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라 민토, 논리의 기술 - 개정판
바바라 민토 지음, 이진원 옮김, 최정규 감수 / 더난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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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피라미드 구조로 글을 써야 하는가"

 

시중에 글쓰기, 말하기, 프레젠테이션, 문제해결 등... 수많은 논리에 대한 책들이 있지만

단연코 고전 중의 고전, 스테디셀러 중의 스테디셀러를 고르라면 난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을 뽑고 싶다.

워냑 유명하게 주변에서 언급이나 추천도 많이 받아왔고 <논리의 기술> 속 문장들도 꽤 많이 인용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누군가 말했지. 고전의 의미는 너무 유명해서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라고.

하지만 이제 살아있는 고전이 나왔다!

왜냐하면 1973년 초반 이후 2019년 개정판이 새롭게 나와서 가독성도 좋고 표지나 폰트도 참 예뻐서 소장가치가 드는 책이기 때문이다.

정말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잘 말하고 싶다면, 더 잘 표현하고 싶다면 바바라 민토의 피라미드 구조 원리를 배워서 활용해야겠다.

여기 나오는 부제들만 봐도 논리책의 클래스가 느껴진다.

'논리적으로 글쓰기, 생각하기, 문제 해결하기, 표현하기'

'맥킨지 최초의 여성 컨설턴트 바바라 민토가 쓴 논리적 글쓰기의 살아있는 교과서'

'반세기 가까이 축적된 권위와 명성을 읽는다'

진짜 내것으로 만드는 피라미드 구조의 논리의 기술을 배워본다.

 

 

 

왜 피라미드 구조인가

-특정한 주제에 대한 생각을 적어놓은 글을 읽고 이해하려면 복잡한 사고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 작성한 글이 두 페이지 정도의 짤막한 글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는 대략 100개의 문장이 들어 있다. 독자는 이 글을 한 문장씩 읽고 그 의미를 이해한 후 각 문장을 연결하여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한다. 이때 만일 문장이 위에서 아래로 전개되는 피라미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피라미드 형태의 논리 전개는 독자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사고 매커니즘의 기본 구조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의 뇌는 이해력을 높일 수 있도록 자동적으로 정보를 몇 개의 피라미드 그룹으로 분류한다.

*사전에 전달하고자 하는 생각을 피라미드 형태로 구성하면 훨씬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쓸 수 있다.

*따라서 모든 문서를 작성할 때 사전에 전달하고자 하느느 생각을 피라미드 형태로 구성해야 한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접근법으로 피라미드 구조 만들기

*주제를 파악한다.

*질문을 결정한다.

*답변을 기술한다.

*상황과 전개로 질문이 유도되는지 점검한다.

*답변이 타당한지 점검한다.

*핵심 단계를 작성한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접근법으로 피라미드 구조 만들기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를 적는다.

*포인트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한다.

*결론을 이끌어낸다.

*도입부를 도출해내기 위해 사건의 배경을 파악한다.

피라미드 구조를 왜 해야하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역시 <논리의 기술> 책 도입부터 나온다.

우리는 피라미드 구조를 사용할 때 더 이해하기 쉽고 간략하고 기억에 남는 글을 쓰고 읽고 말할 수 있다.

일하다 보면 피라미드 구조가 정말 중요한데, 흔히 두괄식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나도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는데 의식적으로 피라미드 구조로 글쓰고 말하는 연습을 해왔던 것 같다,

그래야 상대방이 무슨 얘기를 하는거야? 그래서 핵심이 뭐야? 라는 질문을 하지 않도록 기억에 잘 남을 수 있으니까!

정말 장황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일상생활 에피소드들은 재밌게 잘 말하는데 정작 업무나 필요한 얘기를 물어보면 빙빙 둘러서 핵심이 없달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오늘도 요약 또 요약, 피라미드 또 피라미드 연습을 해본다.

 

 

 

핵심 단계에도 도입부가 필요한가

-본문의 도입부와 마찬가지로 핵심 단계 포인트에도 도입부가 필요하다. 핵심 단계의 도입부는 본문의 도입부에 비해 짧은 '상황-전개-질문' 프로세스를 거친다. 스토리 형식에도 구성하여 독자에게 당신과 동일한 장소에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핵심 단계 포인트에 대해 독자에게 질문을 유도한다.

