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축제자랑 -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김혼비.박태하 지음 / 민음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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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축제자랑
김혼비
박태하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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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역축제는 K중에서도 강도와 순도에 있어서 최상위의 K이다. 지역의 역사와 자랑을 중심으로 애향심과 오락성 뿐 아니라, 지역예산, 흥행 등에 대한 욕망의 장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데 나는 지금껏 장날을 골라가는 조용한 사람이라 시끌벅적한 지역축제를 가급적 피했다. 
p.86"이럴거 같았고 이래서 왔지만 또 이렇게까지 이럴줄은 몰랐던 광경"에 대해 이럴까봐 안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황당함을 감당할 수 없는, 문화적 내상에 겁이 많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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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전작은 각각 제대로 진심인 이야기다. 
#우아하고호쾌한여자축구
#괜찮고괜찮을나의k리그
이 책의 부제는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다. 취재가 아니고 경험도, 체험도 아닌 "탐험"이다. 홍보 사진이나 정보를 위해 12군데의 축제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탐험"이기에 용기가 필요한 시도를 다루고 있다. 탐험의 사전적 정의는,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가 잘 알려지지 않은 어떤 곳을 살피고 조사하는 것이라고 한다.(국어사전) 그렇다면  이책은 잘 알려지지 않은 밀양, 영암, 양양, 음성 등의 지역을 찾아가 미학적 내상 혹은 심리적 반발의 위험을 무릅쓰고 살피며 조사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탐험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봤는데 너무나 적절해서 다른 표현을 찾을 수 없다. 
이 탐험기 혹은 여행기는 저자들의 유쾌하고 독창적인 드립으로 고강도의 유머를 전한다. 마침표찍듯이 드립이 터져서 풍자갑, 해학갑이라며 감탄하게 한다. 우선 #책쓰자면맞춤법 의 저자답게 문법적 언어유희를 보여준다. '삭은'에서 '삭힌' 홍어로 인간의 주체성을 발견하고(62쪽), '단호'하고 '단오'하게 결정(140쪽)한다. 또한 오독떼기를 설명하며 '나 전통전통전통'(149쪽)하는 만화적 상상력이 등장하고 "뻘에 왔으니 뻘짓"이라고 입에 착착 감기는 표현도 반갑다. 무엇보다도 범주를 가로지르는 종횡무진의 박식함을 낭비하며 수준높은 유머를 구사한다. 퍼포먼스라는 원관념에 애거서크리스티, 데이비드 코퍼펠드, 현상학이라는 보조관념이 따라붙는 식이다. 이런 지적인 드립은 셀 수 없다. 
 하지만 웃고 넘어가기에는 예리한 문제의식으로 생각할 지점을 제공한다. 축제에 참여하며 동시에 거리를 두면서 날카롭게 포착하는 통찰이 돋보인다. 자본주의(부자 기 투어)와 지나친 글로벌(음성 품바의 세계화)에 대한 강조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가장 비중있게 다뤄지는 것은 동물관련 축제에 대한 것이다. 대량 살상행위의 일부를 체험,  현장학습 등의 미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깊게 고민할 일이다. 
 K축제를 바라보는 저자의 마음은 이상한데 진심이다. 대책없이 엮으려는 다소 막무가내의 축제에도 일단 함께 어울리며 뭐든 해본다. 주관을 잃지 않으며 단호한 판단을 하지만 축제와 축제에 모이는 사람들에게 애정어린 시선을 유지한다. 책의 시작에서 황당, 납득, 수긍, 반발, 포기, 응원이 버무려있음을 말하는데 그 또한 진심임이 느껴진다. 그리하여 나도, 이 책에 이상하게 진심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전국의 축제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진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p.279
"몰라도 일상생활에 하등 지장 없고 그래서 알 필요없는 것들을 기록하고 기억해 두고 싶어서였다. 무관심속에서 조용히 사그라지고 있거나 소수의 사람들이 성실히 지켜 나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어떤 세계에서는 여전히 절실하고 또 많은 이들의 생계나 자부심을 떠받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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