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손민지 지음 / 디귿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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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기. 생각만 해도 숨이 가쁘고 힘들고 귀찮은 행위였는데, 책을 읽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당장 달리러 나가고 싶진 않지만, 나중에 운동을 시작하려고 할 때 달리기가 생각날 것 같다.

 달리기를 통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튼튼해지는 작가님의 모습을 책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별것 아닌 일처럼 보이는 달리기는 그 이면에 많은 걸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책이었다.



돌이켜보면 주저앉은 사람이 마땅히 향해야 할 곳은 동네 트랙 위가 맞다. 그런 사람이 헬스장이나 요가원을 찾아보고 등록하기는 힘들다. (11쪽)

 공감한다. 무기력을 극복하는 조언으로 운동을 추천하는 사람이 많은데, 운동하기까지의 과정조차 너무 버겁다.



달리기의 영역에서만은 잘하지 못하더라도 내일은 한 걸음 더 디딜 수 있다는 희망이 헛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달리기의 논리 앞에서는 재능이라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러니 나 자신을 조금 덜 의심하길, 다양한 무언가를 그냥 쭉 해나가길. (61쪽)

 작가님의 내면이 단단해진 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달리기하며 마주한 한계를 극복한 방법을 일상에서도 적용하시는 모습이 멋졌다.



달리기 전의 두려움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실제로 한 발짝 내딛고 보는 것뿐이었다. 내 몸에는 긴 시간 수많은 망설임에 저항했던 몸의 움직임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82쪽)

 몸에 쌓인 수많은 망설임 때문에 저항하는 몸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서 슬펐다. 막상 해보면 별일 아닐 걸 아는데, 너무나 많이 망설여서 그게 습관이 되어버린 나머지 무슨 일이든 시작을 못 한다.



그러나 체력 없는 삶의 문제점은 단순히 몸의 피로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인간관계의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어느 관계에서든 일정량 이상의 에너지가 소모된다면 미련 없이 정리해버렸다. (100쪽)

 체력이 안 좋고 항상 피곤하니까 모든 일이 귀찮게 느껴진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감정 소모가 커져 버리면 정리하는 쪽을 택하는 작가님의 예전 모습이 지금 내 모습과 겹쳐서 놀랐다.



감상

 달리기를 통해 변하는 작가님의 인생을 마주할 때마다 내가 왜인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체력이 떨어질 때마다 예민해져서 체력의 중요성을 알고 있긴 했는데, 이렇게 다른 사람의 모습을 통해 또 배웠다. 체력관리에 신경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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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없는 동물원 - 수의사가 꿈꾸는 모두를 위한 공간
김정호 지음, 안지예 그림 / Mid(엠아이디)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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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은 동물을 관람하기 위한 공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생각을 바꿔주는 책이었다. 작가가 동물원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며 미래의 동물원의 모습이 어렴풋이 상상되었다.

동물들의 서식지가 잘 보존되어 동물원에 동물이 한 마리도 없는 날이 오길 바란다.


계기

 인간이 동물을 보고 싶을 때, 사파리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는데 문득 이게 너무 기이하게 느껴졌다. 보고 싶다고 그들의 서식지를 침범할 권한이 주어지는 게 아닌데 우리는 너무 당연하게 침범한다. 작가는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서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궁금하다.



오래 산다는 이유로 참 많은 것을 봤을 거북이들이다. 이곳 거북이의 앞 껍질 간격이 벌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선인장을 먹기 위해서도 있지만, 그 간격의 빈틈을 헤집고 공격할 포식자도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인류가 이 거북이들을 위협하는 포식자가 되었다. (36쪽)

 허공의 약속을 서로 믿을 수 있다는 이유로 우리는 참 많은 것을 갈취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 심지어는 같은 인간조차 위협하는 인류의 종말은 뭘까. 이 종은 애초에 다른 종들과 공생할 생각 없이 모든 걸 독차지하길 원하는데 이 탐욕의 끝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무섭기도 하다.