-도입부를 잘 쓰는 요령을 정리하면 세 가지다. 첫째, 도입부는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상기시켜야 한다. 도입부에는 내용의 타당성을 설득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그림이나 표는 금물이다. 둘째, 도입부에는 항상 스토리의 세 가지 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 스토리의 세 가지 요소는 '상황-전개-해결'이다. 긴 문서일 경우 앞으로 어떤 내용이 나오는지 간략하게 소개하는 것도 좋다. 스토리의 세 가지 요소를 순서대로 배치할 필요는 없지만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고 스토리 형식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입부의 길이는 독자의 요구와 문서의 주제에 따라 다르다. 도입부에는 독자의 이해를 돕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내용을 포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문제의 유래와 배경, 당신이 관여한 상황, 지금까지 진행된 조사 결과, 용어 정의, 동의 표명 등이 들어갈 수 있다. 이런 내용은 모두 스토리 형식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지만 글쓰기 논리에서 당연한 건 없는 것 같다.

핵심 단계에도 역시 핵심 단계만의 도입부가 필요하다.

그 도입부를 잘 쓰는 요령 3가지, 즉 꿀팁을 <논리의 기술>에서 알려주었다.

초반에는 내용 전달보다는 상기를, '상황-전개-해결'의 스토리의 요소를, 길이는 상황에 맞게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글은 도입부부터 좋다.

좋다는 의미는 간단 명료하게 핵심을 표현하고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주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근거있게 제시해준다는 거다.

좋은 문장, 좋은 표현, 그리고 문제점을 짚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명확히 제시하기 위해 좋은 글을 쓰고 싶다.

 

 

 

 

 

그룹 내 생각 요약하기

생각의 유사성 찾기

*각 생각은 모두 동일한 주제에 관해 기술하고 있다.

*각 생각은 모두 동일한 활동이 필요하다.

*각 생각은 모두 같은 대상에 대한 행동을 기술하고 있다.

*각 생각은 모두 같은 통찰 결과를 의미하고 있다.

행동 생각의 리스트 만들기

*각 포인트를 좁혀 나가면서 가장 유사한 키워드로 그루핑을 한다.

*각 그룹 단계의 차이를 밝힌다.

*각 포인트는 최종 결과를 이미지화할 수 있도록 표현한다.

*일련의 행동을 실행함으로써 직접 얻을 수 있는 결과를 기술한다.

상황 생각의 리스트 만들기

*주제, 구제척인 상황(술어), 목적(목적어), 의미의 유사점을 찾는다.

*각 포인트를 되도록 좁은 범주로 그루핑을 한다.

*그 그루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추론) 기술한다.

좋은 글쓰기를 하는 사람은 좋은 요약도 잘한다.

그러기 위해 그룹 내 생각 요약하는 방법들도 배워본다.

글의 통일성을 지키는 one message 를 끝까지 가지고 가는데 그 생각의 유사성을 찾고 이어가는 법이 첫번째였다.

그리고 유사성을 찾아 그룹핑하고 그 나름의 상황과 추론으로 자신만의 리스트를 만들어갈 것.

요약도 연습, 또 연습이다.

 

 

<바바라 민토 논리의 기술>의 핵심은 피라미드 구조 원칙이다.

그러기 위해 피라미드 구조를 활용한 다양한 글쓰기의 예시들이 나온다.

문서의 도입부에 '상황-전개-질문'의 구조를 지키고, 통일성 있는 메시지와 메시지를 잇고 요약하며 피라미드 구조를 완성해나간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이번 개정판에만 들어있는 '피라미드 원칙으로 프레젠테이션하기'도 들어있는데

개인적으로 ppt 작업을 많이하고 있어서 더더욱 유용하겠다.

이젠 리터러시가 읽고 쓰는 능력이 아니라, 정보를 찾아내고 해석하는 능력으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글쓰고, 생각하고, 문제 해결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 책의 챕터별로 담겨있는 내용이다.

한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곁에 두고, 두고두고 보면서 글쓰기 지침서가 될 중요한 책.

이 시대에 글을 쓰고 표현하고 말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해본다.

*이 글은 더난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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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6000만원 1 - 박스권 하단에서 매수하라 허영만의 6000만원 1
허영만 지음 / 가디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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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요즘 느끼는 건 주변에 은근 주식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다.

지금도 꾸준히 하거나 예전에 잠깐 해봤다가 손실만 보고 쉬고 있거나 한 두 종목 서서히 사모으는 사람 등 주식 하는 사람 꽤 많다.

나도 아직 전문적으로 주식을 공부하거나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 막 개설하고 종목을 슬슬 사모으는 단계라서 이 <허영만의 6000만 원 1>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화계의 대가 허영만 선생님과 주식 고수 한봉호, 그리고 자문위원 5명의 고수들과 함께 '증권플러스 for Kakao' 앱에서 실제로 실린 연재라니!

주식 고수들이 가지고 있는 전략과 노하우가 뭔지 같이 배워야겠다.

이 책의 부제는 '박스권 하단에서 매수하라' 이다.

박스권이란 "주식의 가격이 최고점과 최저점 사이에서 벗어나지 않는 상태가 계속 반복되는 구간"인데 그걸 잘 캐치하는 법은 또 무엇일지?

