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지도 제작자 - 세상의 끝을 찾아서, 2023 뉴베리 명예상 큰곰자리 80
크리스티나 순톤밧 지음, 천미나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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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지도제작자
세상의 끝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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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의 기회는 언제, 누구에게 찾아오는 걸까. 모험을 견딜만한 재능과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에게 가장 절박한 순간에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책의 주인공 사이가 시작하는 모험은 그 자체로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기와 거짓말을 일삼는 아빠 밑에서 고단한 날들을 보내는 사이는 똑같이 옮겨써내는 재능을 갖고 있다. 우연히 지도 명장의 조수로 일하게 될 기회로 '번영함'에 오르게 된 사이는 지긋지긋한 날들로부터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항해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 또한 복잡하고 험난한 세계가 되어 사이는 때때로 고민과 갈등을 하게 된다. 그레베는 자신의 신분을 알고있는 것같아 불안감을 주고 부러울 것 없는 귀족 소녀인 리안은 가까워지긴 하지만 여전히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승선한 사람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각의 욕망을 갖고 있으며 아마도 그 힘을 통해 미지의 대륙인 선덜랜드를 향한 여정에 동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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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놀라운 점은 낯설고도 신비한 설정임에도 세계관이 보편적인 공감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정복국가인 망콘은 강력한 국가로 ‘꼬리는 이빨이다.’ 국가이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아이들은 과거는 곧 미래이며, 자신들은 모두 과거와 이어진 살아 있는 연결 고리라고 배우며 자라는 것이다. 표지에서 꼬리를 물고 동그란 고리모양이 되는 용의 그림이 떠오른다. 또한 열세 살이 되면 조상을 상징하는 리니얼을 받게되는데 이를 통해 그들의 신분을 알 수 있게 된다. 신분에 대한 설정은 일반적일 수 있지만 이를 그려내는 작가의 세부적인 설정은 매력적이다. 작가가 미국와 태국의 정체성에서 새로운 지점을 텅해 구상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가독성이 탁월하다. 긴분량임에도 주인공 사이를 따라가는 여정은 지루할 틈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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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콘에서 뭐라고 하는지 알지? ‘꼬리는 이빨이다.’ 과거는 곧 미래야. 글쎄, 난 그걸 인정할 마음이 없어. 내 과거는 아무것도 아니야. 그리고 난 변변찮은 사람이 될 생각이 없어. 나는 나만의 미래를 만들 거고, 그걸 위해서라면 그 어떤 위험을 감수해야 하더라도 상관없어.”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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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상 #판타지 #책추천 #마지막지도제작자 #책읽는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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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탐정 림보와 사라진 요리책 678 읽기 독립 7
함지슬 지음, 허아성 그림 / 책읽는곰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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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탐정 림보와 사라진 요리책
함지슬 (지은이),
허아성 (그림)
책읽는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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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탐정 림보씨는 느릿느릿 천천히 살펴보고 신중히 판단하는 매력적 넘치는 거북이다. 여유롭게 애호박구이를 즐기려는데
이웃의 곰곰 씨가 급히 찾아온다. 곰곰씨는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 대로부터 전해 오는 ‘특급 요리책’이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곰곰 씨는 도둑이 들었는지도 모른다며 걱정에 휩싸인다. 림보탐정은 결코 서두르는 법없이 차근차근 신중하게 생각하며 추리한다. 범인을 이미 알고있는지 모르는 게 약이라는 알쏭달쏭한 말도 남긴다. 이웃의 너굴씨와 호호씨 그리고 또 한명을 선상에 두고 추리는 이어진다. 흥미진진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에 중간중간 숨은그림찾기, 책곰이 단어장으로 어휘에 대한 학습도 가능하기에 읽기 독립을 시작하는 어린이들에게 친구처럼 사랑받는 책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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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 문명을 가로지른 방랑자들, 유목민이 만든 절반의 역사
앤서니 새틴 지음, 이순호 옮김 / 까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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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남는 것들과 역사로 기록되지 않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역사적 중점에 따라서 혹은 관점에 따라서 판단이 내려질 것인데 우리가 역사라고 믿고 있는 것들은 정착을 통해 축적된 기록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정착하지 않은 이들은 역사에서 어떻게 기록되었을까. 그들은 정착민들에게 침략자가 되었을 수도 있고, 정착에 실패한 유랑자가 되었을 수도 있다. 노마드는 나의 막연한 생각에 역사적 근거가 명확한 대답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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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착의 역사만을 알았기 때문에 유목민에게 어떤 역사가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났다. 정착은 인류 문명의 핵심이 되기 때문에 유목의 삶에 어떤 양식이 있을수는 있어도 이것에 주목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 정착과 유목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인간의 역사가 이동의 역사임을, 정착을 위한 방황이 있었고 혹은 자유로운 이동의 삶을 추구한 이들이 있었다는 것을 환기시킨다. 또한 이 책은 시대나 인물을 중심으로 서사가 이어지는 역사책이 아니다. 저자인 앤서니 새틴이 문제의식으로 종횡무진하는 서사가 매력적이다. 역사와 신화 민담 등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전개된다. 400장이 훨씬 넘는 분량에 유목의 역사라는 낯선 주제임에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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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는 벽 없이 생활하며 경계 너머에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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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 예술 과학 철학, 그리고 인간
