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삶의 서재 - 인간의 부서진 마음에 전하는 위안
캐서린 루이스 지음, 홍승훈 옮김 / 젤리판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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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정"

 

 

-'복잡한 설명과 남들의 이야기' 조심스러움과 신중함' '잘못된 일로 오는 슬픔' '불운과 실패' 등 지금 이 순간 진실로 내 것이어야 할 인생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길 기도한다. 이것이야말로 의사이기 이전에 나에게 외치고 싶었던 인생의 중요한 진실이다. 이 책은 20년 넘게 유전학 인간관계 전문가로 활동하며 봐왔던 삶 속에서 다양한 시련과 위기, 전환점을 맞고 있는 사람들과 오랜 시간 소통하며 치료 방법을 찾는 과정을 적어낸 책으로, 보는 이들에게 살아갈 힘을 안겨주는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담아낸 책이다. 또한 나를 찾아오는 수많은 환자와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상처를 끌어안고 고통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깨닫게 된, 역경 속에서 건져 올린 가치들이 신이 인간에게 주는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선물임을 이 책에서 역설하고 싶었다.

-우리는 삶의 중심에 선다는 게 무엇인지 잘 알면서도 때로는 그것에 대해 잊고 산다.

-반드시 힘든 상황이라도 늘 해결책은 있다고 믿고, 다른 사람에 비해 내 문제는 그리 큰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습관을 만들어 나간다면 그 순간부터 문제 하나는 해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금 실패를 경험하고 있거나 그 직전까지 왔음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로 '착각'하지 마라. 세상 누구나 자기만의 문제를 하나둘씩 가지고 살아간다.

<내일 삶의 서재>. 한국어판 제목이 참 독특하다.

삶이란 오늘을 사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내일의 삶을 위한? 내일 삶의? 서재라니.

그런데 가만 들여다보면 삶이란, 시간이란 수직선이 아니라 수평선이다.

어제, 오늘, 미래가 차례로 오는 게 아니고 내 기억속에서 마구 편집되면서 일직선으로 나열된다.

그렇다면 내일 삶을 더욱 뜻깊게 살기 위해 나는 어떤 책을 펴고 어느 서재로 가야할까.

<내일 삶의 서재>의 저자 캐서린 루이스는 세계적인 우울증 치료학자이자 유전심리학이라는 독특한 분야의 전문가이다.

20년 넘게 이 분야와 인간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사랑이 넘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인생 코치로 활동하며 '사랑 치료사'로도 불린다고 한다.

그리고 오프라 윈프리 쇼에 수차례 출연한 대가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일, 사랑,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최고의 처방전이다.

읽다 보면 어느 문장 하나 튀거나 강조하지 않아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힘이 있다.

아마 그 긴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한 분야에 대해 고민한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통찰력이 아닐까.

누구나 힘든 삶의 순간을 겪는다.

그런데 문득 돌아보면 왜 나만 이렇게 힘든거지, 나는 너무 힘든데 다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어떻게 멀쩡할 수 있는거지 눈물이 차오를 때가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큰 위안을 받았다.

힘들어 하거나, 힘들었거나, 앞으로 혹시라도 마주칠 힘든 일들에 대비하여,

그리고 좋은 일이 있거나 더 좋아질 수 있도록 삶이 채비를 다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인간의 의식의 정의

-목표는 수치화해야 하고 가능한 긍정의 사고로 정해야 한다. 목표를 잊어버리면 꿈도 잊혀지기에 정해진 목표는 반드시 명상을 통해 뇌에서 이미지화시켜 항상 자신과 함께 있도록 해야 한다. 목표와 가까울수록 우리 뇌 활성 세포들은 시각과 청각 신경을 돕고 대뇌 피질로 방사되어 자연스럽게 성취감으로 인지 된다. 성취감이 인지되면 행동이 수반되는 생체 스위치 능력치가 커지게 되고 현실적인 목표를 정해 끝내 이루게 한다.

-망상활성계

-살면서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목표를 쥐고 이미지화한 다음 입으로 내뱉어 뇌가 정신을 움켜쥐게 해야 한다.

-"우리의 뇌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상상을 현실화하는 방향으로 몸을 만들게 한다." -바바라 매클린톡

유전심리학에서도 목표와 비전화하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에는 우리의 정신이 깃든다.

그래서 더 신경쓰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어느 날 내가 신발을 사면 길거리에는 그 신발만 보이고, 요즘 관심있는 차종이 있으면 차도에 그 차만 보인다.

이렇게 뇌의 망상활성계는 내가 생각하는 바로 그 물질과 형태에 주파수를 맞추고 더 눈에 띄게 보인다.

이렇게 놀랍고도 신기한 망상활성계를 내가 필요한 쪽으로 활용한다면 훨씬 유용할 것이다.


 

 

 

 

 

 

실패에 우아할 것

-어린 시절 나는 이 대목을 읽으며 과연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차이가 뭘까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었다. 어른이 되고 처방을 위해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니, 성공과 실패에도 패턴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특히 내가 경험한 분야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실패를 대하는 자세였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실패를 하나의 시행착오쯤으로 여기거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계속 찾으려 하고, 작은 변화나 작은 성공에도 스스로 보람을 느낀다. 실패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작은 변화에 둔감하고, 작은 성공에도 기뻐하기보단 불안해하기 바빴다. 무엇보다 가장 나쁜 건 자신을 문제 삼는 태도였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우아한 기다림이다. 성공은 아이처럼 기뻐하고, 실패는 우아하게 대하라는 헤밍웨이의 말처럼 말이다. 이와 같은 삶의 방식을 익힐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많은 것들을 좀 더 쉽게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실패' 그 자체보다 실패를 통해 베우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 성장의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실패' 또한 배움의 기회로 삼고 다시 시작한다.

-'정신분석 전문가'로서 이 문제의 해답을 말하기 전 아래 세 가지는 꼭 기억하고 먼저 메모해 두길 바란다.

일할 때 얼마만큼의 거리를 둬야 할지 결정하는 시간을 갖는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반응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순간 제대로 된 관계발전을 방해하여 자존감을 잃게 만든다.

불확실하고 어려운 세상에서는 시련이 닥쳤을 때 견뎌낼 수 있도록 마음의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자존감을 키우며 유지하는 방법 중에서 뇌에 지식을 더하고 키우는 것만큼 좋은 처방은 없다. 반드시 시간을 두고 무슨 일이든 차근차근 해 나가는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

삶에도 분명 패턴이 있다. 특히 습관이나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게 되다보니 더더욱 그 패턴은 고착화 된다.

과연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저자는 바로 태도라고 말한다. 태도이자 마음가짐의 차이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참 내 맘 같지 않고 사는 것도 쉽지 않다고 느껴질 때, 자신의 의지만이라도 마음대로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내 의지와 마음만이라도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면 좀 더 깊이있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쉽지 않지만 오늘도 노력하고 정진한다.

 

 

 

 

 

내일 삶의 서재 ㅣ 의미 요법

-지금의 목표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먼저 스스로 정의 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끔은 남들에게 오해받을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인생에 대한 비전과 목표를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삶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키워야 한다.

-과거의 의도대로 조용히 목표를 이루는 연습을 해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고 성공적인 삶을 누리려면, 나누는 법을 배워라.

-자신을 믿고 마음을 믿음으로 가득 채워라.

-어려움이 닥쳤을 때, 가능한 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라.