 

 

 

-원금을 지키기 위해서는 매매 원칙이 딱 하나입니다.

좋은 주식의 주가가 떨어지면 사고 오르면 판다!

여러분 속지 마세요. 이렇게 아무나 하는 것 아닙니다.

어차피 좋은 주식은 시장에서 인기주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추종 매수 세력이 모인다.

순간 변동 폭도 커지고 변동 폭에 의한 상승 추세라든지 박스권이라든지 하락 추세에서도 V자 반동이 나온다거나 하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 구간을 캐치해서 수수료 이상의 수익이 날 때만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말은 쉬운데...

어쨌든 저는 그렇게 해서 수익을 냈는데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얘기하면 이해를 못 하더라구요.

IMF 시절, 처음으로 본격 주식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된 한봉호 선생님의 일화가 소개되었다.

동생이 컴퓨터로 매매하던 주식을 보고 직접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연히(?) 시작하게 된 주식.

그 만의 전략은 "좋은 주식의 주가가 떨어지면 사고 오르면 판다"이다!

음.. 역시 말이 쉬운 것이지.

아마 그 정도 되려면 수 많은 노하우와 투자 전략, 그리고 직감적인 순간 판단력이 중요할 것이다.

읽다보면 또 무슨 좋은 수를 쓰는지 더 배워봐야겠다.

 

 

 

 

 

-허영만: 지난번에 개별 종목 투자와 포트폴리오 투자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번은 어떤 전략인지 궁금한데요?

-박상건 두나무투자일임 운용 실장: 제가 이번에 매매한 전략은 두 가지인데요, 두 전략은 각기 콘셉트가 다릅니다.

첫 번째는 '평생 투자하고 싶은 기업에 장기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주가가 아닌 기업의 미래 가치만을 판단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입니다.

두 번째는 연 26%를 달성하기 위해 '집중투자, 안전 마진 확보, 독립적인 사실 수집'을 원칙으로 투자합니다.

투자포인트

1. 평생 투자하고 싶은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2. 주가가 아닌 기업의 미래 가치만을 바라보며 투자합니다.

3. 특히 어떤 이유든지 미래 가치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는 기업들이 주로 투자 대상이 됩니다.

이들이 주목받기까지 매우 긴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서 소외주 성격이 강하지만,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 놀라운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고수들이 어떤 투자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구상하는지 잠깐 볼 수 있던 대목이다.

그래서 어떤 기업이 미래가치가 있는지? 어떤 기업이 주식이 오를지? 그걸 보는 법을 또 배워야하는데...

정말 산 넘어 산이지만, 주식은 끝이 없고 종목도 끝이 없다!

 

 

 

 

 

-처음에는 하락장에서 단기 매매로 수익을 내는 방법을 찾는 것으로 시작했죠.

이후에는 상승장에서 매매했다. 상승장에 맞는 매매 방법을 연구했고, 지금은 전체 시장과 관련된 매매 방법을 연구한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시장구조가 다르니까 워런 버핏식 장기 보유를 그대로 똑같이 따라 할 필요는 없다.

시장 전체와 관련해서 국내외 정치, 경제의 변화를 항상 체크하고 국내 시장의 대표적인 성장 산업을 눈여겨본다.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 주도형이어서 미국, 중국과 같은 경제 강대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도 참고한다.

박스권 하단에서 성장하는 산업의 주식을 여럿 사두면 시간 여유가 생겨서 다른 일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유행하는 인기테마주의 발생-확장-축소 세 가지 과정을 통해 주가, 수급의 움직임을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걸 염두에 두고 보면 인기테마주는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교체되지만 주가나 수급의 움직임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재료와 함께 거래량, 변동성, 추세나 패턴 같은 것들로 변화를 판단하지요.

한봉호 선생님의 투자 전략을 또 한번 볼 수 있었던 대목.

그때 그때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다르지만, 어떤 패턴을 발견하고 나만의 주식 투자법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겠다.

처음에는 단타로 단기 매매 수익을 내보다가, 이후에는 상승장에서 매매하는 스케일을 넓히는 것도 좋은 히스토리였다.

 

 

 

 

 

-지수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이전에는 명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주가의 하락은 크고 반등은 조금이다.'

단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제도 주가가 많이 떨어져 싸 보였는데 오늘도 주가가 많이 떨어지니 매수의 유혹을 강하게 느낍니다.

바닥에서 제대로 매매를 해도 수익이 적은 구간에서 버틸 준비가 안 된 투자자는 '거꾸로 매매'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중시가 10% 가까이 빠지고 있습니다.

악재의 해소로 바닥이 확인되기 전까지 적극적인 매매는 자제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마다 눈에 보이는 만큼의 매매가 있습니다.

