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과 도넛 - 존경과 혐오의 공권력 미국경찰을 말하다
최성규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월
평점 :
일시품절


총과도넛
.
.
한손에는 총, 한손에는 도넛을 든 사람이 상상되지 않는다. 이 책의 제목인 총과 도넛은 미국경찰을 상징한다. 총기가 허용되며 총기사고가 수없이 생기는 미국에서 강력한 권한으로 치안을 유지하는 경찰은 미국공권력의 상징이다. 또한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을 연상하면 도넛을 좋아하는 경찰을 떠올리게 되는데 도넛은 미국경찰이 받는 혜택을 말한다. 도넛을 비롯해 경찰을 우대하는 품목들이 많다. 그리하여 총, 그리고 도넛은 미국경찰을 설명하는 가장 확실한 상징이 된다. 
.
.
부제에서 존경과 혐오의 공권력 미국경찰이라는 균형적 시선으로 거리를 유지하면서 해박한 지식을 기초한 조사와 현장의  최전방에서 미국경찰에 대해 말한다. 미국경찰에 대해서는 영화나 미드의 해결사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자치경찰이라는 특수성과 출근에서 은퇴까지의 경찰 근무의 모든 것을 밝힌다. 
.
.
그럼에도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바로 '총과 경찰'이었다. 민간인의 총기소유가 일반화되고 
총기사고로 인한 희생도 많기 때문에 총기에 대한 문제는 미국사회에서 가장 심각하다. 특히 이 문제에 가장 쉽게 노출된 경찰은 이를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총기문제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대의 입장이면서도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익숙하기에 다소 이중적이고 피상적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이 책응 통해서 공권력을 중심으로 좀더 깊이있게 접근할 수 있었다. 총기 소유에 있어서 미국사회의 정당성과 특수성을 이해하며 문제에 접근할 수 있었다. 반대의 입장은 고수하지만 실질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와 정리에 기반하게 되었다. 
.
.
242쪽
지금은 대다수의 경찰서에서 총기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경찰관에게 48시간의 유급휴가를 주지만, 예전에는 많은 경찰관이 총격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가 최고조인 상태에서 오랜 시간 각종 조사나 인터뷰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후유증이 생겨도 쉽게 회복하지 못하는 자신의 나약함을 탓하며 직장을 조용히 떠나거나 다양한 스캔들을 일으키며 상습적으로 징계를 받는 나쁜 경찰로 변하기도 했다. 터프가이 신드롬은 경찰관 당사자에게도 경찰관을 바라보는 시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총기사건에서는 모두가 피해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
.
그렇기 때문에 미국경찰이 감당해야하는 치안의 강도는 대단히 높을 수밖에 없다. 무장수준이 매우 높고 총기문제에 대한 스트레스도 높을 수밖에 없다. 오인사격이나 인종차별의 문제역시 심각하다. 그럼에도 미국사회는 총기소유를 포기하지 못하고 강도높은 치안을 유지하는 경찰은 총을 들 수밖에 없다. 
.
.
미국경찰에 대한 책의 숨은 주제는 우리 한국경찰이 될 것이다. 한국경찰에 30년간 몸담으며 미국에서 경찰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와 자신만의 경찰에 대한 견해들을 논리적으로 전달한다. 아울러 미국경찰에 대해 깊이 관심을 가진 적이 업기에 특별한 독서경험을 갖게 되었다.


