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타선생과우주김울림문학과지성사..고타선생과 우주에게는 똑같은 고민이 있다. 상황과 처지는 다르더라도 그들은 "나답게" 혹은 "진짜"가 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착한 아이지만 그 기대에 따라 자신의 진짜 꿈인 사육사에 대해서 말하지 못한다. 자신의 진짜 마음을 털어놓지 못한 답답한 마음을 간직한 채 원치 않았던 축구공 선물을 받는다. 이 공이 하필 동네에서 유명한 고리타분, 고타선생의 집에 들어가게 되어 소동이 시작된다. 예상과 달리 집안에는 개 한마리가 있었고 우주는 개에게 진심을 쏟는다. 개는 어딘가 특별한만큼 의아한 사연이 있다. 바로 고타선생님이 개가 되었던 것이다. 별안간 개가 되어 버린 고타선생님에게 우주의 보살핌을 따뜻한 손길이 된다. 우주역시 자신의 꿈인 사육사, 또 강아지를 길러보고 싶었던 소망을 풀어보게된다...고타선생과 우주는 별안간 변신이라는 문학적 상상력에서 출발한다.하지만 이러한 난감한 상황에서도 뜻밖의 구원이 있으며 이 주인공이 어린이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린이에게도, 어른에게도 결핍이 있지만 이들은 서로를 돕고 도움받으며 결핍을 충족해간다. 이야기는 유쾌하고 건강하다. .."우주가 한참을 봐야 겨우 이해가 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해가 됐다. 서로 이해가 된다는 건 좋은 거다. 물론 글로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제법 있었다. 완벽한 이해란 있을 수 없으니까."(40쪽)..서로가 서로를 관심있게 보고 또 그 깊이만큼 이해해줄 수 있다면 각자의 결핍은 생각보다 쉽게 채워지는 듯하다. 진짜가 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서로를 소환하는 지도 모르겠다.
내일을어떻게살것인가제갈건마디북도서협찬.. 이 책의 부제는 '흔들리는내인생을위한 첫 『논어』인문학'이다. 인생을 순간순간 위태롭다고 스스로 느끼면 조급함이 생긴다. 그래서 빠른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런시도는 당연히 실패하고 있었다. 돌아가는 지혜보다는 지름길만을 찾는 일이 익숙하다. 그럴 때 이제는 논어를 생각해야겠다. 지금 여기가 아닌 수천년전 중국사상의 원류,공자의 말씀에서 찾는다...공자의 핵심사상을 먼저 간단히 제시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인과 예, 악 그리고 충, 서의 개념은 공자의 말씀에 가장 중심이 되는 개념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념에서 삶과 인간관계에 대한 덕목이 내재하기 때문이다...논어의 한구절에서 현실의 많은 영역의 스펙트럼에서 나와 공자 말씀의 위치를 찾아본다. 예를 들어 중용의 덕에서 다이어트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그 안에서 비교와 욕망이라는 통찰을 잡아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부담없이(특히 논어라면 한자를 알아야하나?) 마음 편히 접근할 수 있고 어디서 펴도 만족스럽다. 무엇보다도 챕터마다 진실한 위로처럼 느껴지는 저자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어 기뻤다. ..논어를 읽으려는 시도는 여러차례 있었다. (전공관련 .. ㅠ) 논어 뿐만이 아니라 소학이나 대학 혹은 중용 등을 접하며 유교철학에 접근할 수 있었으나 늘 한자를 몰라서, 수천년전 중국이라는 거리감으로, 이미 아는 내용같아서 늘 논어와 거리를 두고 있었다. 늦게라도 논어를 다시 만나 마음에 새길 수 있어 기쁘다. 논어를 통해 만난 "세상을 큰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혜"는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이야기귀신이와르릉와르릉천효정 글최미란 그림문학동네..이야기주머니이야기라는 전래동화가 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이야기를 모아 쓰고 꽁꽁 가둬둔 채 어른이 되었다가 귀신이 된 이야기들이 음모를 세우지만 결국 어른이 된 아이가 이야기들을 풀어준다는 이야기다. 그럼 풀려난 이야기는 어디로 갔을까? 이 전래동화를 좋아하면서도 이제야 질문을 던진다. 이야기들은 어디로 어떻게 가고 애초에 어떤 이야기들이었을까. 일종의 메타픽션, 메타 전래동화인셈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유쾌한 대답을 천효정 동화작가가 하는 듯하다. 이전의 삼백이 시리즈를 비롯해 천효정 작가의 입담은 믿음에 재미까지 더한다. 이야기 귀신들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시 쓰는 도입은 참신하다. 이야기는 저자의 것만이 아니라 독자의 개입으로 완성됨을 보여준다...전래동화를 아이들이 좋아한다지만 어딘가 다 아는 이야기기에 지루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전형적인 등장인물과 권선징악의 결론은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천효정 작가가 재해석하고 다시 쓴 이야기들은 놀라울 정도로 유쾌하고 신명난다. 동시에 최미란 그림작가의 그림이 이어지며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세상에 이야기는 끝이 없고 이 이야기 또한 시리즈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크다. 매킨타이어는 인긴이 이야기하는 동물이라고 말했다. 덧붙이자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동물이 아닐까. 어린이들은 그 재미를 누구보다 잘 안다. 천효정작가가 그리는 전래동화의 세계가 이를 보여준다.
반항과창조의브로맨스에밀졸라와폴세잔박홍규틈새의시간..에밀졸라의 책을 읽어보았고세잔의 명화를 잘 알고 있더라도 두 사람사이의 우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책을 쓸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감탄을 했을 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 예술가가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의 예술의 위대함을 응원할 때 예측불가의 시너지가 그들의 작품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런 사실은 호기심으로 시작해 놀라움과 존경심을 이끌지만 결론적으로 그들의 우정에 대해 일화만을 알고 있을 뿐이다. 예술가나 명사들 사이의 우정이든 갈등이든 사랑이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문학의 거장인 에밀졸라와 후기인상파의 거장인 세잔 사이의 우정은 그들의 작품세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의 장점은 시대순에 따라 접근하여 청춘기, 예술가로 활동한 시기 등등 보여주고 주제에 따라 언급하여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저자가 이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서두에서 밝히고 있어 그 방향을 알 수 있었다. ..아마 이 책을 깊이있게 읽기 위해서는 에밀 졸라의 작품을 많이 읽어봤거나 세잔에 대한 배경지식이 풍부해야항 것이라고 나름의 진입장벽을 예상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제시한 소제목 별로 이들의 일대기와 작품세계 등 풍부한 배경지식이 다뤄져 있어 좋았다...아울러 이 책을 다 읽고 앞에있는 참고서적으로 돌아와 좀다 깊은 관심분야에 접근해보는 지적시도를 항 수 있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