현재 시장의 하락 이유와 당일 종목들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다면 하락장이라도 매매가 가능한 반면,

시장의 분위기에 휩쓸려 갈팡질팡하고 있다면 효율적인 매매가 불가능하겠죠.

시장을 분석하고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매일 꾸준히 한다면 언젠가는 누구라도 매매의 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주식도 꾸준함이다..!

매일 꾸준히 해보고 수정하고 공부하면 누구나 언젠가는 매매의 질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도 던져주었다.

'시장이 탐욕적일 때 공포에 떨고, 시장이 공포에 떨 때 탐욕을 가져라'는 워런 버핏의 말처럼 남과 다른 시장의 흐름을 보는 눈을 키울 것!

더 질 좋은 매매를 위한 공부로 <허영만의 6000만 원>을 읽어본다.

*이 글은 가디언으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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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 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 하룻밤 시리즈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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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삶의 고민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우리는 지금 당장 마음속에 안전장치를 완벽하게 갖춰야 합니다. 고민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과 생각이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스로 생각하는 노력을 통해 그것을 능동적으로 해소해야 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철학입니다. 이 책의 목적은 단순합니다. 깊게 고민할 때 그 고민을 잘 살필 수 있는 거울, 해결할 수 있는 도구 같은 철학을 당신에게 제시하는 것입니다.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데 흥미가 있는 분이라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철학가들의 생각을 시대 순으로 탐구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또한 일에서 만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하우를 얻고 싶다면 해당되는 항목부터 읽기 시작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처럼 이 책은 용도에 따라 활용하기 좋은 사고의 틀을 제공하려 노력했습니다.

-지금까지 '난해하고 어려울 것 같은' '추상적이고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철학이 사실 우리 삶에 넓게 퍼져 있음을, 인생의 걸림돌을 극복할 유용한 지침임을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현자의 생각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자신을 당혹스럽게 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거침없이 헤쳐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책은 서양 철학의 대가들을 진짜 단 하룻밤에 읽어볼 수 있는 <하룻밤에 읽는 서양 철학>!

출퇴근길에 들고 다니면서 읽었는데 한 3일 정도 걸린 것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니체 등 서양철학의 대가들을 한 권에 집약해서 모아놨고 분량도 길지 않아서 어디서나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딱이다.

책이 주는 강점 중 하나는 사유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하게, 아무렇지 않게, 무관심하게 흘러가는 일도 촉수를 예민하게 들여다볼 수 있고,

삶이란 무엇일까 죽음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왜 태어났을까 어떻게 살아야할까 같은 본질적이고 철학적인 질문들도 마구 던져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을 들고 들여다보면 꼭 필요하고 중요한 철학자들 사이에서 사유의 질문들을 던져볼 수 있다.

답은?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다!

책 한 권에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름만 봐도 알법한 철학자들이 다 모였다.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나누어 학자들의 중요 포인트만 짚고 또 짚어준다.

이 표 하나만 잘 정리해도 서양철학 공부할 때 많은 도움이 되겠다 싶다.

 

 

 

 

 

"절대적 기준은 이 세상 밖에 있다"

지금 있는 이곳 너머,이데아

 

 

-플라톤은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현상계를 초월한 비물체적인, 보편,완전,불편,영원한 참실재로 이데아 idea 라는 관념을 제시했다. 이데아는 감각, 지각의 대상이 아닌 이성적 인식의 대상이다. 우리가 감각을 통해 느끼는 것들은 모두 이데아를 원형으로 하는 그 모조품이며, 이데아를 나눠가지는 형태로 존재한다고 봤다.

-상대적인 세계를 초월한 곳 어딘가에 있는,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존재. 플라톤은 이것을 이데아라 불렀다.

이데아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지만 아이디어 'idea'의 어원이 이데아에서 온 건지는 새삼스러웠다.

아이디어, 아이디어. 항상 많이 쓰는 말인데 정작 플라톤의 철학에서 가져온 개념이었다니.

일상을 낯설게 보는 법을 연습, 또 연습해야겠다.

플라톤의 <국가론>에 동굴 이론이 나오는데 우리가 보고 있는 현상은 그저 동굴에 지나지 않고,

진실한 것은 동굴 너머 이데아계에 있다는 진리를 깨우쳐준다.

얼마전에 읽은 <매트릭스로 철학하기>에서도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을 많은 학자들이 공통으로 언급한 대사가 있다.

구부러지는 것은 숟가락이 아니라 내 마음이라는 것을.

진짜 구부러지는 것, 진짜 바람에 흩날리는 것, 진짜 동굴에 비춘 그림자는 진짜가 아니다.

문득 이 진리를 생각해보면 내가 진짜인지, 이 고통이 진짜인지, 일시적인 감정이 진짜인지 혼란스럽고 새롭게 다가온다.

