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세계사
펠리페 페르난데스아르메스토 외 지음, 이재만 옮김 / 교유서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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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세계사
펠리체페르난데스아르메스토
교유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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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세계사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이고 어떤 책을 만나야 할까. 학창시절처럼 상세히 암기하고 답을 맞추기 위한 것도 아니고, 재미와 흥미에 초점을 맞춰 숨겨진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것도 아니다. 선사시대부터 고대, 중세, 근대의 사건과 인물을 외우며 지식자랑을 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지금에서야  비로소 세계사를 공부하고 싶은 이유는, 현재를 살아가기위해 과거를 알아야 미래를 짐작할 수 있는 혜안을 얻고자 하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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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스세계사는 한명의 저자가 아닌 다수의 저자가 보는 역사를 다각도의 시점으로 조망한다. 그렇기에 객관적인 견지에서 풍부한 조사와 사료를 기반해 역사를 보는 통찰력을 키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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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구분이 있기는 하지만 년도에 근거를 하면서도 저자들만의 사유가 충분히 담겨있으며 학술적인 근거 또한 충실하다. 특히 나는 코로나19시대에 기후변화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를 지구온난화라는 단편적인 지식으로는 이해가 부족했다. 이 책 또한 분량과 이해에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선사시대부터 기후가 인류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역사적 조망 안애서 다루고 닜다.

66쪽,
북위 55도 이북에 정착할 때 직면했던 난제가 반드시 추위였던 것은 아니다. 물론 지독하게 춥긴 했지만, 인간 정착의 특성이 희석된다는 것이 더 문제였다. 특히 광범한 지역 연결망을 매개하는 재화의 교환이, 그리고 친족화와 같은 관습이 희석되었다. 인구 밀도가 낮고 식량을 저장하지 않는 환경에서는 인간 집단들이 예측 가능한 접촉과 회합을 통해 사회적 단위로 기능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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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한 내용만이 아니다. 세계사에서 정치, 종교, 경제, 예술 등 의 주제가 저자들의 견해에 따라 깊이 있게 다뤄지고 있다. 그리고 2008년까지 언급하고 있으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역사에 대한 사유를 깊이있게 해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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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의 맛 - 은퇴전문가 한혜경의 지지고 볶는 은퇴 이야기 28가지
한혜경 지음 / 싱긋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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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의맛
#한혜경
#싱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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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전문가의 은퇴생활은 어떨까. 수많은 은퇴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은퇴의 말 : 남자가 은퇴할 때 후회하는 25가지>를 출간한 저자에게 은퇴는 어떤 삶의 지점을 줄 수있을까. 이책은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온라인 저널에 ‘나의 은퇴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을 묶은 한권의 책이다. 전작이 은퇴 인터뷰라면 이번 작품은 은퇴 에세이다. 은퇴자의 시선으로 은퇴에 대한 이야기들을 수집하였다면 이제는 은퇴의 당사자가 되어 은퇴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다. <은퇴의말>과 <은퇴의맛>이라는 두권의 책으로 은퇴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회 없는 은퇴란 없으며 은퇴로 인한 상념과 불안, 걱정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긍정하게 된다. 특히 <은퇴의 말>이 은퇴자들의 목소리를 폭넓게 담아냈다면  <은퇴의 맛>은 은퇴전문가의 은퇴를, 소소한 일상의 소중한 가르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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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막상 은퇴해보니 돈 앞에서 절로 겸손해진다.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은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다. 전부는 아니지만 매우, 상당히 중요하다는 뜻이다. _'돈에 대한 생각, 불행해지지 않으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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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수록 거품 없는 삶을 살고 싶은데 걱정된다. 뭔가 잔뜩 쌓아놓아야 할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 남을 의식하는 데서 오는 이상한 허세 같은 것을 얼마나 덜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_'이제는 삶의 거품을 빼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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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일을 하거나, 오늘 뭐할까 궁리하다가 일상의 틈에서 솟아난 생각들은 밑줄 긋게 한다. 은퇴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글을이 차곡차곡 모여 초보 은퇴자로서 진정한 은퇴전문가로 거듭나는 것이다. 은퇴하고나서 알게된 것들로부터 지금의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통찰은 크다. 나의 노후는 어떨까를 고민해보기도 하고 또 막막함에 대한 걱정이 나만이 아님에 위로를 받기도 한다. 부부, 친구, 등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들도 은퇴의 연구자이자 당사자인 저자의 말이기에 더욱 신뢰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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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직장에서 은퇴만 한것일 뿐인데도 인생에서 은퇴한 것처럼 모든 것이 끝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은퇴 이후에 함께하는 사람들, 오롯이 나의 것인 시간은  오히려 인생에 더욱 집중하게 해준다. <은퇴의말>을 읽으면 때때로 위기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에 대해 낭만보다는 당연한 후회의 진정성있는 말들에 수긍하게 됐다
 한편으로 <은퇴의말>은 행복하고 소소한 은퇴 이후의 삶을 긍정하게 된다. 저자는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은퇴와 노후에 대한 통찰을 포착한다. 제대로 은퇴하고 잘 나이들고 싶다면, 이 책을 읽는 것으로 시작하먼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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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모자 알맹이 그림책 53
조우영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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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파란모자
#조우영 #그림책
#바람의아이들
#알맹이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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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큰 파란모자가 지나간다. 모자가 너무 커서 누가 쓰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모자밖의 팔다리로 짐작할 뿐이다. 파란모자가 지나가면 사람들도 피하고,  파란모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모자속으로 더욱 숨어든다. 그림책 <파란모자>는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모자에 숨어버린 겁많은 아이의 이야기다. 귀여운 그림을 보면서 파란 모자에 숨어든 아이를 응원하게 되지만 동시에 파란모자의 상징을 고민하며 우리 주변의, 혹은 내 안의 파란모자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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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큰 모자를 쓰고 있어서 소통의 어려움도 겪는다. 사람들에게도 파란모자라고만 불린다. 파란모자는 아이의 개성이나 취향이 아니라 마치 동굴처럼 섬처럼 고립된 공간으로 의지하게 되는 것이다. 파란모자가 걱정하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본 모습을 보게되는 것이다. 모자 속이 편하지만 결단의 순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파란모자에게도 그러한 성장의 기회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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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귀여운 그림에 단순하고 간결한 이야기지만 읽으면서 나의 '파란모자'를 떠올리며 페이지마다 생각에 빠지곤 했다. 나에게도 숨거나 피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파란모자처럼 어딘가에 웅크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부정적으로 짐작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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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파란모자를 통해 보듯이 피하는 것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다. 누군가의 용기를 통해 파란모자를 벗을 수 있고 그때 그 용기를 따뜻하게 격려할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아마도 웅크린 마음들이 고민할 시기다. 세상과 악수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파란모자'를 벗어야 하는 것이다.  

