택시에 휴대폰을 빠뜨리고 내리는 바람에 딸아이의 헌 휴대폰이 없는 줄 알았는데, 선생님이 내 놓는 것을 보니 중학교때 쓰던 것이다.
선생님의 호출 전화를 받고 학교에 가서 아이의 휴대폰을 받아와서 이주일간 못쓰게 정지시켰다. 오죽하면 부모를 부를 까 싶어 그날은 아이를 몹시 혼을 냈다. 아이는 아이대로 선생님이 말을 함부로 한다고 불만을 말한다. 지각을 딱 한 번 했는데 꿇어앉아 있으니 선생님이 다른 반 선생님에게 "재는 엄마가 선생님인데 저렇게 지각을 한다" 고 하고 평소에도 공부 못하는 아이들에겐 다른 학교 전학가라는 말을 자주한다고 했다.
그러다가 아빠에게 더 혼이 났다. 자기 잘못은 안보고 선생님께 불평만 말한다고, 아빠에게 혼난 적이 별로 없는 아이라 엄마, 아빠가 둘 다 야단을 치니, 아이는 좀 기가 죽어 지내는 것 같아서 시험이 끝나고 정지를 풀어달라기에 별 생각없이 풀어주었더니 오늘 또 휴대폰을 뺐겼다.
아침에 거두는 데 휴대폰을 내지 않고 들고 있다가 점심 시간에 선생님께 들켜서 한달 있다가 주겠다고 한다.
아이가 오길래 한 마디만 했다.
경남아, 같은 실수를 여러 번 하는 것은 어리석거나 교만하거나 둘 중에 하나다.
어리석은 것은 실수를 통해서 배우려고 하지 않아서이고, 교만한 것은 니 마음 속에 선생님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거다고 했더니 아이는 교만은 아니라고, 깜빡 잊었을 뿐이라고 한다.
또 다시 한 달 정지를 걸어두고 한숨을 내 쉬었다.
아이를 통해서 나를 본다.
나도 여고 시절에 추우면 교복 위에 체육복을 덧입고 지냈는데, 교실에서 체육복을 못입게 하는 것이 의아스럽고 학교 코트 외엔 한겨울에도 아무 것도 못입게하는 규정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학교나 선생님에 대한 원망심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대게 자기 잘못은 10개 중 하나만 말을 하니, 아이가 선생님 속을 상하게 하겠지 싶어 원망심을 잠재운다.
아이가 좀 더 침착해졌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