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라 기도 사흘 째.

장궤 합장을 하고 있는 30분이 아주 길게 느껴진다.

무릎에 잠시라도 마음이 가는 순간이면, 5분이나 10분쯤 지난 것 같은 데도 시계를 보면 1분 밖에 지나지 않았다.

시계를 보지 않고 진언에 집중해도 이내 다시 시계를 보게 된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장궤합장한 그 30분의 고통이, 합장이 끝나면서 올리는 삼배에 바로 풀려버리는 것이다.

일 배하고 일어서기가 힘들지 한 번 일어서기만 하면 두번째 절부터는 허리며 무릎이 편안하게 이완되면서 능엄주를 읽을 때는 몸에도 마음에도 아무런 흔적이 없다.

신기하다.

무릎 뼈가 쪼개지는 고통, 이대로 있으면 무릎이 꺾여서 죽을 것 같은 고통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몇 분 혹은 하루 정도는 남아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지다니. 내가 느낀 고통이 가짜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첫 삼천배 하고  다리를 절룩거리던 기억과 비교하면 마치 바람이 지나가도 공간에 흔적도 남지 않듯이 장궤합장하고 느꼈던 고통은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린다.

아비라 한 파트가 끝날 때마다 감사합니다,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고통이 오면 바로 볼 일이다.

어쩌면 세상의 고통이란 것이, 이렇게 잠시 지나가버릴 것인데  우리가 붙잡고 아우성치면서 놓지 않아서 괴로운 것은 아닌가, 기도하고 오는 길에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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