케네스 클라크 지음, 이연식 옮김 / 소요서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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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에 대해서 말한다는 것은 가능할까. 문명이란 사회의 여러 가지 기술적, 물질적인 측면의 발전에 의해 이루어진 결과물을 말하며 그 결과물에는 예술과 과학 그리고 역사적인 영향이 깊이 자리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명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 방대한 범위와 이를 이해하는 탁월한 식견 그리고 전달력을 고려한다면 보통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국의 미술사학자 케네스 클라크는 1969년에 진행한 BBC 다큐멘터리에서 예술을 통해 문명을 설명하는 시도를 해냈다. 그는 조각, 회화, 건축, 예술, 철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전방위로 오가며 서양 문명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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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예술작품을 볼때 감탄하지만 그 자체의 예술성만으로는 이 작품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설명과 함께 작품이 소개되는데 저자의 설명이 단순히 작품을 향한 것이 아니다. 사실상 역사적 흐름에 대해서 말하고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이 실려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을 문명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는 것이다. 저자 역시 문명을 말하는데는 신중함을 보인다. 그는 존 러스킨의 표현을 빌어, 위대한 민족은 자신의 역사를 행동의 책, 언어의 책, 예술의 책에 담아 보인다고 했다. 따라서 저자의 시도는 예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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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사에서 종교적 차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는 '교회의 승리'라고 말하며 교회가 유럽의 정치, 사회, 그리고 예술에 얼마나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보여준다. 기독교 신앙은 확고부동하지만 낭만주의 시대로 진입하면서 상상력과 환상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이어서 르네상스의 인문주의는 인간을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시기다. 과거 종교적 영향력이 장악했다면 이제는 인간이 전면으로 나오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주체적으로 사유하는 인간은 세계와 자신을 탐구하면서 변모하고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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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를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이기 때문에 500쪽 가까이되는 상당한 분량에도 가독성이 좋다. 특히 다큐의 대본임을 감안해 저자의 해설이 친절하고 또 흥미롭다. 무엇보다도 해설에 등장한 작품은 대체로 책에 실려있기 때문에 이해를 높힌다. 마치 도록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실려있는 미술작품의 사진이 풍부한 것 또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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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나 조각 혹은 건축을 설명하지만 그 작품의 배경을 비롯해 방대하게 이어지는 시선의 스펙트럼은 독자에게 예술에서 역사, 인문학, 과학 등으로 이어진다. 반면에 시대와 역사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생생하게 시각적 자료로 제시되는 예술작품들이 생생하게 실려있는 점도 장점이다. 기독교 기반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다가 전쟁이나 혁명과 관련된 작품들이 등장해서 그림만 보아도 대강의 서양역사를 조망할 수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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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 동화 여주 잔혹사
조이스 박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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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깊고아름다운데
조이스박
제이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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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 역사는 남자들의 이야기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그중 동화는 어떨까? 여주인공은 아름답기도 하고 가련하기도 하며 혹은 신비롭게 이야기를 열어준다. 동화의 여주인공들, 즉 이 책은 동화 여주의 잔혹사를 부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이상이다. 깊고 아름다운 숲을 연상하는 제목은 숲에 들어설수록 낯선 비밀을 전하는 것처럼 깊이 끌리게 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마치 숲처럼 비밀을 끌어안고 있는 듯 해석은 매혹적이다. 미처 생각 하지 못한 지점에서 저자의 해박한 역사적 혹은 인문학적 접근은 동화 이상의 큰 재미와 의미를 준다. 동화는 어릴 때 읽은 이야기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해석을 통해서 사람들의 욕망과 결핍에 접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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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빚어가고, 동시에 다른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드러낸다. 이야기밖에 못 한다며 무력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가장 오래가고 근본적인 변화의 힘이 아닐까.(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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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들이 주는 매력도 상당하다.

1장 쌍년이 되는 건 해법이 아니다
2장 소년이 걸어야 하는 자기 몫의 황무지
3장 아무 데도 가지 않아도 세상을 바꾸는 여자
4장 용은 왜 공주만 잡아갈까?
5장 탑에서 나와 광야를 걷는 여자
6장 자식은 죽여도 아버지는 못 죽인다
7장 백설공주 계모 왕비의 거울 뒤, 그놈 목소리
8장 이제는 인간으로 변신할 시간
9장 우리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10장 뜨개질하는 여자를 두려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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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적이라거 어떤 동화가 등장할자 예상되면서도 막상 읽어보면 저자의 시선은 새롭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지점이기에 내가 알고 있던 동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무심코 읽어온 동화들의 의미를 탐색하는 과정은 익숙한 숲의 시작에서 낯선 곳으로 따라가게 되는 매혹과 흥미를 그리고 신비로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전달했다. 특별한 독서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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