#다양성 #나다움 #자신감 #용기 #새학기 #새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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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축제자랑 -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김혼비.박태하 지음 / 민음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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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축제자랑
김혼비
박태하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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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역축제는 K중에서도 강도와 순도에 있어서 최상위의 K이다. 지역의 역사와 자랑을 중심으로 애향심과 오락성 뿐 아니라, 지역예산, 흥행 등에 대한 욕망의 장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데 나는 지금껏 장날을 골라가는 조용한 사람이라 시끌벅적한 지역축제를 가급적 피했다. 
p.86"이럴거 같았고 이래서 왔지만 또 이렇게까지 이럴줄은 몰랐던 광경"에 대해 이럴까봐 안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황당함을 감당할 수 없는, 문화적 내상에 겁이 많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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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전작은 각각 제대로 진심인 이야기다. 
#우아하고호쾌한여자축구
#괜찮고괜찮을나의k리그
이 책의 부제는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다. 취재가 아니고 경험도, 체험도 아닌 "탐험"이다. 홍보 사진이나 정보를 위해 12군데의 축제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탐험"이기에 용기가 필요한 시도를 다루고 있다. 탐험의 사전적 정의는,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가 잘 알려지지 않은 어떤 곳을 살피고 조사하는 것이라고 한다.(국어사전) 그렇다면  이책은 잘 알려지지 않은 밀양, 영암, 양양, 음성 등의 지역을 찾아가 미학적 내상 혹은 심리적 반발의 위험을 무릅쓰고 살피며 조사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탐험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봤는데 너무나 적절해서 다른 표현을 찾을 수 없다. 
이 탐험기 혹은 여행기는 저자들의 유쾌하고 독창적인 드립으로 고강도의 유머를 전한다. 마침표찍듯이 드립이 터져서 풍자갑, 해학갑이라며 감탄하게 한다. 우선 #책쓰자면맞춤법 의 저자답게 문법적 언어유희를 보여준다. '삭은'에서 '삭힌' 홍어로 인간의 주체성을 발견하고(62쪽), '단호'하고 '단오'하게 결정(140쪽)한다. 또한 오독떼기를 설명하며 '나 전통전통전통'(149쪽)하는 만화적 상상력이 등장하고 "뻘에 왔으니 뻘짓"이라고 입에 착착 감기는 표현도 반갑다. 무엇보다도 범주를 가로지르는 종횡무진의 박식함을 낭비하며 수준높은 유머를 구사한다. 퍼포먼스라는 원관념에 애거서크리스티, 데이비드 코퍼펠드, 현상학이라는 보조관념이 따라붙는 식이다. 이런 지적인 드립은 셀 수 없다. 
 하지만 웃고 넘어가기에는 예리한 문제의식으로 생각할 지점을 제공한다. 축제에 참여하며 동시에 거리를 두면서 날카롭게 포착하는 통찰이 돋보인다. 자본주의(부자 기 투어)와 지나친 글로벌(음성 품바의 세계화)에 대한 강조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가장 비중있게 다뤄지는 것은 동물관련 축제에 대한 것이다. 대량 살상행위의 일부를 체험,  현장학습 등의 미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깊게 고민할 일이다. 
 K축제를 바라보는 저자의 마음은 이상한데 진심이다. 대책없이 엮으려는 다소 막무가내의 축제에도 일단 함께 어울리며 뭐든 해본다. 주관을 잃지 않으며 단호한 판단을 하지만 축제와 축제에 모이는 사람들에게 애정어린 시선을 유지한다. 책의 시작에서 황당, 납득, 수긍, 반발, 포기, 응원이 버무려있음을 말하는데 그 또한 진심임이 느껴진다. 그리하여 나도, 이 책에 이상하게 진심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전국의 축제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진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p.279
"몰라도 일상생활에 하등 지장 없고 그래서 알 필요없는 것들을 기록하고 기억해 두고 싶어서였다. 무관심속에서 조용히 사그라지고 있거나 소수의 사람들이 성실히 지켜 나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어떤 세계에서는 여전히 절실하고 또 많은 이들의 생계나 자부심을 떠받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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