플라톤은 이데아가 주는 영향을 통해서 올바른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해준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 현상 다시 바라보기, 그리고 제대로 살아보기.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을 초반부터 펼쳐보며 새로운 사유를 한다.

 

 

 

 

"무의미한 세계를 사랑하자"

모두를 이끄는 자, 초인

 

 

-니체의 주장에 의하면 플라톤주의도 그리스도교도 처음부터 있지도 않은 허구를 전제로 성립된 것이므로 무를 토대로 하고 있다는 결과가 된다. 이것이 바로 니힐리즘이다. '신은 죽었다' 이 말을 통해 니체는 서양 역사를 지탱해 온 그리스도교적 가치의 붕괴시키고 형이상학 시대의 종언과 니힐리즘의 도래를 알렸다.

-니체는 최고의 가치로서의 신을 대신할 초인의 출현을 기대했다.

인간은 동물과 초인 사이에 쳐진 하나의 그물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니체의 영겁회귀

-영겁회귀는 니힐리즘의 최고 형태로, 무한한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유한한 물질이 서로 만나 똑같은 현상이 무한히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지향해야 할 목표도 도달할 장소도 없이 세계는 영원히 생성하면서 자기 자신으로 회귀한다. 인간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 최고의 무의미함을 견딜 수 있는가(운명애)의 여부다.

-어느 날 혹은 어느 날 밤, 악마가 당신의 가장 쓸쓸한 고독 깊숙한 곳까지 숨어들어와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너는, 네가 실제로 살고 지금까지 살아온 이 인생을 다시 한 번, 나아가서는 무한정 여러 번 반복해서 살아야만 한다"라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고뇌 안에서도 바로 그 고뇌가 있기 때문에 비로소 살아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심신이 모두 고통을 느끼는 것은 누구나 싫어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 고통은 살아 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다. 니체는 그것조차도 긍정하며 살아보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었는데 아마 니체의 말에 반의 반의 반의 반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그 책의 구절 구절이 너무 좋고 어느 곳을 펴도 내 인생을 더 잘 살아보라고 채찍질하는 기분이다.

니체같은 사유로 단 하루를 살면 어떨까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도 있다.

아마 굉장히 괴롭겠지. 근데 괴로워도 살아보고 싶다!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들을 곤경에 빠뜨렸다.

우리가 이미 겪었던 일이 어느 날 그대로 반복될 것이고 이 반복 또한 무한히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이 우스꽝스러운 신화가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너무나 유명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의 시작.

영겁회귀를 처음 접한 건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통해서다.

민음사 출판의 책 번역에서는 '영원 회귀'라는 말로 나오는데 몇명의 주요 인물들이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 그리고 수많은 고뇌와 선택 속에서 영원 회귀의 길을 걷는 듯했다.

영원성이 무거움이라면 한번 뿐인 인생의 일회성은 가벼움이다.

주인공들도, 니체도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지만 무겁든 가볍든, 괴롭든 행복하든, 이야기의 끝이자 시작은 이 모든 것을 초월하는 긍정의 힘인 것 같다.

어떤 선택으로 어떤 삶을 살든, 혹은 이 삶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든지 그저 살아야한다는 인생의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준 철학적 구절들.

이 책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의 부제는 '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인데 딱 맞는 것 같다.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19가지 철학적 통찰'이라는 표지까지 말이다.

쉽게 쉽게 읽히는 것이 챕터별로 먼저 그 시대의 사상이 문화, 환경들에 대한 배경지식을 알려주고

뒤에는 주요 학자들의 철학적 생각을 정리해주면서 마지막에는 저자 '토마스 아키나리'만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질문을 훅훅 던진다.

어느새 하룻밤, 이틀 밤을 지나 서양철학이 걸어온 길을 따라 함께 걸었다.

이제 더 궁금한 것은 철학자가 쓴 다른 책들이나 원어를 보며 공부해야겠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내가 다시 읽고 싶은 밑줄 그은 구절을 한번 더 새겨봐야겠다.

*이 글은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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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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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번에야말로 마지막 메시지가 될겁니다."

 

워낙 <기묘한 러브레터>에 대한 소문(?)을 많이 들어서 굉장히 궁금했다.

"당신은 결말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라고 물어보는 게 이미 엄청난 결말, 예상치 못한 반전이 숨겨져 있다는 뜻이니까.

스포를 싫어하는 나로써는 충격적인 반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스포이지만 <기묘한 러브레터>만큼은 그것과 상관없이 충격적으로 읽었다.

그랬다. 역시 나도 충격적이었다.

충격이 있다는 사실이 충격을 완화해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충격은 충격이다.

예상치 못한 것도 맞다.

도대체 이 러브레터 하나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

근데 저자 '야도노 카호루'는 딱 4글자, 복면작가 라는 말 뿐인데 도대체 어떤 사람인거지.