-내가 승자라는 것을 애써 드러내지 마라.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은 절대 하지 마라.

-일 년에 정기적으로 핸드폰을 잠시나마 던져버리는 날을 만들어라.

 

 

 

 

 

 

 

내일은 오늘의 내가 선택한 결과이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이세상에 존재하는가?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것들은 '존재의 이유'와 '삶의 목적'에 관한 문제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거의 잊고 살아간다. 더구나 이러한 문제의 해답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이 문제를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상처받지 마라, 진정한 홀로서기

-토끼처럼 약삭빠르지도, 사자처럼 용감하지도 못하지만, 그저 꾸준함을 무기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나는 그들을 '거북이'라 부른다.

거북이는 잔혹한 정글에서 생존하고 더 나아가 승리할 방법이 필요한 오늘을 사는 우리의 내일이다. 나태, 과잉 긍정, 그리고 위로를 받는 것조차 지친 당신에게 다가올 현실에 대한 직시와 행동하는 성공 법칙이 지혜를 알려주고 싶다.

-열심히 사는 거북이는 미련할 정도로 꾸준히 일하고, 멍들도 다치는 일을 반복하며, 비관적이라는 평을 받으면서도 언제나 해답을 찾는 현실주의자들이 많다. 이들은 특출나거나 인상 깊은 타입은 아니지만 한결같은 태도와 강한 인내심, 오뚝이처럼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가졌다. 거북이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이다.

-나는 삶의 지혜를 표현할 때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힘'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과거를 무시하거나 외면하면 그것은 한낱 사건 사고에 지나지 않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받아들이면 그것은 오늘을 바꾸고 내일의 삶까지 바꾸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사람의 마음에도 나이테가 있다. 고통을 이겨낼 때마다 마음속에는 나이테가 생긴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고통을 피하지 않고 이겨낼 때마다 마음 속 나이테의 숫자는 하나씩 늘어간다. 나이테가 늘어갈수록 우리는 더 넓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솔직히 나는 좀 느리다.

말은 빠르고 밥도 빨리 먹고 성격도 급하다. 그런 의미에서 느림이 아니다.

생각도 많이 하고 도전하기 전에 여러 갈래의 길을 모두 살펴본다. 돌다리는 두드리면서 가고 원체 속도도 느리다.

때론 이런 내가 너무 답답해서 어떻게 하면 빠르게 속도감을 입힐 수 있을지 지금도 참 고민이 많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가야할 지향점은 토끼도 사자도 아닌 거북이라는 것을 보니 괜시리 위안을 얻는다.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모든 일을 할 수 있을까.

결국 고민의 답은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것, 그리고 나만의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그걸 어떻게 단련시키냐가 화두이지만 일단 계속 가본다.

계속 가다보면, 꾸준하게 열심히 가다보면 결국 길은 있겠지.

이 책을 읽다보면 중간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당신도 내일의 삶 서재에서 책 하나를 집어 들어 자신을 변화시킬 의미 요법을 찾아 실행하기를 추천한다."

책의 제목인 <내일 삶의 서재>처럼 이 안에는 내가 콕 집어서 삶을 변화시킬 중요한 보물이 하나 이상은 숨어 있다.

자신을 변화시킬 의미 요법은 아마 내가 언제 읽었는지, 어떤 힘든 상황을 만났는지, 어디에서 읽었는지, 요즘 가장 큰 화두는 무엇인지에 따라 계속 변화할 것이고 그때마다 나는 심심치않게 이 책을 펴서 들어볼 것 같다.

<내일 삶의 서재>가 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는 이거다.

고난과 역경,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 것.

한동안 유행어처럼 "꽃길만 걸으세요~"라는 말이 참 많았다.

물론 나도 재미삼아 몇번 써봤지만 쓰면서도 과연 꽃길만 걷는 길이 진정 행복한 길일까, 원하는 길일까 꽤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보았었다.

이 책은 아주 솔직하다.

살면서 힘든 일, 괴로운 일, 마주쳐야만 하는 일들은 분명 있을 것이고 우리는 그걸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한지 내면의 물을음 던져준다.

살면서 분명 꽃길만 걸을 수는 없다. 그리고 나는 그러고 싶지도 않다.

더 의미있는 삶과 목표를 이루는 삶을 살기 위해 나는 이 서재에서 그 위안을 잡고 싶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젤리판다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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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기가 되는 심리학 -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50가지 심리 기술
레온 빈트샤이트 지음, 장혜경 옮김 / 심플라이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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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생을 바꿀 무기 하나쯤은 갖고 있다"

 

 

-심리학은 이해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 왜 우리가 지금의 우리가 되었고 왜 다른 사람은 지금의 그 사람이 되었는지 이해하려 한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이런 충동을 느꼈다. 예를 들어 나는 심리학 수업을 통해 왜 남 앞에 나서서 발표하는 것이 두려웠는지 이유를 깨달았고 그 두려움을 털어버리는 법을 배웠다. 어떤 세미나에선 한 인간을 마약중독자로 만들 수 있는 운명을 배웠고, 다른 세미나에선 협상을 잘하는 법을 배웠다. 어떤 아이가 총을 들고 학교에 가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총을 갈겼다면 우리는 그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이해하고 싶을 것이다. 심리학이 모든 총격의 비밀을 풀지는 못할 테지만 그래도 우리가 가진 최고의 열쇠는 심리학이다.

-내가 생각하는 심리학은 공구함이다. ... 나는 내 머릿속에 든 공구함을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공구함은 날이 갈수록 풍성해진다. 물론 절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읽고 연구하고 무엇보다 쉬지 않고 훈련하기에 그렇다. 심리 현상은 도구와 같다. 더 잘 작동하도록, 깨달음을 얻도록, 덜 좌충우돌하도록, 더 효율적이 되도록, 자신과 남을 이해하도록 우리를 도와준다. 우리 모두에겐 이런 공구함이 있다. 원하건 원치 않건, 쉬지 않고 심리학을 운용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심리학에 바치는 헌사이다. 이 책에서 나는 뮌스터에서 보낸 대학 시절과 파티 플래너 경험담 그리고 백만장자가 된 사연을 들려줄 것이다. 이런 내 개인의 경험이 틀을 짜줄 것이고 그 틀을 채울 내용은 수많은 심리 현상들이다. 그것을 알고 이해하고 활용하도록 돕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이다.

-나는 수많은 상황에서 심리학의 도움을 받았고, 정말로 심리학이 없었다면 많은 것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여러분도 나와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이 심리 연구를 대신할 수는 없다. 또 당연히 박사 학위 수준의 지식을 전달할 것도 아니다. 그러니 눈을 찡긋하며 대충 넘어가줘야 할 곳도 많을 것이다. 그래도 장담컨대, 심리학 초보 코스 정도는 끝낼 수 있으리라 본다.

게임을 시작하면 맨 처음 캐릭터를 선정하고 내가 쓸 아이템을 고른다.

물론 나중에 캐쉬템을 장착하거나 다른 몬스터를 잡아서 더 좋은 아이템을 줍고 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지만 그때까진 내가 고른 무기로 퀘스트 1단계 바닥부터 시작해서 사냥을 나선다.

그렇다면 무엇을 골라야 제일 잘 골랐다고 소문이 날까?

<삶의 무기가 되는 심리학>의 저자 '레온 빈트샤이트'는 누구나 인생을 바꿀 무기 하나쯤은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며 그 중 자신이 고른 무기는 심리학자 답게 심리학이라고 한다.

