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 - 겹겹의 인물을 통해 본 역사의 이면
조한욱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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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욱교수의소소한세계사
조한욱
교유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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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역사칼럼을 보면 흥미롭게 읽으며 칼럼들을 모으면 어떤 역사책이 될까 생각해본다. 오늘이라는 시의성과 동시에 시간의 맥락에서 가장 재미있을 이야기 혹은 알아야할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대부분의 역사책이 선사시대나 고대에서 시작해 현대로 내려오는 구조라면 이 책은 문화사학자인 저자의 역사칼럼들이 그가 쓴 시기별로 모여있기에 시의적이며 다양한 주제들을 만날 수 있다. 신문의 짧은 역사칼럼을 더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의 구성이 인상적일 수밖에 없다. 즉 오늘의 칼럼 또한 역사 공부(의 시험범위)에서 벗어난 새로운 이야기들이라 인상적이다. 그리고 키워드가 제시되어 있어서 뒤의 '찾아보기'를 통해 관심가는 주제별로도 읽어볼 수 있다. 읽이 책이 소소한 세계사라는 제목인 이유는 '소소한 역사 인물들의 소소하지 않은 역사'이다. 어쩌면 나로서는 처음 듣는 인물들이기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들의 영향이 현재에 남긴 파장은 매우 크다. 그래서 소소한,이라는 수식어가 본래의 의미와 역설적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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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에 낯선 인물들이 많이 등장했다. 풀먼 파업을 이끈 '유진데브스', 평민들을 사랑한 로마 장군 ‘만리우스 카피톨리누스’, 출판업을 선도한 ‘알도 마누치오’, 학교폭력에 맞서는 움직임을 보여준 분홍셔츠를 입은 '제이드리언 코타' 근대의 성공한 여성 음악인‘카치니 자매’ 등등 많은 주제로 낯선 인물들을 만나는 것이 마치 누군가 만들어낸 서사가 아닌가 싶을만큼 다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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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알고 있는 인물이 나오더라도 모르는 일화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해설이 이어져 반갑고도 훙미로웠다. 카이사르, 헤르만헤세, 오선웰즈, 나이팅게일, 이사벨라 버드 비숍, 살리에리, 볼테르, 피델카스트로. 책을 읽고 기억나는대로 적었는데 이토록 분야를 막론한 종횡무진의 역사책은 처음이었다. 이러한 광폭의 시도(?)가 가능한 것은 역사라는 범주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돌이켜 생각해보면 역사공부를 하면 그 흐름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뇌리에 남는 것은 역사적 인물이 주는 호기심 혹은 감동이었다. 이 책이 있어서 굉장히 든든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 것도 좋지만 마치 신문을 읽듯이 가볍게 눈길이 닿는 인물이나 사건부터 읽어도 좋을 듯 하다. 역사를 교양으로 공부하는 이유, 역사책을 읽는 이유는 나의 경우에는 박식함이다. 더 풍요롭게 알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그러나 단지 그 이상임을 느낀다.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주고 분야를 막론하여 강렬한 호기심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역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나의 마음을 충실히 만족시켜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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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가 피로가 되지 않게 - 군더더기 없는 인생을 위한 취사선택의 기술
인나미 아쓰시 지음, 전경아 옮김 / 필름(Feelm)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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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가피로가되지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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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나미아스시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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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다짐러. 매일 다짐한다. 그러나 다짐하기 전 어떤 후회가 있었을 것이며, 후회할 일이 있었을 것이다. 점점 거창해지도 막연해지는 다짐들.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은 점점 줄어든다. 그러면 동시에 짧은 유효기간의 다짐들도 늘어날 것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나에기 익숙했다. 해야할 일을 정하기보다는 하지 말아야할 일을 정하는 것이 간단하지만 실현가능성은 높다.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할 일. 인생을 위해 필요한 일과 필요하지 않은 일. 그 사이에서 고민이 길어진다면 이 책을 읽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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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예민함은 필요 없다
어중간한 선의는 필요 없다
괜한 자기과시욕은 필요 없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대책은 필요 없다
실패하지 않으려고 애쓸 필요 없다
얄팍한 자존심은 필요 없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사는 일은 필요하다
감사하는 마음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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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필요리스트와 불필요리스트를 정리하게 된다. 예를 들어 라이프스타일의 제목 "안할수록 나다워진다"는 의미심장하다. 필요한 것과 필요없는 것을 단호하게 말하는데 ...필요없는 것은 sns꾸미기(이 글을 인스타에 올리고있으나...) 무분별한 인터넷정보, 쇼핑인기순위를 말할 때 이런 것들이 그동안 필요가 아닌 피로가 되었던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됐다. 이 책은 현대인이 가질 수 있는 고민과 선택에 대해 긍정적인 가이드가 된다. 특히 주제에 이어지는 글은 현실에 쉽게 적용이 가능하고 가까운 친구나 동료의 목소리처럼 생생하다. 정말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의 조언같다. 그렇기에 나와 같은 상황이서 고민하고, 해야할지, 말아햐할지 혹은 필요한지, 안한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이들이 많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정보의 풍요로움속에서 필요의 기준에 대해 꼼꼼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마 그 선택에 있어서 이 책은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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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면 힘들어지는 이유는 ‘완벽하게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무릇 우리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완벽할 수 없고 잘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못 하는 걸 인정하고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을까?’를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신기하게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불현듯 다른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이것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다."(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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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오늘의 젊은 문학 2
서장원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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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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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 내려온다
오정연 지음 / 허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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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내려온다
오정연
허블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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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에도 우리가 그리워할 것은 결국 사랑하는 이의 숨소리일 것임을"-김보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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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상상의 세계를 마주했지만 책을 다 읽고 떠오른 것들은 미래에도 변치않을 소중한 것들이다. 이 책을 보고 느낀 인상이다.