이유야 어떻든 동물사 밖을 나온 하니는 자유로웠지만 어디로 가야 할 지를 몰랐다. 동물원에서 태어난 하니처럼 동물원에는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들이 대부분이다. (49쪽)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도 야생의 본능에 따라 상처를 보이는 걸 극도로 꺼리거나 높은 곳에서 본능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인간의 본능은 무엇일까. 우리에게 무슨 조치를 취했을 때 우리의 본능이 가장 두려워할지 궁금하다. 교도소를 떠올리면 자유를 제한하는 게 우리 본능을 억누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데 거기서도 또다시 사회가 형성되는 걸 보면 우리의 본능은 결속일까. 인간 개체 각각이 단절되고 고립되는 게 지구를 위한 길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헛웃음이 들었다.



최근 환경부의 정책도 멸종위기종의 증식과 보호보다 서식지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164쪽)

 되게 의외다. 내 생각보다 더 정책의 방향이 바른쪽으로 가고 있어서 놀랐다. 서식지 관리가 잘되어 인공수정 같은 종 보존을 위한 노력이 무의미한 날이 왔으면 한다.



동물원의 동물은 문명에 길들여진 존재지만 야생의 생리와 본능을 가지고 있다. (170쪽)

 동물들이 야생의 본능을 따르는 모습이 계속 나오는 걸 보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인간이 서식지를 작살내고 개체를 멸종에 이르게 해놓고는 이제야 선심 쓰듯 종 보존을 해준다고 한다. 어처구니없는 현장이다. 물론 멸종에 이르게 한 사람과 종 보존을 해주는 사람이 다른 부류라는 걸 알지만 이게 동물 입장에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감상
 내가 흔히 생각했던 동물원과 작가가 일하는 청주동물원은 아주 달랐다. 동물을 애정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나에게 투영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동물원은 무조건 나쁘고 사라져야 하는 공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야생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의 공간,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들에게 야생이 되어주는 공간이라면 지금 우리 사회에 충분히 필요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야생 동물의 서식지가 잘 보존되어 긍정적인 의미의 동물원조차 더는 무의미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
 작가는 야생으로 동물을 돌려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백수가 되는 게 작가의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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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계성 성격장애입니다
민지 지음, 임현성 그림 / 뜰book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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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계성 성격장애라는 단어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가장 큰 혐오는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세상이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어디 가서 말하기조차 껄끄러운 병은 환자의 입을 통째로 틀어막아 버린다. 이 책은 그런 세상을 향해 비명을 지른다. 여기 아픈 내가 있다고, 혹시 당신도 아픈 거면 우리 같이 비명을 지르자고.


안타깝게도 그날을 내가 기억하는 한 태어나 처음으로 성추행을 당한 날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일들은 서른을 넘긴 해를 살아오는 동안 부단히도 많이 일어나곤 했다. (45쪽)

성 관련 피해를 당하면 내가 잘못해서 그런 일이 일어난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쉽게 어디에 털어놓지 못하고 신고는 생각도 못 해본다. 가해자가 버젓이 있는데 왜 피해자가 가해자를 자처하는 이런 일이 흔하게 일어나는 건지 화가 난다. '피해자다움'이라는 틀 속에 피해자를 억지로 구겨 넣은 사람들 모두가 피해자의 입을 막은 2차 가해자다.



그는 아직도 바짓가랑이 사이를 주물럭거리며 어린 소녀들의 꽁무니를 쫓아다니고 있을까. (73쪽)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이 그러지 못한 결과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은 피해자들이 병원에 다닌다.



문득문득 생각한다.

나라는 존재가 있기는 한 걸까.

직장을 다니고, 밥을 먹고, 대화를 하고, 잠을 자는 몸뚱이는 있는데, 어째서 나는 나를 인지할 수 없을까. (159쪽)

나도 가끔 이런 생각을 해서 작가님도 같은 생각을 하시는 게 신기했다. 분명 일상은 내가 이루는 행위들로 차 있는데, 그 속에 진짜 내가 있는 건지 있다면 다는 그냥 움직이는 기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건지. 이런 생각이 가끔 든다.



아프다고, 나 아프다고, 나는 상처받았으며, 

그 상처를 준 사람은 누구인지에 대해 소리쳐야 한다.

죽음은 잠시 미뤄 둬도 괜찮다. (192쪽)

죽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느끼며 최선을 다해 사세요. 같은 진부한 위로가 아닌 '죽음을 잠시 미뤄라'는 작가의 위로가 와닿았다. 나를 죽음의 문턱까지 이끈 존재들의 비참한 최후를 위해서라도 나는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 그런데, 근데 만약에 나를 죽음 앞으로 끌고 간 게 나 자신 같으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 나는 무엇을 명분 삼아 죽음을 미뤄야 할까.