살면 살수록 진짜 심리학은 쓸모가 많은 학문이다.

우리가 길을 걸으면서 보는 수많은 광고판, 공익사업, 하다못해 마트의 카피 한 줄까지도 심리학이 다 숨어 있으니까.

요즘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느끼는건데 알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것, 알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 모르는 것을 아는 것, 모르는 것을 모르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자칫 말장난처럼 보이지만 인문학이나 철학, 심리학에는 이렇게 말장난 같은 오묘함에 인생의 이치가 담겨 있다.

심리학이 바로 이 "앎"에 대해 제일 잘 알려주는 학문 중 하나다.

이건 왜 이럴까 궁금했던 사안들부터 왜 인지도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간 것들까지 다 심리학이 곳곳에 숨어있다.

아니, 대놓고 있다. 우리가 그걸 모를 뿐.

확실한건 적어도 이 책을 읽고나면 저자의 말처럼 '심리학 초보 코스' 정도는 충분히 뗄 수 있다는거다.

인지 부조화 이론으로 잘 알려진 페스팅거, 심리학자 최초로 노벨경제학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이며 <생각에 관한 생각>으로 우리에게 유명한 대니얼 카너먼, 더닝 크루거 효과의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 등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학자들과 이론들을 꽉꽉 담고 있다.

내가 그동안 읽었던 왠만한 심리학, 인문학, 광고학, 행동경제학 책들을 함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저자의 이력부터 심상치 않다.

책 날개를 열면 흑백의 멋진 사진의 훈남이 있는데 독일의 심리학 박사라고 한다.

이것보다 더 특이한건 독일의 인기있는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될 것인가?>에 출연해 진짜로 우승 상금 100만 유로 (오늘자 환율 기준 13억 3,541만 원!) 를 따고 백만장자가 됐다.

이것보다 더더 특이한건 자신이 배운 심리학을 활용해 퀴즈쇼 우승에 한 몫 했다는 것!

퀴즈쇼가 연습한다고 되나?싶지만 진짜 됐다.

그리고 말하는 것도 거침없고 엄청 웃기다. 아마 이 책을 옆에 두고 종종 읽으면 웃기기도 웃기고 자연스럽게 삶의 강력한 무기 하나를 장착해줄 듯하다.

저자는 "심리학을 공부해 제대로 훈련만 하면 누구나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럼 나도 한번 해본다.

 

 

 

나를 보는 수백만 개의 눈동자

-공포 면역 체계 기르는 법

-공포장애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이해하자면 공포가 무엇인지부터 밝혀야 한다.공포라는 불쾌한 감정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공포가 생존에 필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공포의 악순환도 끝이 있다. 언젠가는 끝이 난다. 공포는 가라앉는다. 인간은 모든 것에 적응한다. 그곳까지 가는 길이 불쾌할 것이고 처음에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겠지만, 공포장애 환자도 심리 치료를 통해 그릇된 위험 신호에 대항하는 '공포 면역 체계'를 기를 수 있다.

-최고의 방법은 위험의 원천이라고 추정되는 것을 똑바로 대면하는 것이다. 이것을 심리학자들은 노출 expositon 이라고 부른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공포가 저절로 줄어들 때까지 공포의 원인을 계속 환자에게 들이미는 것이다.

-당시 그 강의에서 공포의 악순환에 대해 배운 후 나의 생각은 확고해졌다. 오랜 시간에 걸쳐 훈련만 한다면 공포는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말이다.

책의 첫 부분쯤 저자가 어떻게 백만장자 퀴즈쇼의 우승을 거머줬는지, 어떻게 연습을 했고, 심리학이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를 알려주는데 정말 짜릿하다. 한편의 영화나 미드를 보는듯한 이 기분!

게다가 말도 재밌게 해서 쑥쑥 읽히니 말이다.

믿을 수 없지만 이 달변가 저자도 어느 순간 발표하는 자리에서 공포랄까 극도의 긴장감을 느꼈다. 그리고 심리학 수업 시간에 이 공포의 원인과 해결점을 알아냈는데 그건 바로 노출, 노출, 노출! 그런 상황에 자주 맞닥뜨려서 결국 공포를 이겨내라는 거다. (물론 타란튤러 거미같은 걸 바로 머리 위에 올리라는말은 절대 아니라고 친절히 알려준다.)

그리고 팬티만 입고 쑥쓰러움으로 무장한채 지인들을 불러놓고 집에 있는 의자를 활용해 가상의 퀴즈쇼를 시뮬레이션했고 그 결과 노력이 빛을 바래서 우승까지 단숨에 골인했다.

살다보면 여러가지 스트레스랄까 긴장감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이겨낼지 생각해보니까 결국 답은 연습이다.

여기 나오는 심리학 용어로 말하자면 노출.

그런 상황을 피하지 말고 쫄지 말고 더 많이 마주치고 연습하면 결국 잘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게다가 저자처럼 가상의 시뮬레이션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보고 싶은 것만 봐

-편협한 생각에서 빠져나오기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깨달은 중요한 사실 하나는, 우리 심리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제멋대로가 아니라 정해진 패턴을 따른다. 우리가 보는 것은 우리의 입장 그리고 우리 하고 싶은 것과 맞아떨어진다. 파티에서 누군가 당신의 이름을 말하면 그 시끄러운 와중에도 당신은 즉각 그 소리를 알아듣는다. 하지만 당신과 마주 선 상대방은 이름을 듣기는 했을지 몰라도 인식하지는 못한다.

-우리는 심리의 필터를 거친 현실을 본다. 그 사실을 아는 것이 매우 유익하다. 알면 새로운 시각이 가능하고 지평이 넓어질 테니까.

알면 알수록 인간의 뇌는 참 신기하다.

죽을 때까지 몇 퍼센트의 능력 밖에 써먹지 못한다는 말도 있고 결코 아직까지 풀지 못한 궁금증도 많고 결국 사람마다 다른 견해와 연구도 많다.

하나 공통적인건 뇌라는 게 우리 몸에 아주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은근히 게으르다는 것.

뇌는 생각하길 싫어한다. 게으르다. 그래서 하던 것만하고 보던 것만 보고 생각하고 싶은 것만 생각한다.

우리는 음~ 참 논리적이었어~ 라고 결정한 것도 속속들이 따지고 보면 그렇게 경제적인 결정이 아니었다는거다.

그래서 우리는 더더욱 이 사실을 염두해두고 현실과 착각 속에 빠지지 않도록 점검해야 한다.

심리의 필터를 한 단계 거친 렌즈를 똑바로 집중해서 보는 법은 연습만이 살길이다.

 

 


백만장자가 되는 길

-최단 시간 안에 최대의 지식을 집어넣는 법

-모든 기억기술의 이론적 기초는 새로운 정보의 코드화, 그러니까 이미 장기 기억에 저장된 정보들과의 결함이다. 말만 들으면 뭔가 대단한 것 같지만 사실 기억기술은 힌트에 다름 아니다.

-많이 알려진 기억기술 중 하나로 장소법 method of loci 을 꼽을 수 있겠다. 그 효과가 무한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억력 기술자들이 이 방법을 사용할뿐더러, 고대 그리스인들도 긴 연설 내용을 까먹거나 헷갈릴까 봐 이 방법을 활용했따고 한다. ... 그러니까 기억하고픈 내용을 장소와 결합하는 것이다.

