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김장하는 날이었다.
백련암 가는 날 마침 엄마께서 김장을 하신다고 해서, 절에 가서 절하는 것보다는 김장을 도와드리는 것이 더 낫겠다 싶어서 친정에 갔다.
60포기나 되는 김장을 하기 위해 고무 장갑을 찾으니 없어서 사러 나왔다.
우리 아이들 키우면서 동네에 참 많은 슈퍼 마켓이 있었는데 그 주변의 슈퍼가 하나도 없는 것이 아닌가?
그나마 하나 있던 슈퍼도 결혼식 간다고 문을 닫아서 할 수 없이 거의 시장 가까이 가서야 고무 장갑을 사 왔다.
그 뒤로 친정에 갈 때나 동생 병원에 갈 때, 예전에 슈퍼 마켓이 있던 자리를 유심히 보았다.
내가 본 것 만도 거의 5개 이상의 슈퍼가 없어지고 식당으로 바뀌거나 문을 닫은 채, 빈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장을 볼 때 물건을 실고 나오기 편해서, 이것 저것 여러 군데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니까 편리함을 택하게 되니 재래 시장 보다는 마트를 이용하게 되는데, 요즘은 일부러 산책 삼아 시장으로 나가서 장을 본다. 조금 비싸도 일부러 동네 가게에 가서 과일도 조금씩 사다 먹는다.
슈퍼를 하던 사람들은 지금 다들 무엇을 해서 먹고 살까?
고용 창출이니 뭐니 말은 많지만 우리도 대형 마트나 백화점의 고객님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겨울이 깊어가니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 사람들이 나는 궁금하고 안타깝다.
오늘 신문에 기업들이 대형 슈퍼를 주택 밀집 지역에 세우려고 한다는 기사를 읽고 나니 한숨이 더욱 깊어졌다.
우리는 값이 싸면 싼 값을 따라가고, 불편함 보다는 편리함을 택해 움직인다.
하지만, 내가 택한 편리함과 싼 가격이 결국 나와 내 이웃을 위태롭게 벼랑 끝으로 내몰게 되는 이중성이 나는 이해가 안되고 불편하다.
새로 삽질해서 일자리 만들지 말고, 지금 현재 서민들의 삶이라도 위태롭게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