진절머리 나도록 아팠던 과거의 나를 직시하며 울지 않은 날보다 우는 날이 더 잦았다. 그러나 내가 살아온 삶을 돌이켜 글로써 내리며 조금 더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으며, 치유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에필로그' 중)

이 글을 쓰는 과정을 치유로 인식한 것. 그 자체로 이미 작가님은 봉오리를 가졌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꽃이 핀 모습도 괜찮겠지만 봉오리 그 자체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꽃봉오리는 피지 않아도 이미 그 자체로 충분히 멋있다.




감상

 누군가의 인생 중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골라 마주할 수 있는 책이다. 너무 슬픈 건 인생 대부분이 고통의 순간이었다는 것이다.작가는 미성년자 때, 어른들 때문에 받은 상처가 너무 많았다. 읽는 내내 한숨이 절로 나왔고 무기력한 기분을 느꼈다. 타인인 내가 이 정도면 실제로 그 일들을 겪고 버텨냈어야 하는 작가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감히 내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책을 읽은 지 한참이 지나도 쉽사리 서평을 쓸 수가 없었다. 여러 복잡한 감정이 들었는데, 이 감정들을 어떻게 글로 담아내야 할 지 도무지 알 수 없어서 자판을 칠 수 없었다. 책의 집필 과정에서 자신을 스스로 객관적으로 돌아보며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에필로그에 쓴 작가의 글을 보고 '정말 그럴까?'란 의문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게 책장을 덮은 지 이주가 지났고 이제는 그 뜻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상처를 마주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고 그 용기를 기꺼이 낸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갈 힘도 함께 얻을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작가님은 치유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서평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책을 들춰보지 못했다. 유독 이 책이 나에게 힘겨웠던 이유는 아마 작가님이 적으신 생각 중 몇몇 생각이 뇌리에 박혀 떠나지 않아서인 것 같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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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 - 완벽한 제로 웨이스트는 아닐지라도
전민진 지음, 김잔듸 사진 / 비타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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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나오는 분들은 누군가의 눈엔 완벽한 환경운동가가 아닐 수도 있다. (물론 내 눈엔 더없이 훌륭한 분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상태였고, 그걸 발판삼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나 하나쯤 한다고 세상이 달라질까? 라는 생각에 '내가 사는 인생, 내가 걷는 길은 바뀐다'는 확신을 준 책이다.



고품종 커피일수록 일교차가 큰 곳에서 자라기 때문에 재배지의 고도는 높아진다. 문제는 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 애써 일군 농장을 두고 또 다른 농장을 개발해야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38쪽)

지구온난화와 커피가 연관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기온 상승이 우리 생활 곳곳에 침투해있는 게 무서웠다.



그리고 슬로건도 정했다. 'It's not a big deal.' 말 그대로 별것 아니었다. 다회용기를 대여하고, 쓰고, 세척하면 되는 간단한 솔루션. (88쪽)

별일을 별것 아닌 것으로, 복잡한 걸 간단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좋다.



"화가 많이 났었죠. 분노도 해봤고요. 근데 저희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하고 되물으면 그렇지 않거든요. 지금 이렇게 활동하고 있지만 지난날에 저는 무언가를 많이 사고 버리면서 살아왔고, 또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완벽할 수도 없고요." (125쪽)

자신을 성찰한 계기를 원동력으로 앞으로 나가는 자세가 멋있다.



의지와 상관없이 자꾸만 대안적인 삶, 대안적인 요리에 관심이 간다는 그는 먹을 게 넘치는 세상에서 잊히고 있는 먹는 행위 본연의 가치, 그 기쁨을 되살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215쪽)

요즘 입맛이 없어서 먹는 행위 본연의 가치와 그 기쁨을 진심으로 느끼고 싶은 사람중 한 명이다. 배가 고파서 아무 생각 없이 냉동실에 있는 도시락을 돌려먹고 배가 고플 땐 밥 먹는 게 귀찮아 군것질거리로 때운다. 셰프님이 보면 기겁하실 일상이겠다ㅋㅋㅋㅋㅋ



"개인의 선택은 물론 존중해야 하지만 고기를 먹을 권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고기를 먹는 행위는 많은 사람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환경, 공중보건, 깨끗한 환경을 누릴 권리 같은 것들을 침해하는 셈이니까요." (229쪽)

생각지 못했던 발상이다. 육식을 줄여야 하는 이유로 비윤리적인 축산업만 떠올렸는데, 그 과정에서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도 피해를 본다. 물론 육식을 즐기는 사람은 그 피해자가 될 확률이 극히 낮다. 그래서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가 선택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남이지고 있다.