와! 기억궁전술이 퀴즈쇼 백만장자에게도 통하다니!

내가 게을러서 못하고 있는데 정말 꼭 연습하고 싶은 게 있다면 바로 이 기억력 연습이다!!

실제로 찾아보기도 했다. 외국에서 유명한 기억력 대회도 찾아보고 우리나라 사람이 쓴 기억력 책이나 유튜브 강의도 봤는데 어찌 따라해보려고 하니까 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서 잠시 보류... 하지만 언젠가 꼭 해볼테다.

조슈아 포어의 <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 이라는 책을 읽었다. (개정판 제목은 <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이다.)

원래 직업은 기자로 기억력 대회에 대해 취재를 준비하다가 일반 사람들처럼 이게 연습한다고 되겠어?라는 마인드로 시작하다가 실제로 1년동안 열심히 연습한 끝에 진짜 기억력 대회 우승까지 했다.

조슈아 포어가 한 TED 강의도 너무 재밌게 봐서 나도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기술이다.

그런데 백만장자가 된 레온 빈트샤이트도 이 기술을 써먹을 줄이야!

살다보니 기억력 정말 중요하다.

단기, 장기, 숫자, 단어, 문장 모두 모두.

일단 나도 셜록 홈즈처럼 기억 궁전술부터 시작해야겠다.

 

 

 

 

 

나는 너무 멋져!

-건강한 자신감이 가져다주는 것들

-과신 효과는 왜 일어날까? 최근에 <네이처>에 바라표한 도미닉 존슨과 제임스 파울러의 연구 결과를 보면 짐작이 간다. 과대평가는 수많은 분야에서 성공의 본질적 요인이다. 직장의 업무 성과, 정신 건강, 운동, 기업 운영 실적을 가리지 않고 우리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그냥 자신감이 아니라 과도한 자신감이다. 실제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는 확고한 믿음은 야망과 투지, 직업 윤리를 깨우는 가성제이다. 그것이 결국 성공의 가능성을 높인다.

-과신 효과는 완벽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상황이다. 과도한 자신감이 건강할 때는 정확히 다음 세 가지 상황이다. 첫 번째는 경쟁이다. 믿음이 산을 옮긴다. 이길 수 있다고 믿지 않는 자는 이미 패한 것이다. 두 번째는 불확실할 때이다. 사자 1번이 죽은 영양을 발견하고 달려들 확률은 이미 영양의 뒷다리 절반을 먹어치운 사자 2번과 싸워 이길 확률에 달렸다. 사자 2번이 새끼라면 고민하고 말 것도 없다. 어린 사자가 알아서 도망칠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상황이 명확하지 않을 때가 있다. 적의 능력이 불확실할수록 자기 능력을 확고하게 믿는 과신 효과의 유용성도 커진다.

가장 중요한 세 번재 상황은 실패의 부정적 결과와 성공의 긍정적 경과가 같은 무게가 아닐 때이다. ... 이 경우 성공의 긍정적 효과는 실패의 부정적 효과보다 훨씬 크다. 자신감이 절대로 손해될 일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 자신감은 진짜 진짜 중요하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감 안에는 내가 할 수 있다는 믿음, 성장할 수 있다는 마인드셋,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무한함, 그리고 긍정, 행복 등등 성공의 요소들이 가득 들어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캡틴 마블급 능력을 가진 사람과 쭈구리가 맞붙는다면 누가 이길지 결과는 뻔하다.

(만약에 그 쭈구리 안에 핑거스냅을 튕기는 타노스의 능력이 들어있다고 해도 말이다.)

쇠사슬에 묶인 코끼리, 4마일의 법칙 등 마음가짐은 진짜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 글을 보면서 한번 더 무한한 힘과 자신감을 뿜뿜 채워넣어본다.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거짓말

-물건 vs 경험, 무얼 사야 더 행복할까?

-실제로 돈을 주고 산 경험이 돈을 주고 산 물건보다 훨씬 자아상의 많은 부분을 형성한다. 우리의 삶은 경험의 합계이다. 경험이 많으면 삶이 더 행복해진다. 반면에 물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더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물질 소비가 중요해 보이지만 물건은 자아의 형성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경험은 오래간다. 또 경험을 기다릴 때는 물건을 기다릴 때보다 기대가 더 크다. 과거를 되돌아볼 때도 마찬가지이다. 물건은 순식간에 익숙해진다. 그래서 금방 매력을 잃는다. 항상 곁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 뇌는 물건에 금방 질려버린다. 반대로 경험은 빛을 내뿜는다.

-물질과 경험의 또 한 가지 결정적인 차이점은 비교 가능성이다. ... 이렇듯 물건은 비교할 수 있다. 그리고 비교는 실망을 남긴다. 항상 누군가는 나보다 더 높이, 더 빨리, 더 멀리 뛸 테니까. 하지만 경험은 나만의 것이다. 누구다 따라 할 수 없고 앞지를 수 없다.설사 그렇다고 해도 우리 뇌는 기억을 통해 그 경험을 살짝 더 아름답게 만든다.

-노벨상을 수상한 두 명의 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앵거스 디턴은 대규모 설문 조사를 통해 미국인의 가계 수입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 가계 연간 수입이 약 7만 5000달러 (한화로 약 8900만원)가 되는 지점에서 행복의 커브가 꺾였다.

-어쨌든 나는 카너먼과 디턴의 연구 결과를 알고 나서 마음이 푹 놓였다. 행복해지기 위해 100만 유로를 한 번 더 벌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그들이 입증해주었으니 말이다. ... 솔직히 <누가 백만장자가 될 것인가?>에서 우승한 후 나는 우승 상금보다는 그 사건으로 인해 겪었던 온갖 경험이 훨씬 더 소중했다. 그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니까.

저자의 재치있고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나도 긍정심리학이나 행동경제학에서 익히 들어서 본 내용이었는데 이렇게 백만장자가 한 번 더 경험에 비추어 말해주니 생생하게 다가온다.

물건 vs 경험.

언제나 고를 때는 박빙이다, 박빙.

쇼핑을 하거나 정말 가지고 싶었던 토이스토리 피규어를 사거나 2주간 고민 끝에 지름신을 불러서 물건을 사면 행복하다. 근데 좀 짧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책을 사서 곁에 두거나 모아둔 돈으로 고생스럽지만 보람찬 여행을 가면 그것만큼 값진 소비가 없다.

이젠 안다. 경험의 값이 물건을 이긴다는 걸.

그래서 시간과 건강과 돈이 있을 때 더 많은 경험을 하려고 돌아다닌다. 읽는다. 본다. 먹는다. 쓴다.

이 유쾌한 저자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말하면서 100만 유로의 우승상금보다 값진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우리에게 재밌는 화두를 날린다.

물건을 사도 행복하긴 행복한데 그 유효기간이 짧고 기억에도 드물게 난다.

하지만 행복하고 짜릿하고 뜻 깊은 추억들은 힘이 세다.

다시 한번 경험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기.

<삶의 무기가 되는 심리학>을 읽으면서 느낀 건 그동안 다른 곳에서 배웠던 심리학의 용어와 이론들을 한 곳에서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학자나 이런 옆에 영문 표기도 함께 해줘서 나중에 찾아보기도 정말 좋았다. 이런 세심한 책의 배려들이 내 지식의 범위를 넓혀준다!

