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식 :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 띵 시리즈 1
이다혜 지음 / 세미콜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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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먹다가생각한것들 "아침밥의 주문"

아침밥은 먹기 쉽지 않다. 밥을 하는 사람과 먹는 사람이 동일할 때, 아침은 가장 먼저 생략되는 끼니다. 아침밥이 중요하다는 말, 아침을 거르는 법이 없다는 말에는 여유 있는 아침시간이 확보되어 있다거나 아침을 차리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속뜻이 있을 때도 적지 않다.
─ ‘내일 뭐 먹지?’ 중에서(183p)

이 책의 제목을 보며 나는 아침을 먹다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떠올렸다. 아침은 시간이 없어서 급하게 먹거나 시간이 넘쳐서 느긋하게 거르곤 했다. 정확히 말하면 아침으로 시작해서 점심으로 마무시도는 그런 긴 브런치(?)였다. 그러니까 그때 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밤동안 자느라 몸속에 고인 에너지 덕분에 급작스러운 허기보다는 수면의 인력이 나를 끌어당김에도 무언가 먹던 그 때. 하루를 지탱하기 위한 결심처럼 대단한 것은 아니었고 습관과 의무로 식탁 앞에 앉았을 뿐이다. 결국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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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이야기가 아니라 아침밥을 먹는 장면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었다.
특별한 날, 이를테면 동생 입대일, 설날, 시험날, 아니면 특정 장소, 기내식, 호텔조식,병원밥
또는 아침 메뉴, 오트밀, 홈메이드김밥, 버터밥 등
우리에게 생이 허락되는 한 언제나 어디서든 어떤 음식으로든 아침밥은 존재했다.

나의 영원한 목표는 규칙적으로 살기다.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은 일과를 정한 대로 지키는 세상의 모든 이들이다. 그 첫번째는 늘 기상시간과 관련되어있다. ㅡ만만한 중독 중에서 (64

기상시간은 아침식사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아침식사를 하며 일과를 시작한다는 말은,
그만큼 삶을 계획대로 통제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작가의 아침밥은 철저한 계획을 빗나간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아침밥을 먹은 이야기들을 풀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작가가 목표를 달성하기보다는 오랫동안 부러워하며 세상의 아침을 독특하면서도 경험하고 글로 전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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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초대장 - 죽음이 가르쳐 주는 온전한 삶의 의미
프랭크 오스타세스키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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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개의초대장

죽음에 어울리는 수식어들.
불운, 비운, 슬픈, 아픈, 두려운,
생각할수록 부정적인 단어들만 고개를 든다.
그리고 죽음을 연상하는 이미지들은 어딘가 불안과 불편을 준다. 죽을 '사'라며 기피하는 숫자가 있을 정도로 우리는 죽음을 경계한다. 주인공이 죽는 결말은 새드엔딩이 된다. 피할 수 없지만 두려운 죽음. 인간이라면 공통적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철학자들은 죽음에 대해 뭐라고 언급했을까. 플라톤은 죽음을 육체로부터 해방되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에피쿠로스는 죽음이 인간을 구성하는 원자의 대체로 이해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고대의 사상가들의 메시지는 이해가능하지만 삶과의 괴리가 있다. 현대 사상가인 하이데거에 따르면 "인간은 죽음을 외면하지 말고 항상 죽음이 자신의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살아야한다"고 했다. 죽음이 나의 것이라는 성찰을 통해 죽음 앞으로 미리 달려가 봄으로써 삶을 더욱 의미있게 살 수 있다는 말이다. 그 지점에서 이 책을 읽어본다. 죽음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는 것이 끝이 있다는 두려움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성이라는 사실을 기쁘게 받아들이기 위한 가장 진실된 시도가 이 책에 있다.
<다섯개의 초대장>의 저자 프랭크 오스타세스키는 호스피스로서 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과 함께한다. 죽음에 이르는 길까지 인도가 아닌 동행이 되어 죽음을 완성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는 죽음 직전의 사람들을 통해 용서, 화해, 사랑, 이해 등 삶의 빛나는 순간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통해 삶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 것이다.
그는 수많은 환자들의 임종을 지켜보며 사유한 내용을 다섯개의초대장 초대장에 담아 전한다. 이는 죽음으로의 초대가 아니라 분명 삶으로의 초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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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초대장. 죽음의 순간까지 기다리지 말라.
두번째 초대장. 세상 무엇이든 널리 환영하고 아무것도 밀어내지 말라.
세 번째 초대장. 오롯이 온전한 자아로 경험에 부딪히라.
네 번째 초대장.어떤 상황 속에서도 평온한 휴식의 자리를 찾으라.
다섯 번째 초대장.알지 못함, 초심자의 그 열린 마음을 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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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의 죽음에만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죽음에도 진심을 다해 애도하고 자신의 삶의 의미를 놓치지 않을 것에 대해서도 당부한다. 나의 죽음 이전까지 내가 만날 수 밖에 없는 죽음을 단지 비통함만이 아닌 인생의 의미를 만날 수 있는 지점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죽을 때에 임박하여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두려움과 혼란 자기부정을 남길 뿐이다. 죽음이 전하는 소중한 지혜를 만나기 위해서는 그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절망이나 후회, 자책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완성이라는 개념을 염두하며 성숙한 자세로 열린 마음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죽음'에 대한 철학적 성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호스피스로서 만난 이들이 죽음을 앞둔 실제 사연을 통해 죽음이 삶과 어떻게 마주보고 있는지는 생생하게 전한다. 그들의 사연을 읽으며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으며 저자의 사유에 긍정과 지지로 마음에 새기기도 했다. 삶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이 책의 초대에 응하여 인생을 성숙한 자세로 대할 수 있었다. 그리고고 죽음을 완성으로 받아들이는 사유를 통해 지금 여기의 삶이 얼마나 빛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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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순간들 - 박금산 소설집
박금산 지음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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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순간들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떠올랐다. 하루를 무의미하게 배회하다가 내일은 꼭 좋은 글을 쓰겠다고 다짐하는 그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다. 그는 나의 소설가 지망생이었던 친구들을 연상시킨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였던 시절이 있었다. 오늘의 후회는 내일의 소설이 된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지나오던 때. 구십년의 세월을 두고 기시감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설을 열망하는 이들이 도시를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방랑하는 여정은 반갑다. 하지만 언제즘 마음의 물결은 잔잔해질까. 12월이 되면 신춘문예 공모를 앞두고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새해를 약간의 좌절감으로 시작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소설 앞에서 방황만을 거듭했다면 이 책을 통해서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소설에 대한 소설을 만났을 때 명료하지 않았으나 간절했던 열정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소설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소설로 답하는 소설. 바로 박금산의 <소설의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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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발단, 전개, 절정, 결말로 이루어져있다. 작가는 소설의 단계들을 소개하고 독자는 그에 걸맞는 짧은 소설 25편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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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파도가 왔고, 그것을 잡기 위해 팔을 젓기 시작하는 것이 발단이다

