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말이면 큰 아이가 집에 온다. 

이루마의 "when the love falls"를 요즘 배웠다고 들려준다. 

이 음악 참 슬프다, 말하는 순간 눈물이 쏟아진다. 

전혀 슬프지 않았는데, 이 음악 듣기 전까진 슬픈 생각 안했는데, 어디서 이렇게 많은 눈물이 나오길 기다렸던 것일까?  

2. 

아이들 영어노래 부르기 대회가 있었다. 

6학년 여자 아이 하나가 나와서 "you raise me up"을 부른다. 

얼굴이 빨개지면서 얼마나 열심히 부르는지, 노래가 마음에 남았다. 

집에서 컴퓨터로 검색해서 듣는다. 

아무도 없는 집, 혼자 저녁을 먹고, 혼자 음악을 듣다가 또 눈물이 난다. 

영락없는 청승맞은 아줌마다.

 

3. 

아이들이 다 커버려서 주말에도 남편과 둘이 지내는 날이 많다. 

젊은 날의 열정보다는 함께 늙어가는 애틋함이 있어서 둘이 자주 드라이브도 하고 맛있는 집을 찾아다닌다.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 

가로등이 켜진 밤길을 건너오면서,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 한 구석엔 슬픔이 가로등처럼 켜진다.   

이렇게 함께 늙어가는 과정을 올케는 모르겠구나, 

아이들 어릴 때의 그 분주함과 여유없음으로 인해 서로에 대한 서운함과 미움을 앞세우던 시간이 지나고나면, 이렇게 편안해지는 해저물녘을 함께 할수 없겠구나 싶어서 마음이 슬프다.  

운전을 하면서도 슬픔을 상기시키는 음악은 애써 피한다. 

베토벤을 듣거나 금강경을 듣거나 마음의 중립을 지키려 애쓰지만, 덧없음에 대한 슬픔은 사소한 일상에서 나를 찾아온다. 

 

마음이 파도 없는 호수 같아졌다고 믿었는데, 그것이 망상임을 알겠다. 

진정한 슬픔을 경험해 보지도 않고, 동생의 죽음으로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수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니....  

모래성을 쌓아놓고 튼튼한 수행의 의지처로 생각한 어리석음을 본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덧없고 안타까워서 더욱 아름다운 가을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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