그리고 저자 '레온 빈트샤이트'가 일단 너무 재밌다. 이 사람이 쓴 책은 이제 무조건 읽어볼 것 같다.

<삶의 무기가 되는 심리학>을 통해 쓸모있는 심리학에 대해 배워가며 나만의 공구함을 비축해둔다.

*이 글은 심플라이프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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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호스 - 성공의 표준 공식을 깨는 비범한 승자들의 원칙
토드 로즈.오기 오가스 지음, 정미나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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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세계를 뛰어넘는 개개인성의 힘"

전작 <평균의 종말>의 저자 토드 로즈의 표준 공식을 깨는 또 하나의 베스트셀러가 나왔다.

이번에는 공저 오기 오가스와 함께 낸 <다크호스>다.

그동안 '평균', '표준'이라는 말을 아무런 의심없이 받아들였는데 토드 로즈의 책을 읽고 그동안의 정의가 산산이 깨지면서 내 마음 속의 도끼같은 순간을 경험했다.

정말 그렇네. 평균이라는 말, 표준이라는 말에는 엄청난 모순과 편차와 난수와 모수가 존재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존의 성공 공식들을 부수고 새로운 정의를 내리면서 틀을 깼다.

이 <다크호스> 책에는 기존의 성공 전략과 다른 특이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ADHD 장애 판정을 받고 성적 미달로 고등학교 중퇴 후 지역대학에 입학, 그리고 야간수업을 받으며 공부한 끝에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된 저자 토드 로즈만큼 말이다.

어떤 비범한 개개인이 나오냐하면, 대학 학위도 없이 세계적인 천문학자가 된 '제니 맥코믹', 다양한 알바를 하다가 35세의 나이로 유명 양재사로 성공한 '앨런 룰로', 백악관 정치 책략가에서 옷장정리 전문가로 새로운 직업을 찾은 '코린 벨록' 등 숨어있는 고수들이 나온다.

이 다크호스 프로젝트는 여러 분야에서 유별난 내력의 대가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인터뷰 대상은 오페라 가수, 개 조련사, 헤어 디자이너, 플로리스트, 외교관, 소믈리에, 목수, 인형극 공연가, 건축가, 시체 방부처리사, 그랜드 마스터급 체스 선수, 조산사 등 다양하다.

그렇다면 이 종잡을 수 없이 통통튀는 사람들의 성공 공식을 연결하는 점은 무엇일까?

하버드대학교 다크호스 프로젝트팀이 찾은 답은 이거였다.

 

 

 

 

"개인화된 성공이란 충족감과 우수성을 모두 누리는 삶이다."

-누구나 다 가능한 성공

-충족감과 우수성 획득에서의 관건은, 당신의 환경을 당신 고유의 관심사와 능력에 맞출 권한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사고방식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이해하기 쉽게 풀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도 있다.

개개인성을 활용해 충족감을 추구하며 우수성을 획득한다.

-충족감을 우선시하는 것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 정작 필요한 것은 따로 있다. 당신의 고유 환경 속에서,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그것을 성취할 방법을 알아내도록 돕는 실용적인 지침이다. 우리가 이 책을 쓴 이유도 그런 지침을 제시하고 싶어서였다.

-우리의 목표는 세계 최고가 아닌 최고의 당신 the best version of yourself 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충족감의 추구는 최고의 인생을 살아갈 기회를 극대화한다.

이 다크호스들은 충족감과 우수성이라는 2가지 특성을 가지고 개개인의 힘을 극대화한다.

그리고 무섭도록 열정적이고 자신만의 목표와 성취감을 가진 채 충만한 삶을 살도록 애쓴다.

누구나 이 비법과 전략을 알면 성공할 수 있다는데 이 성공법을 어떻게 해내느냐가 바로 관건일 것이다.

도대체 어떤 터닝포인트를 가지고 어떻게 자기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내는 눈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또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4대 요소는 무엇일까?

 

 

 

 

미시적 동기 깨닫기

다크호스형 사고방식1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라고 본다. 사람이 뭔가를 정말로 하고 싶어지면 열심히 노력하게 되어 있다."

-에드먼드 힐러리,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산을 최초로 등반한 뉴질랜드의 탐험가

-다크호스들은 '경쟁욕'이나 '창조욕' 같이 사람들이 흔히 끌리는 보편적 동기와 자신만의 고유한 열망, 취향, 끌림에 따라 미세하게 조율된 특별한 동기 사이의 극명한 대비를 잘 부각시킨다. 충족감을 얻고 싶다면 남들이 강요하는 열정이 아니라 당신이 항해에서 순풍을 타게 할 열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자신의 미시적 동기 깨닫기 Know Your Micro-Motives 가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첫 번째 요소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이유가 여기 있다.

진짜 자기가 재밌는 일은 못 말린다. 그게 바로 내적 동기라는 자신만의 고유한 미시적 동기다.

다양한 경제/경영, 성공학, 자기계발 도서를 읽으면서 알게된 건, 성공한 사람들이 다 자기가 좋아하거나 잘하는 일을 한 건 아니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하게, 그리고 지금 당장은 비록 연결되어 보이지 않던 일들을 하다보면 결국에는 점과 점이 모이고 연결되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지치지 않고 계속 계속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그리고 남들이 뭐라고 하든 자부심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그 동기는?

 

 

선택 분간하기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2

"운명은 기회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성취하는 것이다."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세 차례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국무장관을 지낸 미국의 정치인

-선택은 적극적 행위다. 선택의 자유가 있으면 자신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 심지어 아무도 주목하지 못할 만한 기회들까지도 가능해진다. 고르기는 수동적 행위다. 제공된 선택지에서 고를 때는 다른 누군가는 이미 선택다운 선택을 했는데 당신은 그저 제공받은 초콜릿 상자에서 초코 캔디 하나를 고르고 있는 셈이다.

-개개인의 '적합성 fit'이라는 개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적합성은 자신의 개개인성과 환경을 조화시키는 것으로, 샴푸 문제의 해결책이기도 하다.

-선택의 진가는, 자신만의 미시적 동기들을 최대한 많이 활성화할 기회들을 찾아내 선택할 때 발휘된다. 선택의 힘은 목표의 설계에서 발휘되며, 따라서 충족감을 이루기 위한 힘이기도 하다. 자신의 개개인성에 적합한 선택들을 자유롭게 찾을 수 있으면 아무도 주목하지조차 못한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다.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이 뭔지 남들이 알려주길 기대한다면, 맹목적으로 일직선의 길을 따라간다면 결국엔 잘못된 목적지에 도달하고 말 위험이 있다. 그런 이유로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두 번째 요소는 자신의 선택 분간하기 Know Your Choices 이다.

나는 살면서 운이라는 건 참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운과 노력. 노력과 운.

그 둘은 뗼레야 뗄 수 없는 관계면서 두 요소 모두 받쳐줘야만 한다.

그런데 그 운이자 운명은 수동적인 기회의 문제가 아니라 능동적인 선택의 문제라고 저자는 힘있게 말한다.

인생에서 참 많은 선택과 질문지와 갈림길이 있는데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아주 작은 차이이지만 결국 뒤돌아보면 큰 차이를 만든다.

물론 박명수의 명언처럼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늦은 때이지만 살아온 날, 그리고 살아갈 날에 연연하지 않고 초연한 마음으로 매일 죽음과 삶을 생각한다면 조금더 마음이 편안해지고 새롭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곁에 있거나 마주치는 모든 인연들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과 인생에 관하여 책을 읽다 보면 참 많이 나오는 영시가 있다.

