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트베어스글로리아디키알레알레북클럽도서지원..곰은 신화에서, 동화에서 그리고 기후위기의 메시지에서도 그 중심에 있다. 곰은 귀여운 캐릭터가 되기도 하고, 무시무시한 숲속의 동물이기도 하다. 곰을 연상할 때 떠올릴 수 있는 범위는 매우 넓다. 곰이라는 주제로 8종의 곰에 대해서 말하며 종횡무진, 역사와 문명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말하는 구성이 놀랍다. 곰에 대해 진심인 저자의 기록이 매력적인 동물 에세이이자 탐사기로 태어나게 되었다. ..곰을 실제로 볼 일은 동물원에 가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다만 곰은 동요와 동화 속에서 친숙한 존재로 남아있고 기후위기나 생태계 문제에서 상징적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또한 최근 푸바오에 대한 전국민적인 관심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곰은 친숙하지만 곰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것들은 단편적이었다. 이 책은 그런 지점에서 저자가 몸으로 경험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곰'에 대한 탐사의 기록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전하는 곰들의 사정은 희망적이지 못했다. 곰의 생태에 대한 저자의 기록은 호기심을 충족시키기보다는 환경에 대한 위기감을 직시할 수 있게 했다. 곰이 있는 곳에는 어디든 찾아가고 치열하게 곰의 생태를 연구하며 또한 자원활동 등을 통해 곰과 함께할 기회를 얻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곰에 대해 놓치지 않고 독자에게 전하지만 사실상 곰 뿐만 아니라 저자의 모습에 김동받게 되었다. 곰으로만 생각했으나 여덟마리 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말하며 시사하는 바도 큰 책이었다.
청년택배기사자본주의에서살아남기 김희우행성B 행성비도서제공..매일 택배를 받는다. 택배가 오는 경로를 확인하는 것은 신속한 배송 때문이지 어떤 경로로, 어떤 사람들에 의해서 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청년택배기사자본주의에서살아남기>는 택배기사의 일과 일상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부터 택배일을 하는 청년이 겪는 고충부터 보람까지 정말 실감나게 담겨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희우 작가는테헤란로 광고회사 대표로 승승장구했던 이십대에 지인으로부터 사기를 당하고 실의에 빠져 두문불출하며 고립된 생활을 한다. 그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와 스스로에 갇혀있는 마음에서 벗어나 육체 노동인 택배일을 통해 자신의 삶을 다시 구축할 결심을 한다. 택배 일을 하기위한 초기 자금 마련하기위해 커피 로스팅 아르바이트도 하고 어머니에게 부탁하여 택배차를 준비한다. 흰둥이라는 별명의 택배차와 함께 일을 시작한다.택배 첫날 15시간 일하고 좌충우돌을 통해 일어나는 택배기사만의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들려준다.이책은 특정 직업군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들려주는 다큐면서 인터뷰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일상에서 궁금했던 택배 배송의 모든 것을 상세하게 알 수 있어서 반가운 정보가 많았다. 주문한 곳이 근처인데도 왜 옥천, 곤지암까지 갔다 오는지, 택배의 크기나 무게 그리고 택배비의 배분까지 택배에 대해서 궁금한 수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그럼에도 이 책의 특별한 감동은 역시 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진심어린 태도에 있다. 제목에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라고 한다지만 자본주의만이 아니라 이 삶 자체에서 자존감을 유지하며 현실적인 태도로 진정성을 보이는 모습이 큰 인상에 남는다.
#혜성이돌아왔다#신윤화 동화집#이윤희 그림..나답고 싶다고 말하지만 사실 진짜 나를 확신할 수 없는 시기가 있다. 부모님의 보호 아래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 성장하는 힘을 배워가는 나이의 아이들 이야기다. 생생한 생활 묘사와 진정성있는 심리묘사로 아이들의 일상과 꿈을 긍정하게 하는 동화여서 반가웠다...*혜성이 돌아왔다.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하다. 나윤은 멀어졌던 혜성이 돌아오자 고민이 많아진다. 하지만 혜성에게 오해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되면서 진심을 확인하게 된다. *바람부는날의 소영은 국제중 입시를 앞두고 수학경시대회를 크게 망치지만 함께 공부한 해진을 걱정하며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오히려 자신에게 더 큰 위로가 필요한 순간을 맞게된다. 이 동화에서는 두 아이들의 관계 그리고 엄마들의 태도 뿐만아니라 바람이라는 주인공 소영의 마음에 불어오는 표현들이 심리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 이웃 할아버지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친근감을 갖게된 나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정을 쌓으며 일상의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화분을 키우는 할아버지와 수놓기를 좋아하는 나의 우정은 특별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탁구공. 엄마아빠의 이혼으로 혼자남겨진 나는 돌아가신 할머니와 큰집 식구들에게 정을 느낀다. 엄마, 아빠 누구도 채워주지 못한 관심과 사랑을 받을 때 주인공에게 이입되었다. 다만 엄마의 캐릭터는 너무 매정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느꼈다. *크리스마스약속. 아빠는 병으로 떠나고 같은반 성찬이는 못살게 괴롭히고 엄마와 단둘이 사는 옥상에는 낯선형이 오고간다. 어느하나 쉽지 않은 일상에 자신감을 잃어갈 때 낯선 형의 존재는 반갑고 든든하다. 그리고 형의 부재에도 자신감이라는 선물을 남기게 된다. ..이 동화의 주인공들은 나답기 위한 고민에서 일상의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스스로 성장하며 미래를 긍정한다. 담담하게 웃을 수 있는 아이들의 사연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한편으로는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어쩌면 내가 동화라는 선입견 때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동화에서는 좀 낯설게 느껴졌다. 성적만을 강요하는 엄마나, 이혼하며 아이도 넘기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는 엄마, 피아노라는 진로를 꿈꾸는 아들에게 가혹한 폭력을 행사하는 아빠. 음 현실에서는 더한일들이 일어나겠지만 주인공의 내면이 투명하게 드러나는데 반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저자는 헝가리에서 푸주한의 딸로 태어나 코로나 19 백신 개발의 노력으로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저명한 생화학자다. 그의 존경스러운 성과에 놀라움을 갖게 되지만 특별한 탐구력과 호기심을 갖고 살아가는 소녀가 성장하면서 인류를 위한 연구과 과학적 혁신을 보여주는 데는 상당한 일관성이 있다. 푸주한인 아버지의 도축장면을 보면서도 생물체의 내부지형에 눈을 떼지 못하는 소녀라면 그녀가 과학자로 성장해 연구에 대한 집념을 보이며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소녀는 성장해 헝가리 세게드 대학교 생물학과에 입학해서 유전학을 처음 만나게 된다. 스스로를 평범한 학생이라고 여기며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성실성을 보인다. 그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헝가리 국립과학원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박사과정을 마치고 공부하고 이후 미국 템플대학교 연구실에서 근무한다. 나라와 자리를 바꾸더라도 그는 연구에 대한 열정을 멈추지 않는다. 자연을 위대한 생화학자라고 보는 시선은 그가 어린 시절 도축과정을 보며 가진 호기심과 집중력이 이제는 생화학자가 되어 자연을 대하는 시선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전공분야연구를 대학에서 17년 이상 이어오면서 백신연구에도 매진한다. 그야말로 돌파의 시간이라는 제목이 어울린다. 하지만 그는 가족들을 위해, 그리고 딸을 위한 자리에도 고민하며 최선을 다한다. 가족사진이 나오는 부분, 딸에 대해서 애정과 걱정을 쏟는 대목은 과학자로서의 위대한 여정만을 생각하며 읽어온 내게 특별한 감동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