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난장이 미짓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다산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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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성장소설의 대가 팀 보울러, 스타시커, 스쿼시, 프로즌 파이어, 블러드 차일드를 읽었고 초기작인 꼬마 난장이 미짓을 읽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그에게 카네기 메달을 안겨준 리버 보이다.

 

완전하게 원하고 완전하게 믿고
완전하게 그리면 모든 게 이루어진다.

 

시크릿, 꿈꾸는 다락방이란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핵심어와 닮아서 이와 유사한 이야기겠거니 했다.
난장이 미짓이 어떤 일을 희망하기에 의문의 요트 제작자 할아버지 미라클맨이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을까? 문제는 좋은 일에만 통용되는 원리가 아니라 미짓의 형을 미워하는 마음을 작동하면 나쁜 일도 일어난다는 것이다.

 

난산으로 미짓이 태어남과 동시에 엄마를 잃어버린 형 셉은 뛰어난 요트 선수이다. 아버지나 다른 사람들이 보는 곳에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천사의 얼굴을 하는 형이지만, 캄캄밤중만 되면 미짓의 방으로 들어와 온갖 악담을 퍼부어며 미짓을 죽이려 하는 두 얼굴의 악마같은 존재로 미짓을 발작하게 만든다.

 

엄마를 잃어버린 슬픔이 큰 것은 알겠는데 설마 피를 나눈 형이 동생에게 사악한 짓을 일삼을 수 있을까 싶은 의아심이 들 정도다. 난장이에다 수시로 발작을 하는 미짓이 요트를 갖고 싶어하고 대회에 참가하기를 희망한다니 모두들 정상으로 받아들일 리가 만무하다.

 

매일 도망치다시피 요트 제작장으로 찾아가 자신이 갖고 싶은 요트를 지켜본다. 작업에 진척이 없더니 어느날 미라클맨이란 의문의 할아버지가 요트 작업을 하며 미짓에게 마법의 주문을 일러준다.

 

완전하게 원하고 완전하게 믿고
완전하게 그리면 모든 게 이루어진다.

 

믿음 반, 의심반으로 간절히 원한 것이 하늘에 닿았는지 미라클맨의 유산으로 오매불망 갖고 싶던 요트를 소유하게 되고 경주에 참가해 셉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버린다.

형제간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형과 같은 악한 기운에 사로잡힌 미짓~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게 되고 급기야 셉이 큰 부상을 입게 된다.

 

세상에 한명만 살아 남을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간절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미라클맨의 주문대로의 실천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선한 일에만 사용할 일이다.

미짓의 선택에 한동안 어리둥절했지만 그것이 사랑이요 용서임을 받아들이고 나니 눈시울이 붉어진다.
형과 동생은 가까운 사이기도 하지만 부모란 존재를 앗아가는 동생이 미워 죽겠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들 한두 자락이 있듯이, 동생의 탄생이 엄마의 죽음의 원인이 되었다면~ 아버지란 왜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이런 지경에 이르게 했을까?

 

꿈을 이루었지만 그 꿈으로 인해 또 하나의 불행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그 꿈을 포기할 수 있을까?

악마와 같은 존재인 형을 용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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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길 1 - 노몬한의 조선인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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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버지의 길과 유사한 형식의 소설, 아름다운 집(손석춘글, 들녘펴냄)을 읽은 기억이 난다. 사실이라서 더 충격이고 가슴 아프게 다가오던 그 느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을 짓고 싶었던 혁명가의 이야기가 나의 가슴을 울렸다.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아야 했던 그 수난사의 한 가운데에 서야만 했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독일군 포로 잡힌 조선인 사진 한컷, 작가가 취재차 만났던 탈북 노인의 입에서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된다.


사실이라 하기엔 너무나 잔인한 운명!

그 시대엔 주인공과 같은 잔혹한 수난을 겪은 사람들이 한 둘이랴. 조국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 것이다. 가족을 위해 민족을 팔아먹은 부자, 자신의 영달을 위해 천황의 개가 되었던 스기타중위, 돈을 벌 수 있다는 꼬임에 빠져 일본군에 자원한 짜보, 형을 대신해 끌려운 영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입영을 선택한 정대, 뇌물을 받아먹어 결원이 생겨 스기타에게 구타를 당하고 끌려온 아버지 길수~

 

조국을 빼앗겨 버린 백성들에게 운명이란 사나운 파도는  평범한 일상마저도 앗아가 버린다. 아이와 함께 피리를 불며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을 부르지 못하게 하고, 꽃밭에 앉아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 메기 같이 앉아서 놀던 곳이란 노래도 연인이 함께 부르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살아 남기를 소망하기보다 죽지 않기를 소망한다던 하루코가 짜보에게 들려준 말처럼 그들이 죽지 않고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제각각이었지만 일제 강점기 우리 조부모, 부모님들도 말씀은 아니하셔도 . 이야기를 들려준 노인처럼 우리 부모님도 그렇게 아픈 상처를 삭이며 모진 세월을 건너온 것은 아니었을까?