바로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기회와 선택의 갈림길에서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시를, 그리고 마지막 구절을 함께 나누고 싶다.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 생각했지요

풀이 무성하고 발길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그 길도 걷다 보면 지나간 자취가

두 길을 거의 같도록 하겠지만요

그날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 있었고

낙엽 위로는 아무런 발자국도 없었습니다

아, 나는 한쪽 길은 훗날을 위해 남겨 놓았습니다!

길이란 이어져 있어 계속 가아만 한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거라 여기면서요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는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전략 알기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3

"대체로 우리는 우리의 뇌가 가장 잘하는 것이 뭔지 조금도 모른다."

-마빈 민스키, 인공지능 분야를 개척한 과학자

-큐브 빠르게 맞추기든 그 외의 다른 무엇이든 간에 우수한 실력을 키우기 위한 가장 좋은 전략 같은 것은 없다. 당신에게 가장 좋은 전략만 있을 뿐이다. 그런 이유로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세 번째 요소는 자신의 전략 알기 Know Your Strategies 다.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에서의 전략은 더 발전할 방법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든 전략에는 시간에 따른 실력 향상이 고려된다. ... 자신에게 잘 맞는 전략을 찾아내는 것이 곧 우수성을 획득하는 열쇠다.

-자신의 전략 알기에서 중요한 관건은 위에서 내려온 전략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장점을 적절한 공부법과 훈련법, 학습체계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자신의 장점을 기준으로 삼다보면 자신에게는 지극히 당연해 보이지만 남들에게는 이상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한다.

 

 

 

 

목적지 무시하기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4

"사실, 우리들 대다수는 자신이 어디로 향해 가는지 그곳에 도착해서야 깨닫는다."

-빌 워터슨, <캘빈과 홉스>로 유명한 미국의 만화가

-전통적 성공법과 다크호스형 성공법 사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목표 설정에서 나타난다. 표준 공식에서는 목적지를 의식하도록 강요한다. 그에 반해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원칙에서는 목적지를 무시하라 Ignore the Destination 고 권한다.

-불분명한 장점의 다양성

-다크호스들은 목적지는 무시해도 목표를 무시하지는 않는다.

... 우선 목표는 언제나 개개인성을 근원으로 삼는다. 보다 명확히 말하자면 적극적 선택을 통해 목표를 세운다. 반면에 목적지는 다른 누군가의 목표관에 응해 따라가는 지향점이다.

-우수성의 다양함과 미시적 동기의 개개인성, 불분명한 장점을 믿고 받아들이면 경사 상승의 수학을 통해 목적지를 모르는 채로도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열정과 목표, 성취감의 설계에 계속 집중하면 언젠가 개인의 우수성의 정상에 오를 거라는 자신감도 생긴다.

자, 이제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4가지 요소를 정리하면 이거다.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1. 자신의 미시적 동기 깨닫기 Know Your Micro-Motives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2. 자신의 선택 분간하기 Know Your Choices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3. 자신의 전략 알기 Know Your Strategies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4. 목적지를 무시하라 Ignore the Destination

덤으로 만족감과 행복감을 이루기 위해 '충족감'이라는 잠재력을 한껏 끌어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크호스식 처방전도 하나 내려주는데 그건 "가장 관심 있는 일을 더 잘하면 된다"는 것이다.

뻔한 말 같지만 역시 바로 이 클리셰 속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

-이것이 개인화된 성공에 대한 다크호스식 처방전이다. 이 처방은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4대 원칙이 모두 절묘히 축약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경사 상승을 몇 마디 간단한 지침으로 정리하고 있다.

즉, 더 잘하라는 지침은 곧 개인적 우수성의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것에 해당된다. '자신의 전략 알기'와 '목적지 무시하기'를 통해 성취를 설계하는 과정이다. 또한 가장 관심 있는 일은 어떤 산을 오를지 선택하는 문제에 해당한다. '자신의 미시적 동기 깨닫기'를 통해 열정을 설계하고, '자신의 선택 분간하기'를 통해 목표를 설계하는 과정이다.

이런 처방은 충족감과 우수성이 얼마나 긴밀히 엮여 있는지 잘 보여주기도 한다. 자신의 충족감을 우선시해야만 우수성의 정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고, 우수성의 정상을 향해 나아가야만 충족감을 누릴 수 있다. 우수성이라는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자신이 설계한 열정의 에너지와 자신이 설계한 목표의 방향이 필요하며, 충족감을 한껏 누리기 위해서는 자부심과 자존감, 자신이 설계한 성과를 통해 얻는 의미 있는 성취감이 필요하다.

-삶에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4대 원칙을 적용시키면 충족감과 우수성을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구불구불 굽은 경로는 목적 없는 막연한 길이 아니다. 단지 길이 곧게 뻗어 있지 않을 뿐이다.

의식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다크호스> 책에 나온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4대 원칙을 새기는 게 올해의 또 하나의 화두로 생겨났다.

그리고 "겅사 상승: 우수성에 이르는 구불구불한 경로"를 통해 진정한 경사 상승의 원리를 알아냈는데, 가끔 힘이 들 땐 바로 이 구불구불하지만 막연하지 않은 길을 보고 힘을 낼 수 있겠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21세기북스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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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두 번 봐도 재미있는 스펙터클 영화사 만화로 보는 교양 시리즈
에드워드 로스 지음, 김보은 옮김 / 다른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영화 덕후를 위한,

영화감독도 잘 모르는 영화 같은 영화 이야기"

 

 

1. 눈: 이전엔 절대 알지 못했던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법

2. 신체: 여성은 관찰되고 남성은 시험된다

3. 세트와 건축: 비유이자 살아 숨 쉬는 존재

4. 시간: 환상을 조작하는 능력

5. 목소리와 언어: 그의 말은 신의 말과 같다

6. 힘과 이데올로기: 대중이 보는 것과 보지 않아야 하는 것

7. 테크놀로지와 테크노포비아: 희망과 악몽 사이

 

 

 

 

 

개인적으로 '다른' 출판사의 책을 참 좋아한다.

'다른' 이라는 멋진 이름만큼 세상에 다른 책들을 많이 출간해주고 있는데 글쓰기나 작가관련 책 뿐 아니라 교양이나 인문, 참여적 책들도 많아서 항상 생각할 거리들을 준다.

이번 책은 바로! 영화 덕후의, 영화 덕후에 의한, 영화 덕후를 위한 책이 나왔다.

<만화로 보는 두 번 봐도 재밌는 스펙터클 영화사>인데 100년의 영화사를 통해 무려 300편의 영화를 압축한 진짜배기 영화책이다.

책 표지만 봐도 우리가 알법한 유명한 작품들이 그려져 있고, 이 책 속에는 진짜 매니아만 알듯한 영화 대사와 표현기법, 그리고 장면들이 숨어 있다.

나는 책, 영화, 미드, 다큐멘터리를 좋아해서 이 책에 더 관심이 갔다.

많이 볼 때는 영화를 1 년에 200편 이상 봤었고(그럼 한달에 평균 16편이다!), 바쁠 때도 한달에 4편 이상은 꼭 보는 편이라 1년에 50편 정도는 보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겸손한 마음이 절로 나온다.

아직 내가 모르는 영화, 모르는 감독, 유명하지만 몰랐던 사실들이 참 많구나.