분명 페이스북이라는 소스로 사람과 사람이 (사이버)로 만나는 이야기를 푸는 거 보니 젊은 사람일 것 같은데

어떤 사람이 이런 발상을 하게 된 건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나와 있는 정보는 없는 얼굴 없는 작가니까 나머지는 상상으로.

이젠 페이스북으로 러브레터를 쓸 수 있구나 새로운 발상에 또 한 번 놀랐다.

아직도 마지막 장을 열면 가슴이 쿵쿵거린다. (정확히 마지막 장을 말하는 거다.)

그리고 " . . . "으로 써있는 그 부분도 볼 때마다 쿵쿵거리게 만들고.

책은 220여 쪽으로 얇고 가볍다. 사이즈도 한 손에 쏙 들어가고.

누군가 스포하기 전에 <기묘한 러브레터> 일독하기를.

그리고 다음에 올 사람을 위해서 <기묘한 러브레터>의 이야기 속 플롯과 느낀 감정만 중심으로 남기고 스포가 될 만한 것들은 배제해서 써야겠다.

 

 

 

 

유키 미호코 님

-갑작스러운 메시지에 놀라셨을 줄 압니다. 결례를 용서하십시오.

일이 끝나고 평소처럼 별생각 없이 페이스북의 가부키 페이지를 보고 있는데, 미호코라는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 그건 그렇고, 미호코라는 이름은 흔히 을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는 흔하지 않은 이름입니다. 동시에 제게는 잊을 수 없는 이름이지요. 금방 당신을 연상했지만, 성이 달라서 처음에는 당신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결혼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때 들은 성과는 달랐으니까요.

-사진 속 창유리에 비치는 수수께끼의 여성, 그 정체를 파헤치고 싶다, 그런 어린애 같은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확대한 사진을 본 순간, 저도 모르게 앗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거기에는 28년 전에 죽은 당신의 얼굴이 있었으니까요.

-답신은 물론 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죽은 사람으로부터 답신이 올 리 없으니까요.

제가 사는 동네에는 이제 곧 벚꽃이 핍니다.

당신네 동네는 어떤가요?

미즈타니 가즈마

이야기의 시작은 평범한 러브레터로 시작한다. 그 매체는 페이스북일 뿐이다.

주인공 '미즈타니 가즈마'는 오래 전 잃어버린 여자친구를 찾아 페이스북 러브레터를 날린다.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금방 나온다.

실제로 죽은 건 아니고 갑자기 사라진 여자를 죽은 줄 알고 29년 전 그 날 죽었다고 표현한 것 뿐.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괴로움에서 도망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여자는 왜 결혼식을 앞두고 남자를 떠나야만 했을까.

절절한 러브레터 속 답신이 오기를 남자는 간절히 바란다.

 

-저도 이제 쉰세 살입니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는 않지요. 암 선고를 받은 날, 그때까지의 인생을 돌이켜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눈물이 멈추지 않더군요.

어리석은 인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다시 시작하고 싶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한다면, 당신과 올리려고 했던 결혼식 날부터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날, 당신은 식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예식장 직원들이 초조해하는 가운데, 저는 당신의 아파트로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음만이 허무하게 울릴 뿐이었습니다. 당신의 친구들도 짚이는 데가 있으면 모조리 연락을 취해주었는데, 누구 하나 연락이 된 사람은 없었습니다.

10년 정도는 내내 결혼식장의 악몽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10년쯤 전부터 그런 꿈도 꾸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 안에서 이제야 오래전 이야기가 된 것이겠지요.

다만 당신이 실종된 이유만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야말로 마지막 메시지가 될 겁니다.

<기묘한 러브레터>는 소설이다. 미스테리한 소설.

이야기가 이어나가기 위해서 여자의 답신이 필수적이다.

그렇다, 여자는 답장을 했다.

잘 지내는지, 어떻게 지냈는지.

남자는 잘 지내지 못했다. 잘 지냈다고도 할 수 있지만 현재 암에 걸려서 세상을 다시 돌아보고 있었다.

결혼을 하기로 한 당일 신부는 나타나지 않았고 그 후로 꽤 오랫동안 실종된 여자를 찾아다니고 그리워했던 당혹감과 슬픔이 느껴졌다.

 

 

 

 

-옛날에는 '이유를 알고 싶다!'고 강렬하게 원했던 적도 있지만, 30년이라는 세월은 그 마음도 흘려보내고 말았습니다. 아마 당신에게는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와 사정이 있었겠지요. 그리고 그게 제가 알아서 좋을 일은 아닐 겁니다. 그렇다면 이제 알아도 의미는 없지요.

-제가 알고 싶은 건 그 후 당신의 인생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당신이 떠나고 나서 10년 정도는 당신을 원망했습니다. 제 안에서는, 당신은 죽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괴로워서 살아갈 수가 없었어요.