도서협찬

#책추천 #책소개 #경찰 #총과도넛 #동아시아 #최성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싸움닭 치리 높새바람 51
신이림 지음, 배현정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화
#싸움닭치리
#신이림
#바람의아이들
.
.
진정한 싸움닭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승률이 높은 투계가 되는 것? 누가봐도 위압감을 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겁없이 달려드는 용기있는 싸움닭으로 인정받는 것? 이 책은 싸움닭인 치리와 깜이의 성장담을 통해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것에 대해 질문을 남긴다. 
.
.
사나운 수탉들이 모여 닭싸움을 벌이는 투계시합, 치리도 강한 투계가 되기를 꿈꾼다. 하지만 엄마와 깜이의 반대에도 결국 사람들의 선택으로 투계로 거듭나는 도전을 한다. 그러나 투계에서는 누가 강한 수탉이 되느냐의 순수한 경쟁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불법도박으로 인간들의 왜곡된 욕망이 있으며 낫칼을 발목에 달고 싸우는 잔인함이 있다. 치리와 깜이는 싸움닭이 되어 겪는 갈등과 고난 속에서 성장해간다. 
.
.
닭싸움이라면 김유정의 <동백꽃>정도를 떠올렸는데 닭에게 연장을 달고 노름꾼들이 등장하는 투계에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인간의 욕망 때문에 생명 경시와 잔혹성을 드러내는 장면은 동화임을 잊게하며 누구에게나 큰 경각심을 줄 것이다. 치리는 용감하고 강인한 존재를 꿈꾸지만 결국 타인의 왜곡된 욕망으로 자신의 본 모습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이를 지켜보며 인간의 탐욕과 잔혹함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
.
이처럼 동물이 등장인물인 의인화 동화를 읽으면 결국 인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동물과 인간의 경계를 명확히 두는 것이 아니라 동물로 그려진 존재에 이입하여 그들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것이다. 싸움닭치리 는 닭의 생태와 자연환경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 작품에 빠져들어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치리로부터 존재의 성장이라는 차원에서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
.
#어린이문학 #초등추천 #의인화 #동화
.
.
바람의아이들 #서포터즈 #하늬바람 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서관 지식문화사 - 세상 모든 지식의 자리, 6000년의 시간을 걷다
윤희윤 지음 / 동아시아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관지식문화사
윤희윤
동아시아
.
.
"도서관은 영원하리라. 불을 밝히고, 고귀한 책둘로 무장하고, 부식하지 않고, 비밀스러운 모습으로" 보르헤스
.
.
독서는 취미, 글쓰기는 특기라고 자소서에 쓸 수 없다. 이렇게 단언하는 것은 인간에게 읽고 쓰는 능력은 인간을 고유하게 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읽고 쓰기 위해서는 책이 있어야한다. 그렇다면 책들은 어디에 있는가. 읽고 쓰는 인류의 역사를 증명하는 도서관에 있을 것이다. 
.
.
도서관의 모든 것을 한권의 책에서 만났다. 역사적, 지역적 기준으로 소개함과 동시에 도서관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일상적으로 가던 도서관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역사적으로 지식의 최전방 역할을 했을 뿐만아니라 고대, 중세, 근대 그리고 현대까지 세상을 변혁하는 힘의 기반이기도 했다. 인쇄술은 지식대중화를 이루었고 인쇄된 책들이 모여 도서관은 확장 개방되었다. 왕이나 종교 기반의 서고에서 시민을 위한 공공도서관은 늘어났다. 그러나 지적 확산을 넘어 도서관은 역사속에서 정치, 사회, 문화적 파동을 일으키는 중심이었다. 이 책은 저자의 10년에 걸친 집필로 도서관의 역사를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나누어 설명한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은 흥미롭고 의미깊다. 
.
.
도서관의 실질적 가치와 편익 그리고 위기와 해법이 대한 견해는 도서관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과 헌신이 느껴졌다. 
.
.
공공도서관은 지식을 경험하고 공유하는 공공장소이자 지식에 접근하는 다양한 방법과 학습.모임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는 사회적 플랫폼, 가정과 직장 사이의 열린 공간이어야한다. 미래 사회에서도 공공도서관은 선택적 소비재가 아니라 필수적 공공재이다. 262쪽
.
.
이 책의 부제는 "세상 모든 지식의 자리, 6000년의 시간을 걷다"이다. 한권의 책으로 과연 가능한가. 하지만 도서관을 중심으로 저자의 헌신을 다한 이 책은 긍정의 대답을 한다. 도서관의 미래를 전망하기에 6000년 이상의 지식을 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과 도서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할 책이다. 

#도서협찬

#책소개 #책추천 #동아시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학이 필요한 시절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황규관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학이필요한시절

사유가 관통하는 직언의 힘이 느껴지는 책이다. 시의 언어들이 단단한 현실 위에 직립하고 있다. 이 책은 시인의 에세이지만, 시로 여과되지 못한 문장들이 남아있기보다는 사유와 진정성으로 시와 세계 사이에 저자의 가치관을 담아낸다. 저자의 삶이 오롯이 다뤄지며 그 안에 사상 역시 살아있어 문장들이 주는 울림이 크다. 1부 썪음에 대하여,는 두엄을 썪어내는 과정에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을, 우리가 성숙의 기회를 놓치고 있음을 이어가며 이야기를 확장해나간다. 썩을 줄 모르는 언어들에 대한 비판과 반성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노동문제에 대해 다룰 때도 노동자로 일했던 저자의 경험에서 출발해 노동문제의 역사와 현실을 조망하며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그리고 '손을 씻는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코로나 사태를 드러내는 것을 보면 시의적으로 우리가 고민해야할 주제들임과 동시에 저자의 깊은 통찰이 이어져 여러 문장에 밑줄 긋게 한다. 