내가 오로지 나인 상태로 지금과 여기를 버틴 뒤, 두려움 없이 모든 것을 뒤로하자. 그것이 우연히 주어진 인생이라는 게임의 주도권을 내게로 되찾아오는 마지막 방법이었다. - <마지막 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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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로그>는 안락사 시설을 갖춘 실버라이닝이라는 공간에서 마지막 일주일을 보내러온 주인공 '나'와 담당 안드로이드 '조이'의 이야기다. 요양객인지 안락사희망자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을 보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인생을 정리하는 과정이 sf적 상상력으로 구현되어 있다. 안드로이드지만 자유의지가 있는 조이는 나에게 규정과 달리 어떤 행동과 제안으로 나의 마음에 미묘한 파장을 남긴다. 그에게는 에러메시지와 경고가 뜨더라도 나와의 진심어린 대화는 이어진다. 삶과 죽음이라는 선택의 상황과 인생을 정리하는 미래적 상상이 독특하게 결합한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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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로지 나인 상태로 지금과 여기를 버틴 뒤, 두려움 없이 모든 것을 뒤로 하자. 그것이 우연히 주어진 인생이라는 게임의 주도권을 내게로 찾아오는 마지막 방법이었다."(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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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을 완성할 마침표'라는 실버라이닝의 홍보 문구에 대해 생각해본다. 마침표를 의지대로 찍을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은 허용할 수 있는 것인가. 삶과 죽음에 대한 종교적, 도덕적 기준을 넘어서 본질에 접근하고자 하는 이 소설의 미래적 상상력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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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은 흥미로운 작품이다. 2020년 이상기후와 유행병의 창궐 등 지구의 위기로 새로운 행성으로 이주하는 이들이 생기고 4분 30초의 시차에도 모니터를 통해 차례를 지내고 분향을 하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의 표제작인 <단어가 내려온다>는 지학이라는 새로운 개념과 동시에 소설에서 구축한 지식세계의 체계가 대단히 정교하게 느껴진 작품이었다. 언어의 조합과 언어로부터의 영향을 받는 인간의 모습은 여타의 소설이서는 전혀 볼 수 없었다. 처음에는 계시인가? 아니면 부여되는 것인가? 그 생경함이 갈피를 못잡았으나 작가가 추구하는 국어학sf에 대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작가의 약력은 미학울 전공하고 영화잡지 기자로 일하고 영상물기록관리학을 공부하고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고 한다. 지식의 깊이가 깊고 활동범위가 넓은 만큼 이 책의 소설들이 보여주는 세계도 놀랍도록 깊고 넓다. 새로운 작가를 환영할 수 밖에 없다. 동시에 이 낯선 이야기들은 작가가 공들인 배경 혹은 설정은 미래적 상상으로 구축되어 있으나 주제의식은 오늘날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설은 우리가 지켜야할 것들이 무엇인지 전하고 있다. 아주 낯선 세계에서 그리고 새로운 방법으로. 이 소설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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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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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명대사
스크린의기억시네마명언1000
영화로보는인문학여행
김태현
리텍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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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 밑줄 친 문장을 다시 읽어보면 문장 자체의 깊이와 밑줄 친 이유가 떠오른다. 동시에 무게중심이 나에게로 옮겨지며 추억에 잠긴다. 영화의 경우는 또 다르게 강렬하다. 스크린을 마주하며 시각과 청각의 낯선 경험에 사로 잡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나서도 마음에 남는 장면이 있고 또 잊지못할 명대사가 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책처럼 원하는 페이지를 펼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를 다시 돌려 보기에도 번거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명대사들이 불현듯 떠올라 추억에 잠기고 싶을 때 이 책을 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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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편의 영화에 등장하는 1000개의 명대사를 옮겨놓았다. 그러나 단순히 명대사를 뽑은 것이 아니라 인문학자인 저자가 주제별로 묶어 전하기 때문에 명대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감동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꿈과 자유, 사랑, 통찰, 심리, 치유, 인간미, 의지, 상상력의 주제로 명작 영화들의 명대사가 담겨있고 영화에 대한 소개도 주제와 연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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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화도 있지만 못 본 영화들이 더 많다. 동시에 보고싶은 영화목록들이 만들어졌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감동을 남기는 영화들의 명대사를 음미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영화를 통해 만나던 대사들과는 조금 다르기도 했다. 명대사는 영화 속을 벗어났을 때도 그 자체로 울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서사를 벗어나 마치 아포리즘처럼 마음이 다가오는 문장들에서 평소와 다른 깊이를 느꼈다. 이 책은 주제에 따라 영화와 명대사들이 나열되어있다. 영화를 연상시키면서도 영화와 동떨어져 한줄의 대사가 시의 한 구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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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다가 <굿윌헌팅>의 명대사가 등장했다. 내가 그 영화를 보고 이십년전에 메모한 다이어리가 떠올랐다. 영화를 보고 벅찬 마음으로 다이어리에 남긴 사진과 메모를 아주 오랜만에 꺼내보았다. 이십여년의 시간차에도 나에게는 빛나는 문장으로 남은 명대사들은 여전히 반짝였다. 영화의 명대사들은 마치 주문처럼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동시에 책으로 만나는 1000문장의 명대사는 현재의 사유를 이끄는 특별한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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