좋은 전개는 그것을 따로 떼어놓았을 때 독자가 앞뒤를 상상하면서 흥미를 느끼게 한다.

절정은 끝이지만 절벽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서핑으로 따져볼까? 화려하게 파도를 잡은 후 마지막에 파도에 먹히는 꼴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잘못되면 죽을 수도 있는 것이 서핑이다. 파도에서 나오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좋은 결말은 외길이다. (....)자연스러움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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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을 '읽는다'와 '배운다'사이에서 가장 정확한 중심을 잡는다. 소설 창작을 위해 소설을 읽어나갈 때 독자로서의 환호는 잠시일 뿐 감상만이 남는다. 한편으로는 작법을 배울 때 내 작품에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기도 한다. 창작과 작업이 괴리되어 그 절망의 낭떠러지 앞에서 좌절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소설 자체를 체득하게 만든다. 소설과 소설론이 하나가 되어 독자와 습작생 역시 하나의 정체성을 만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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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해결사 깜냥 1 -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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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냥

아파트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센스있고 똘똘한 해결사
#고양이깜냥 이 등장했다.
비를 피하기 위해 아파트 경비실에 왔지만
깜냥은 언제나 당당하고 재치있다.
"원래...아니지만" 으로 도도함을 유지하며
아파트의 사소한 민원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한다.
고양이가 나온 동화는 너무너무 많다.
고양이 해결사가 나온 동화되는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깜냥 처럼 센스만점의 능청스러운 고양이는
처음이 아닐까. 사람들과 관계맺기 그리고
자연스럽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지만
어른들에게도 삶의 지혜를 준다.
특히 돌봄 문제나 층간 소음처럼 이웃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부터
아파트의 노동자나 택배 노동자의 고충을
바라보며 함께하는 작가의 시선은 따뜻하다.

사전서평단으로 참여한 이 책은
고양이해결사깜냥1이다.
그러면 2도 3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감당이 해결해야하는 일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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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고양이는 나이를 먹을수록 애교가 늘고
길고양이는 나이를 먹을수록 눈치가 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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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쫌 아는 10대 - 보호받는 청소년에서 정치하는 시민으로 사회 쫌 아는 십대 8
하승우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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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쫌아는10대

선거를 교과서에서 배우고 반장선거로 투표활동을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선거와 투표를 통해 누구를 뽑을 지를 고민했지, 선거 그 자체의 제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십대가 아니라는 이유로 <선거 쫌 아는 십대>를 읽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것이다. 선거라는 제도를 제대로 알고 법 개정에 따라 업데이트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문을 봐도 정당들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모습은 봤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몰랐다. 그리고 공직선거법 개정안으로 ‘만 19세’ 선거연령이 ‘만 18세’로 하향 조정되었지만 펭수의 공익광고로 보고야 알았다. 선거제도는 변하고 있는데 정작 선거에 참여하는 시민으로서 그냥 도장 꾹 찍고 오는 날 정도로 생각해온 듯 하다. 풀빛의 쫌아는 시리즈는 좀 아는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유권자가 되고나서 이십년 동안 내가 몰랐던, 좀 알아야하는 선거, 정치,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십대가 정치활동의 주체로 자리매김하도록 한다. 그레타 툰베리같은 환경운동가처럼 자신의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세상이 귀기울여 듣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자연스러웠으면 좋겠다.

이책을 내용은,
선거와 투표는 어떻게 다른지,
선거제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대한민국 선거제도는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고 더 올바른 방향으로
수정되어야 할 사안은 무엇인지 짚어 나간다.
선거권을 가진 시민이 투표를 할 때 가질 기준은 무엇이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을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하나하나 안내한다.
-책소개

이 책을 보면서 공직선거법 개정이나 곧 있을 총선에 대해 먼저 질문 받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친절한 설명 덕분에 단숨에 읽으면서도 중간중간 만화와 재치있는 대사가 유쾌함을 주었다. 짧은 분량으로 삼촌과 십대 소년소녀의 등장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앞으로 유권자 그리고 정치적 주체로 살아갈 삶을 생각하면 선거에 대한 교과서라고 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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