-저는 벌써 오랫동안 옛 친구나 지인과는 만나지 않았습니다. 일종의 은둔 생활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건 인생에 절망한 제게 더 어울리는 삶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건 그렇고 인터넷이라는 건 굉장하군요. 책상 앞에서 전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니, 이렇게 컴퓨터를 만지고 있는데도 아직 믿을 수 없는 기분입니다. 제 은둔 생활도 인터넷이 있었다면 굉장히 달라졌을 겁니다.

여자를 미워하는 마음도, 원망하는 마음도, 그리워하는 마음도 있지만 이제와서 긴 시간이 흐른 지금 그저 각자 잘 살기를 바라는 세월의 힘이 느껴졌다.

시시콜콜하게 대학을 다닐 때나 연애할 때 이야기도 섞여 있는데 둘이 다시 만나면 어떻게 될까 상상도 해보았다.

그래서 둘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왜 그냥 '러브레터'가 아니고 '기묘한 러브레터'일까?

충격은 충격인데 충격적인 일이 연달아 터져서 밝혀지니까 책을 꽉 붙들고 읽어보시길.

<기묘한 러브레터>를 읽다가 느낀건데 편지는 참 사진 같다.

일상에서 가장 예쁘고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찰칵 담는 사진처럼

편지도 자신의 추한 모습이나 힘들었던 과거는 어느정도 미화되고 즐겁고 그럭저럭 잘 지내고 앞으로 좋은 일 가득하길 바란다는 덕담이 이어지니까 말이다.

구구절절한 편지가 아닌 이상 편지는 좋은 이야기, 멋진 모습, 잘 사는 일상을 담게 된다.

문득 페이스북이라는 SNS의 특성도 담고있는 것 같았다.

제목을 참 잘 뽑았는데 그래서 왜 <기묘한 러브레터>인지는 꼭, 반드시 끝까지 읽어보길 권한다.

*이 글은 다산책방으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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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
황교익 지음 / 지식너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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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알던 맛은 진짜가 아니다!"

 

 

들어가며

-인간의 기억은 편집된다. 국가나 민족 단위에서 일어나는 집단의 기억도 편집된다. 그 편집된 기억을, 개인의 것은 추억이라 하고 집단의 것은 역사라 한다. 추억과 역사는 과거에 있었던 사실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개인과 집단이 현재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과거의 사실을 호출하여 그럴듯한 이야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음식에 대한 추억과 역사를 말한다는 것은 곧 개인과 집단의 음식애 대한 현재적 욕망을 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욕망은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판타지이다. 이 책은 한국인이 한국음식에 붙여둔 판타지를 읽어내는 작업의 결과물이다. 그 작업의 도구로 인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였다. 인문학적 상상력이란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한 주제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끝없이 해대는 일이다. 그 "왜?"라는 질문과 그로 인해 얻어내는 대답이라는 것도 결국은 질문자의 욕망이 투사된 판타지일 뿐이다.

 

 

 

 

 

음식과 신화라는 이름을 붙인 <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 책이 나왔다.

대한민국 맛 칼럼니스트로 유명한 황교익 저자가 쓴 신간인데,

"맛 칼럼니스트로서 내 역할 중 하나는 대중의 관성화된 미각을 흔드는 것이다."라고 말한 소개처럼 그동안 별다른 의문이나 부정없이 먹고 즐겼던 음식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마구 던져볼 수 있었다.

이젠 하나의 트랜드가 된 먹방이라는 컨텐츠는 누구나 쉽게 보고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아마 나왔다하면 눈을 뗄 수 없는 프로그램들이 참 많을 것이다.

이젠 1인 미디어까지 열기를 더해 인플루언서들의 먹방도 한몫했고.

나는 유명한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버들은 찾아서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긴 하나 사실 많이 보진 않아서 누가 얼마나 유명하고 어떤 프로그램이 핫한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황교익이라는 맛 칼럼니스트는 분명 기억이 나는데 그런 그가 대한민국 음식과 기억, 추억, 역사를 어떻게 연결해서 신화로 풀어내는지 읽어봤다.

 

 

 

치느님 치느님 맛없는 치느님

-많이 주어진 음식이 왜 맛있을까

-한국인이 치킨을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국인 개개인이 저마다의 독립된 기호를 바탕으로 치킨 맛을 판단하는 결과이고, 그 낱낱의 기호가 결합을 이루어 '한국인은 치킨을 좋아한다'는 집단의 기호를 형성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참으로 순박한 일이다. 집단이 처해 있는 먹을거리 확보 사정이 개개인의 기호를 결정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인간 집단이 어떤 음식을 맛있다고 생각할 것인지 판단하는 데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 중 하나가 '집단의 구성원에게 넉넉하게 주어질 수 있는 음식인가' 하는 것이다. 인간은 그 소속 집단에게 많이 주어진 음식을 맛있다고 생각하게 되어 있다. 이는 인간의 욕구와 관련이 있다.