“언제부터인가 지금 사는 시간에 예전의 시간이 무단히 들어오곤 했는데, 그것은 대체로 추억의 형태가 아니라 그간 변해버린 것들을 비교해보는 식이었다. 그 결과는 물론 어쩔 수 없는 슬픔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슬픔을 회한의 구렁텅이에 빠뜨리고 싶지는 않았다. 도리어 최근 10년간 내가 새로 알게 된 것들이 과연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지 가늠해보는 배움으로 삼으려고 했다.” _「작가의 말」

1부를 통해서 결핍의 시대를 시인의 시선으로 전했다면 2부에서는 충족을 위해 혹은 그 자체만으로도 문학이 필요함을 말한다. 녹색평론을 만드신 고 김종철 평론가를 기리며 그가 한 말을 인용한다. "모든 진정한 시인은 본질적으로 가장 심오한 생태론자"라는 그를 저자는 시인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시인 김수영에 대한 주제로 쓴 글에서도 "살아있는 시는 언제 읽어도 생명의 작동을 가동시키리라"고 전한다. 그러므로 시를 통해 삶의 언어가 다시 생동하는 기회를 찾을 것으로 긍정한다. 문학의 언어가 삶을 위로하고 시대를 증명하리라는 것을 믿게하는 책이었다.  

도서협찬

#교유서가 #황규관 #문학이필요한시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술 경험치를 쌓는 중입니다
김수정 지음 / 아트북스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경험치를쌓는중입니다
김수정
아트북스
.
.
취향을 선물하는 사람은 못잊을 사람이 된다(57p)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또한 나에게 잊지 못할 취향을 남겼다. 이 책은 미술을 자신 곁에 두고 사랑하는 시도에 대한 가장 쉽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코로나19시대의 삭막함에 저자는 미술과 가까워질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작은 시도로 삶의 다채로움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제목대로 이 책을 통해 미술의 경험치를 쌓으며 일상의 명도와 채도를 높인다. 
.
.
"프리다 칼로는 SNS 셀러브리티의 가능성을 충분히 가진 화가였습니다. 저는 가끔 생각합니다. 프리다 칼로가 인스타그램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림과 글이 있는 일기를 써서 책으로 낼 정도의 필력을 가진 이 화가가 인스타그램에 자기 그림과 사진을 올리고 자기 이야기를 써서 올린다면 어땠을까요." _「01. 프리다 칼로가 인스타그램을 했다면」에서
.
.
강렬한 인상의 자화상으로 유명한 프리다 칼로를 인스타그램과 연결시켜 이해를 돕는 저자의 재치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
.
그림과 그림을 연결하고, 또다른 연결고리를 발견하면서 자기만의 그림 감상법을 만들어보세요. 무엇보다 즐거운 놀이가 될 것입니다. _「04. 그림을 부르는 그림」에서
.
.
그림 하나로 그려보는 마인드맵의 가장 큰 선물은 삶의 기록과 행복의 재연입니다. 삶과 그림의 연결고리가 생길 때 나의 그림 감상은 아름답게 완성되었다가 다시 새로워집니다. _「15. 그림으로 그리는 마음속 생각 지도」에서
.
.
멀리에 있는 큰 규모의 전시회에 나름 근사한 차림으로 방문해 액자 속의 그림을 보면 그 경험만큼은 인상적이지만 나의 일상과 연결시키는 시도를 생각하지 못했다. 그림과 그림 사이를, 삶과 그림 사이를 연결하는 생각들은 나를 미술로 이끈다. 미술이 내 삶에 들어오고 상상으로 왕래하는 것이다. 그 사이의 세계는 확장되고 총천연색으로 빛난다. 그런 시도가 언택트 시대에서도 가능한 것이다. sns에 미술일기를 쓰고 드로잉앱으로 따라그리며 원작을 오마주한다. 저자는 일상에서 미술에 접속할 수 있는 간단하고 의미있는 방법들을 전한다. 이 책은 미술이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경험치를 쌓도록 돕는다.  
.
.

이 책이 소개하는, ‘미술 루틴 만들기’를 소개한다.

꠬ SNS에서 예술 관련 채널 구독하기
꠬ 오늘 나의 기분을 표현한 그림 발견하기
꠬ 전시회, 예술 도서에 대한 감상을 짧은 글로 기록하기
꠬ 좋아하는 작품 이미지를 곁에 두기(ex. 엽서, 스마트폰 케이스 등)
꠬ 관심 있는 전시회 일정 미리 확인하기
꠬ 한 달에 1회 이상 미술관이나 갤러리 방문하기
꠬ 전시회를 다녀온 후 마인드맵으로 감상 정리하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