감상

#곽재원 #트래쉬버스터즈

일회용품 없는 축제 ㄱㄴ? ㅆㄱㄴ!

화려한 축제와 다량의 쓰레기는 어쩔 수 없는 상관관계라고 생각했다. 축제와 다회용기가 공존 가능할까...? 란 생각을 단번에 깨부숴준 기업이었다. 특히 축제에서 더 나아가 장례식장, 배달음식 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하려는 대표님의 마인드가 멋있었다. 다회용품 사용이 당연시되는 사회가 빨리 올 것 같단 생각이 문득 들었다.


#김용규 #문수정 #오션카인드

바다에서 쓰레기 줍기... 나만 줍는다고 뭐가 달라질까?

한없이 넓은 바다에서 쓰레기를 줍다 보면 현타가 자주 올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내가 줍는다고 이 쓰레기가 달라질까? 사람들은 왜 여기에 쓰레기를 버릴까? 근데 이 쓰레기 중에 내가 버린 건 정말 없는 걸까? 나의 끝은 항상 약간의 분노와 많은 무기력이다. 이 분들이 나와 달랐던 점은 이 무기력을 발판 삼아 이 일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었다. 두 분의 자세가 너무 멋있다.


#신소영 #마하키친

스페인 요리도 낯선 소재인데 거기에 비건이라니! 대단한 도전이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 제시해주신 '토르티야 데 파파타스'는 감자, 양파, 달걀, 현미유, 소금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요리라 조만간 꼭 도전해 보고 싶다. 생각만 해도 맛있을 것 같다.


#최경주 #한성원 #까페여름

요즘 보기 힘든 공동체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챕터였다. 골목의 식당들이 카페 주인의 취지에 공감해 일회용품 없이 물건을 살 수 있는 상점을 운영하는 #유어보틀위크 가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나도 꼭 방문해 보고 싶다.


#이하린 #전은지 #위켄드랩

우유, 가구가 되다.

버려지는 여러 원료를 볼 때마다, 저걸 살릴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만하고 그냥 넘겨버렸다. 그런데 이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고 심지어 제품이 사용 가능하단 사실이 놀라웠다. 세상에 안되는 건 없구나! 라는 말이 떠올랐다. 우유뿐만 아니라 더 많은 원재료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싶어 하시는 대표님들의 열정이 나에게까지 와닿았다. 계획하시는 일들이 꼭 잘되셨으면 좋겠다.


 한 분 한 분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일상생활에서 실천 가능한 꿀팁들을 제공해주는 부분이 좋았다. 애정하는 공간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쓰레기 줍기,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스페인 요리 레시피 등등. 생활 속에서 당장 실천해보고 싶은 욕구가 뿜뿜 생기는 제안들이었다.

 또한 기업 대표님들이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더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너무 많은 걸 해보고 싶어서 걱정이라는 그들의 열정에 감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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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승무원 - 서비스와 안전 사이, 아슬했던 비행의 기록들 어쩌다 시리즈 1
김연실 지음 / 언제나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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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구역의 도른자, 똘끼 충만한 어느 승무원의 파란만장 성장 일기'라고 책 뒷면에 쓰여 있었는데, 이 문장이 책을 대변할 수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고정관념 속 승무원의 모습을 깨버리는 작가님의 능청스러움에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조금 더 친밀감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어디서 뭘 해도 잘하실 것 같은 작가님의 앞으로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예전에 일하던 항공사에서 후쿠오카로 비행을 가는데, 손님이 화장실에서 자살한 사건이 하나 있었어." 일본에서는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죽을수록 좋은 곳에 간다는 미신적인 이유로, 하늘에서 죽고자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한다. 