-'많이 주어진'이라는 조건은 그 집단이 처한 자연과 사회, 경제적 여건 등에 의해 결정된다.

-세계에서 가장 맛없는 닭으로 튀겨지는 치킨

-"떡볶이 맛없어요."

"치킨 맛없어요."

이 말을 한 5년 넘게 하였다. 내가 처음 한 대중 강연의 제목이 "당신의 미각을 믿지 마세요"였다. 맛 칼럼니스트로서의 내 역할 중 하나는 대중의 관성화된 미각을 흔드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것도 내 일이지만 그런 일은 다른 분들도 많이 하고 있으니 나는 '관성화된 미각 흔들기'에 집중하였다.

한국의 소울 푸드하면 떠오르는 두 강자, 떡볶이와 치킨.

떡볶이는 언제 먹어도 맛있는 분식음식이고 치킨은 치느님, 치느님하면서 배달음식의 1순위 인기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어느새 프랜차이즈 떡볶이는 16,000원이 기본가이고, 치킨은 2만원 시대에 도입했다.

그런 대한민국의 음식 시장 앞에서 자신 있게 떡볶이와 치킨을 싫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난 떡볶이는 좋아하고 치킨은, 글쎄, 피자를 좋아하는 파이다.

근데 왜 사람들이 치킨에 열광하는지 그저 고기니까, 튀김이 맛있으니까, 원래 먹던 음식이니까 정도로 생각했으나 <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에서는 좀더 디테일하게 들여다보았다.

'많이 주어졌다'는 조건 하에 인간 집단에서 다같이 먹는 음식이라는 점, 그리고 집단이 처해있는 먹을거리 사정이 역으로 개개인의 기호를 결정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국의 치킨이 실제로 더 맛이 없어도 치킨! 치킨!을 외친다는 거다.

치킨을 안 좋아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쳐다보는 이 사회에서 이런 문화가 숨겨져 있었다니.

이젠 좀 더 자연스럽게, 그리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신기한 눈초리를 보내며 "나는 치킨 별로인데"를 외치는 사람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언제 어디서든 똑같은 비빔밥을 먹게 된 까닭

-스스로 맥도날드화된 비빔밥

-비빔밥을 궁중음식이라 주장하는 이들이 존재하며, 이들 탓에 비빔밥이 고착 현상을 보여 결국은 단 한 종류의 비빔밥으로 전국 통일을 이루어가고 있어 그 안타까움에 이러는 것이다.

-여러 재료를 밥 위에 동그랗게 둘러서 내는 고착인데, 이걸 두고 오방색에 맞추니 어쩌니 한다. 이 구성을 따르니 비빔밥의 계절성은 버려졌고 식당마다의 개성도 잃었다.

-한국의 슬로푸드라고 내세우는 비빔밥이 프랜차이즈 사업과는 무관하게 스스로 맥도날드화한 것이다. 조선의 궁중음식이고 전통이니 이걸 지켜야 한다고 너무 깊게 고집한 탓이다.

전주에 가서 직접 먹어본 비빔밥.

조금 비싼 감은 없지 않아 있지만 (시중에서 식당에서 파는 비빔밥과 비교하여)

비빔밥에 들어간 다양한 식재료들, 그리고 끊임없이 나오는 밑반찬들의 향연에 수긍하며 맛있게 먹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비빔밥은 구글에 치면 나오는 바로 그 사진이 맞다.

하지만 역시 비빔밥도 지역마다, 계절마다, 사람마다 다 다르게 먹는 음식이라는 것을 짚고 넘어갔다.

한식의 세계화가 결국 비빔밥의 맥도날드화를 만들었다는 발상이 새로웠다.

무엇이 진짜인지는 독자의 몫이지만 진짜 세계화, 진짜 한국화, 진짜 K-pop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에는 치킨, 떡볶이, 떡국, 비빔밥, 냉면, 소고기, 칼국수, 그리고 천일염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음식들에 얽힌 이야기나 유래도 있고, 요즘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 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도 함께 주었다.

역시 읽으면 읽을수록 "그 음식이 왜?", "원래는 어떻게 먹었다고?" 등등 질문들이 쏟아지는데 그래서 진짜인지 가짜인지, 사실인지 허구인지, 무엇을 믿을지는 역시 다시한번 말하지만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그만큼 음식과 문화, 그리고 더 넓게는 신화가 되는 커버리지에 또 한번 놀라며, 음식에 대한 순수한 관심으로 돌아가본다.

*이 글은 지식너머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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