역사적인 옛날 고전 영화들도 많이 알려줘서 이번 기회에 더 열심히, 그리고 숨은 의미를 찾아가며 재밌게 보고 싶다.

그리고 이 <만화로 보는 두 번 봐도 재미있는 스펙터클 영화사> 책에는 기억하고 싶은 밑줄 긋는 문장, 명언들이 많이 나온다.

거장의 클래스가 느껴지는 농도 짙은 고수의 향연들 속에 오늘도 메모, 또 메모하면서 기억해본다.

 

 

 

 

 

"눈: 이전엔 절대 알지 못했던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법 "

 

 

-100여 년 전, 최초로 빛이 스크린에 닿은 순간부터 영화는 관객을 사로잡았습니다.

-이탈리아의 영화학자, 프란체스코 카세티는 이렇게 말했지요. "영화는 우리의 시각이 지닌 잠재력을 일깨워 회복시켜줌으로써 자유롭게 한다."

-이는 초기 영화감독들 사이에서 보편적인 정서였습니다. 그들은 카메라가 현실을 조명하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보여줄 수 있는 새롭고 강력한 기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카메라 렌즈는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으며 도덕과 편견이 없는 눈이다." -장 엡스탱 감독(카세티의 책에서 인용)

-이는 순진한 주장입니다. 분명히 카메라는 세계를 새롭게 밝혀줄 수 있지요. 그러나 강력한 기만의 도구이기도 합니다.

-... 이러한 기법들은 "관객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마법처럼 술술 풀리는 밀폐된 세계"를 만들고 내러티브를 중심에 두어 관객이 영화에 몰두하도록 합니다. (멀비)

-황금기 절정에 제작된 앨프리드 히치콕의 <이창>(1954)은 관음증과 폭력에 관한 이야기에 관객을 몰입시키기 위해 이러한 고전적 기법을 두루 사용했습니다.

-내러티브 영화는 대체로 영화 속 세상을 비추는 자연스럽고 객관적인 창이 되지 못합니다. 보통은 관객으로 하여금 남성 주인공에게 이입해서 "그의 불편한 시선을 공유하도록" 하지요. (멀비)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는 대부분의 영화가 추구하는 몰입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관객이 다시 관여해야 하는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냥 경험하는 것이 아닌 연구가 필요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맥도널드)

-주관적 관점은 공포 영화의 주요 요소입니다. 피터 허칭스도 "눈은 공포 영화를 위한 주요 기관"이라고 말했지요.

-오늘날에는 점프 컷, 줌, 분활 화면 등 여러 시각 효과가 사용되어도 관객은 눈도 깜짝하지 않습니다. CGI와 3D 같은 기술은 내러티브 영화를 "본다기보다 그 속에서 사는 것"으로 재정의했습니다. (부캣먼)

-영화의 힘은 계속해서 인간의 시각이 잠재력을 펼치도록 도와주고 "우리가 이젠엔 절대 알지 못했던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알려줍니다. (카세티)

영화가 재밌는 건 내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는 내가 본다고 믿었던 것, 그리고 안다고 믿었던 것을 재정의할 수 있고 내 감정의 끝의 끝의 끝까지 가서 진짜 깊이있게 느껴보고, 또 내가 아닌 타인의 삶을 잠시나마 살아보게 만든다.

이건 내가 영화를 보는 이유, 그리고 책을 읽고 소설을 읽는 이유 중 하나이다.

예술 그림의 발달도 카메라가 나오기 전과 후가 다를 만큼 초기에는 우리 눈으로보는 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대로 담을 수 있는 지가 관건인데 영화도 역시 마찬가지인가보다.

그리고 그 영화의 눈은 감독이 구도한 앵글 안에서 어느정도 제한적인 한으로 우리의 상상력을 펼쳐준다.

아직 비메이저, 또는 백인 남성의 주류인 사회로부터 자유롭지 않고 불편한 점은 많으나 세상은 점차 변하고 있다고 믿는다.

바로 뒤 챕터 "2. 인체: 여성은 관찰되고 남성은 시험된다"에도 나오지만 스펙타클 영화사에서 바로 이 점을 짚어주어서 참 고마웠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영화는 결국 우리에게 볼 수 있는 힘, 관찰하는 힘을 준다.

이게 바로 더 많은 영화를 보고 더 많은 인풋을 넣어야하는 이유가 아닐까.

 

 

 

 

 

"시간: 환상을 조작하는 능력"

 

 

-19세기 말, 움직이는 이미지를 포착하고 보여주는 방법을 발견한 건 엄청난 사건이었습니다.

"예술과 문학 역사상 처음으로 시간의 자취를 사로잡을 수 있는 수단"을 찾았지요. (타르콥스키)

-영화감독들에게 시간은 매혹적인 주제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의 사색적인 계절의 변화부터 <롤라 런>(1998)의 시계가 째깍거리는 긴장과 <파이트 클럽>의 복잡한 플래시백 구조까지, 영화는 우리 자신의 시간에서 벗어나 시간을 조사하고 탐구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영화사에서 가장 유명한 타임 리프는 아마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에 등장하는 오프닝 시퀀스일 것입니다. 인류의 여명을 보여주는 이 장면에서 유인원은 도구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공중으로 날아간 이 뼈다귀를 찍은 숏은 수백만 년 뒤 지구를 도는 우주선이 나오는 장면으로 전환됩니다.

-박찬욱의 <올드보이>(2003)는 긴 복도에서 펼쳐지는 싸움 전체를 하나의 롱 테이크로 보여주어 미묘하게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떠올리게 합니다.

-영화라는 매체 특유의 방식 덕분에 우리는 시간을 실험하고 앞뒤로 건너뛰며 일생생활을 지배하는 연대기적 시간에서 벗어나 '시간 밖에서' 우리의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타르콥스키가 가장 잘 표현했듯이 우리는 "잃어버렸거나 지금 보내고 있거나 아직 오지 않은 시간 때문에" 극장에 갑니다.

"영화는 다른 예술과 달리 한 사람의 경험을 확장하고 강화하며 응축한다. 강화할 뿐만 아니라 길게, 아주 더 길게 만든다."

영화와 시간이라는 주제로 이 챕터를 읽었는데 단순히 타임리프나 백 투더 퓨처, 과거로 넘어가는 이야기, 또는 시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이야기 뿐 아니라 어떻게 이야기를 편집하고 늘리고 점프할 수 있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영화를 알려주었다.

시간은 상대적이다. 영화 속 시간도 마찬가지이다.

주인공이 힘들면 나도 힘들고, 주인공이 슬프면 나도 슬프고, 주인공이 기쁘면 나도 기쁘다. 그리고 주인공의 시간이 빠르게 흐르면 우리는 그 공백을 상상할 뿐 함께 러닝타임도 빠르게 흐른다.

이 영화 속 시간의 의미를 깊이 있게 생각해본 적은 많지 않아서 더 재밌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 말이 참 멋있다.

"영화는 다른 예술과 달리 한 사람의 경험을 확장하고 강화하며 응축한다. 강화할 뿐만 아니라 길게, 아주 더 길게 만든다."

한 사람의 경험을 시간과 속도, 깊이와 넓이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느껴진다.

이 <만화로 보는 두 번 봐도 재미있는 스펙터클 영화사> 를 읽다보면 정말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를 공부하고, 영화를 경험한 사람이 쓴 책이라는 게 느껴진다.