-'화장실에서는 제발 볼일만!' 중 일부-

 세상에는 정말 별일이 다 있구나...



"으이구! 다른 항공사 비행기 타셨으면 지금보다 30만 원은 더 내셔야 돼! 선생님, 30만 원 더 내고 타서 맥주 두 개, 커피 두 개 공짜로 드실래, 30만 원 싸게 타고 13,000원 내고 맥주 두 개, 커피 한 개 드실래? 13,000원 내는 게 훨씬 낫지!" 안녕하세요. '김능청'입니다. 게다가 비유는 또 왜 이렇게 찰떡이야. 누가 들어도 매우 그럴듯한 논리였다. 

-'나는야 오늘의 판매왕' 중 일부-

 앜ㅋㅋㅋㅋㅋㅋ 승무원들의 서비스를 떠올리면 입꼬리가 적당히 올라간 미소와 나긋나긋한 말투가 떠올랐는데 이런 서비스는 처음 봤다! 작가님 정말 서비스업이랑 찰떡이신 듯하다. 너무 능청스럽게 잘 대처하신다.



"그렇게 잘나셨으면 연실 씨가 매니저를 하세요." "잘난 척은 다 하더니, 막상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네요?" 이런 말들이 비수처럼 마음에 꽂혀 집으로 가는 길에도 차마 지하철을 못 타고 화장실에서 엉엉 울다가 화장을 고쳐야 했고, 터덜터덜 걷다가도 누군가에게 싱긋 미소지어야만 했다. 

-'잊지 못할 그 노래' 중 일부-

 헐... 진심 내가 다 상처다... 말을 이딴 식으로 밖에 못 하는지... 이런 상황에서 마음 놓고 울 곳 하나 없는 현실이 더 슬프다ㅠㅠ



이렇게 누가 봐도 불합리한 상황인데, 왜 승무원한테 따로 응대하라고 하는 건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승무원까지 지시가 내려오기 전에 회사 차원에서 해결해줘야 하는 일 아닌가?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라더니!'-

 완전 공감한다. 서비스직이라고 무조건 손님 말을 다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다. 억지를 부리면 회사나 상급자 측에서 막아줘야 하는데 그걸 밑에 있는 직원들에게 떠넘겨 버린다. 직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사과를 하고 진상은 의기양양해지는 꼴이 보기 싫다.



그런데! 그 상황을 지켜보던 옆 좌석의 중년 남자 승객이 갑자기 좌석 벨트를 슬며시 푸는 게 아닌가. 그러고는, "아가씨, 나도 해줘, 나도." ㅅ…. 이럴 때는 정말 욕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손이 없는 건지 뇌가 없는 건지' 중 일부-
 우웩ㅠ 소제목이랑 찰떡인 일화다. 뇌가 없다에 한 표.


 비행을 하며 승무원으로서 난처할 때가 바로 이처럼 안전과 서비스 사이의 기로에 놓일 때다. 서비스나 승객의 기분을 우선해 후속 응대를 하지 않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안전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에 괴로울 것이다. 반대로 이번처럼 단호한 대응이 가능했던 것은 안전을 위하는 내 뜻을 함께해주는 이들이 내 뒤에 있었기 때문이다.
 -'공포의 리튬 배터리' 중 일부-
 승무원은 비행기에서 손님의 안전을 책임질 의무도 있는데, 외적인 것에 가려져 그런 부분이 많이 드러나지 않는 현실이 아쉽다. 단호하게 대처한 작가님이 대단하시고 그 뒤를 함께 해준 동료분들도 대단하시다.


감상
 서비스직의 끝판왕인 승무원이 힘들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일화로 세세하게 만나보니 상상을 초월하는 사람과 일들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능청스럽게 진상들을 잘 헤쳐나가시는 작가님의 모습을 보면서 웃음이 나왔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이었고,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승무원은 '하늘에서 안전을 책임지는 직업'이라는 사실이 다시금 와닿았다. 보이는 곳에서뿐만 아니라 안 보이는 곳에서도 하고 있는 일들이 많았다.
 비행기를 타면서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 잘 이해가 안 되는 일들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작가님이 이야기로 잘 풀어주셔서 이해가 됐다. 하늘은 생각보다 더 많이 위험한 곳이고 그래서 안전을 위한 규칙들도 꼼꼼하고 세세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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