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간에서의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4시에 일어났다.

5시에 출발해서 일출을 기다리는 시간.

바간 숲의 탑과 나무는 어둠에 잠겨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탑 위에는 맨발로 입장해야 해서, 위에는 패딩을 입었지만 발도 시리고 몸시 추운 새벽.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는 순간, 그 동안의 추위와 발시림을 잊을 만큼 장관이 펼쳐졌다.

수많은 탑과 나무 사이에서 올라오는 아침 안개와 서서히 밝아오는 하늘

사람들이 무척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

그런 고요와 안개와 여명과 어둠이 섞여서 마치 나 혼자 원시의 숲 속에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사진에는 담기지 않는 감동,

바간에서의 일출은 정말 생애 한 번쯤은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한 쉐다곤, 쉐지곤 파고다의 웅장한 금탑과 골든락의 장관도 멋졌지만

정말 부러운 것은 사람들의 신심이었다.

사원에는 젊은 남녀와 사람들로 넘쳐나고,

법당에 앉아 도시락을 먹거나 누워서 쉬는 풍경도 낯설지만 아름답고 편안해 보였다.

마지막날 저녁 쉐다곤 파고다를 보고 나오는 길에

조그만 여자 아이가 스님을 보자 길에서 바로 엎드려 절하는 모습.

론지를 입은 작고 예쁜 아가씨들

그들만큼 작고 예쁜 젊은이들.

이 젊은 나라가 소중한 것을 지키면서 잘 발전해 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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