그래픽 노블이라 꽤 잔인한 장면들도 에드워드 로스만의 특유의 그림체로 넘어가며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영화를 역사와 주제와 장면마다 쪼개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진짜 영화광이 되기 위해 나도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느껴야겠다.

*이 글은 다른으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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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다는 건 - 장애인공동체 마을로 간 청년 노엘과 엉뚱한 이웃들 장애공감2080
미카엘 로쓰 지음, 김신회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넘어진다는 건> 책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그래픽 노블이다.

그래픽 노블이다보니 단숨에 읽을 수 있는데 중간 중간 울컥해서 호흡을 잠시 멈추고 천천히 보게 되었다.

독일의 장애인공동체 '노이에어케로데' 마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주인공 노엘과 조금은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

이 장애인공동체 마을은 실제로 있는 곳인데 저자 미카엘 로쓰가 2년 가까이 매주 3~4일 이상을 이 마을에서 지내며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겪은 생생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처음으로 혼자가 된 노엘, 그리고 혼자가 아닌 노엘을 만들어주는 멋진 사람들.

열린태도,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독일에서 온 이 재밌는 그래픽 노블 <넘어진다는 건>을 펼쳐본다.

 

 

 

 

 

주인공 노엘이 엄마와 헤어져 장애인마을로 떠나게 되는 계기이자 시작이다.

영원히,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노엘의 엄마 '오마'는 어느날 쓰러져서 화장실에서 발견되고 노엘이 가까스로 응급실에 신고하지만 의식불명이 되어 노엘은 혼자 남겨진다.

아마 장애인(장애인이라고 부르면 괜찮을지 조심스럽다, 혹시라도 이 글에서 정정이 필요할 경우 가감없이 말씀해주시길 부탁드린다)을

자녀로 둔 부모님의 가장 큰 걱정은 자신이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겨질 자식일 것이다.

담요를 뒤집어 쓰고 아무것도 모른 채 병원을 터덜터널 나가지만, 아마 노엘은 모든 것을 느끼고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젠 혼자라는 걸.

세상은 이제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그래도 다행히 노엘은 갈 곳이 있고 함께할 사람들이 생겼다.

바로 독일의 장애인공동체 마을인 '노이에어케로데'가 새로운 삶의 장소이다.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노엘만큼 엉뚱한 이웃들을 만난다.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는, 숫자와 정확성을 아주 중요시하는 '발렌틴'이 식사 시간이 되어 떠나버리자 노엘 혼자 한 할머니 곁을 지키며 숲에서 집까지 모셔다 드리는 착한 심성을 보여주는데 할머니께서 발렌틴을 두고 버릇없는 녀석이라고 하자,

"나쁜 애 아냐. 그냥 정확한 걸 좋아하는 거야." 라고 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장면이다.

노엘에게는 너무 당연한 생각으로 한 말이겠지만 내가 발렌틴이라면 정말 고마울 것 같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모든 것을 떠나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으로 들여다보면 때로는 날선 기분의 하루가 있고 도무지 이해못할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만약 발렌틴처럼 어디론가 급히 떠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그렇다면 난 이해가 가겠다.

하지만 과연 그 맥락까지 깊게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도 물론 쉽지 않고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 특히 아무 연고없이 지나치는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길 거리 사람들에게 당하는 피해는 화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별거 아닌 하루를 별거 아닌 일들로 망쳐버리기 전에, 나도 노엘과 같이 마음의 문을 열어보고 싶다.

 

 

 

 

 

이 에피는 어디론가 버스를 타고 슝슝가버리는 노엘.

버스를 타려면 장애인등록증이 필요한데 노엘은 그냥 타기만 할거라고 막무가내로 타려고 한다.

그때 불쑥 나타난 앨리스가 노엘을 자신의 보호자라고 말해주며 함께 자신의 집으로 떠난다.

얘기를 하던 중 간질증세가 있는 앨리스는 갑자기 쓰러지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다.

알고보면 마음이 여린 앨리스는 과연 노엘과 저엉기~ (전기ㅎㅎ)가 통할 수 있게 될 것인가!

이게 또 이야기의 묘미가 된다.

앨리스의 마음도 모르고 페넬로피만 외쳐대는 노엘의 차도남 같은 이 무심함.

앨리스 혼자 방에서 토토로 인형을 끌어안고 흑흑흑흑 우는데 내가 가서 위로해주고 싶었다.

 

 

 

 

이 장애인공동체 마을의 배경은 독일인데 이르마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 이야기도 역사의 산 증인으로 기억에 남는다.

나치 시절, 하일 히틀러를 외치는 오빠와 떨어져살면서 가끔 예배시간에만 만날 수 있었는데

"이르마, 버스에 타라고 하면 절대로 타면 안 돼. 약속해!"라는 말을 남기고 다신 만날 수 없었다.

이르마 할머니는 뒷산에 숨어서 겨우 목숨을 부지했지만 오빠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가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도 어린 시절이 있었겠지 라고 생각하면 너무 당연하지만 한편으로는 상상이 잘 안 간다.

그 시절은 어땠을지, 그리고 젊을 적 어르신 분들의 삶은 어땠을지 지금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나이가 들겠지하는 생각도 들면서 말이다.

나치 정권의 역사가 안타깝고 그런 세월을 지난 사람들이 너무 안타깝다.

하나의 지나가는 에피로 들려주는 이르마 할머니 얘기이지만 그 시대 사람들에게, 만약 이유나 목적도 모르고 추종하던 사람들까지 어떤 잣대로 봐야할지 혼란스럽다.

부정의한 역사와 잘못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기만을 바라며 <넘어진다는 건>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마지막 "넘어지기를 배우다" 에피.

앨리스는 노엘에게 장난을 치지만 노엘은 시큰둥하게 반응한다.

둘은 유도반으로 같이 운동을 하기도 하는데 앨리스가 박력있게 노엘을 넘어뜨려 버린다.

그리고 하는 말은 "축하해."

생일에는 많은 뜻이 담겨있다.

나이가 들면서 어릴 적 생일의 설렘과 기대는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특별한 날임은 확실하다.

일상이 바빠서 중요한 포인트들을 놓치고 지나가지만, 그래서 정작 본인도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앨리스는 아니다.

노엘이 먼저 알려준 적도 없고, 저렇게 먼저 생일을 말하게 하려고 노력하는데도 전혀 입도 뻥긋 안하는데

앨리스는 생일 축하한다고 멋지고 감동적이게 말해준다.

노엘에게 이어서 하는 말은 "많이 나아졌네, 넘어지는 거 말이야."

그리고 노엘은 답한다.

"나도 알아, 배우면 된다는 거."

바로 이 장면이 볼 때마다 울컥 감동적인 부분이다.

이 둘은 아마 살면서 많이 넘어지겠지만 그만큼 일어서는 법을 누구보다 잘 배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넘어져도 배우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세상에 드문데 이미 이것을 알고 있다는 시작점부터가 남다른 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래픽노블이지만 놀랍도록 실제다.

그리고 독일의 장애인공동체 마을이 탄생 150주년을 맞이했다니 더욱 뜻깊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없이,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차별없이, 남과 다름이 틀림이 아닌 세상을 만들기에 이런 책들은 더욱 소중하다.

노엘과 장애인공동체 사람들을 응원하며, 그리고 제 2의, 제 2의 공동체 마을을 응원하며.

*이 글은 한울림스페셜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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