"큰 파도가 오면 아버지가 어떻게 해주지?"
"번쩍 들어줘요"
"그래, 큰 파도가 오면 아빠가 널 번쩍 들어줄 거야. 그러니 겁내지 마."
건우는 다시 내려가서 씩씩하게 파도와 맞서는 놀이를 즐겼다. 22쪽
 
-큰 파도가 오면 아버지가 어떻게 해주지?
-번쩍 들어줘요.
-그래, 큰 파도가 오면 아빠가 널 번쩍 들어줄 거야. 그러니 겁내지 마.
겁이 났다. 아빠도 피할 수 없는 큰 파도가 아빠를 집어 삼켰을지도 모른다. 건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아빠는 언제 오시나요?"
"모르겠구나. 다만 꼭 돌아오신다고 약속하셨어. 아저씨한테 그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하셨단다. 미리 말하지 못하고 떠나 정말 미안하다는 말도 전해 달라고 부탁하셨어. 아버지는 돌아오실 거다."
그 말은 불안으로 요동치던 건우의 마음에 한 줌의 위안으로 남았다. 59쪽


아들의 생일 선물로 피리를 만들어 주마던 아버지의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한 그 마음이 아리다. 아버지는 큰 파도가 오면 번쩍 들어 올려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존재, 아버지에게 아들은 모든 것이었다.

독립운동을 위해 집을 떠난 아내와 아들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려는 남편의 마음~
가족이 먼저냐, 조국이 먼저냐! 갈림길에서 대부분 내 식구, 내 새끼가 먼저란 생각을 우리네는 먼저 하게 된다.
양세봉 대장이 결혼을 허락하면서 태중 아이가 조선의 미래다, 조선의 미래를 소중하게 보호하는 것이 독립운동보다 먼저라는 말처럼, 선택의 갈림길에서 얼마나 많은 고뇌를 해야 할 것인가? 모성보다 부성이 강할까?

 

아버지는 아들과의 약속을 끝내 지킬 수 있을까? 아버지와 헤어진 아들은 어떻게 지낼까?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아무 탈없이 자라야 할텐데~ 아들의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2권도 바로 읽지 않고는 궁금해서 미치게 만든다. 어떻게 탈출해서 노르망디까지 가게 되는지, 아버지는 돌아와서 약속을 지키는지..

 

이 책을 읽으니 이 노래가 떠오른다. 다시는 조국을 빼앗겨서는 아니된다. 진정 좋은 나라라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끝까지 책임져야 하고 일제로부터 피해를 당한 모든 이들의 보상금을 제대로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이름도 없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무명 독립군 1인의 후손이라도 더 찾아내고 지금도 이국땅에서 살아가는 그 후손들을 국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훈이 확인됨에도 보상하지 않는 일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일제가 한반도의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뉴라이트 사관을 '도적이 집에 들어 내쫓기었는데 훗날 공권력의 힘으로 도척을 몰아내고 보니 그 도척이 집을 자신이 살기 좋게 잘 꾸몄다고 정말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겠냐는 사학자의 일갈이 맴돈다.


호흡이 빨라지는 간결한 문체, 사실적인 묘사로 중학생인 아이에겐 아직 읽히지 말자는 아내의 말을 거부하고 아들들에게 바로 읽히고 싶다. 단 하나 정말일까 월화와 조우하는 길수, 명선아씨와 한 부대에 있게 되는 정대의 사연이 작가의 상상력의 소산이라 하드라도 이런 비극을 겪게 만든 일제는 우리 민족에겐 불구대천의 원수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천황의 개노릇을 한 그 모든 작자들에게도 역사의 심판이 준엄하게 내려져야 한다. 그것이 후손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나 역시 큰 파도가 오면 아들을 번쩍 들어 올려주는 아버지, 아들과의 약속은 하늘이 무너져도 지키려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

 

강제규 감독이 영화로 제작중인 마이 웨이, 그리고 다른 작가의 소설로도 노르망디상륙작전 당시 사진으로 남은 조선인 포로의 사연이 소개된다고 하니 이래저래 아주 오랬동안 우리 가슴을 쿵쾅거리게 할 것 같다.

 


어머니 말씀
 

아들아 내가 너만했을 때
비누 공장의 여공이었다
우리는 열심히 일을해서
일본만 좋은 일 시켜줬단다
우리네 원료로 만든 물건이
우리 손으로 만든 물건이
우리것 아니라 저 바다건너
침략자 일본놈 것이었단다

우리는 모든 것을 빼앗겼단다
나중에 가진 것이 없으니까
마지막 하나 남은 몸뚱아리
그것마저 뺐겼단다 빼았겼단다

 

(후렴)

건너마을 구두쇠 막내 아들
나와 혼인해서 함꼐 살자던 그 총각은
죽어서 돌아오고
울 오빠는 끌려가서 소식도 없다

어느날 순사가 공장에 와서
친구들을 모두다 끌고갔단다
돈많이 벌거라며 끌고가서는
전쟁터에의 군대창녀 만들었단다

우리는 해방됬다
자유얻었다
그러나 친구들은 오지 않앗따
아버지는 오빠를 기다리다가
그 이듬해 홧병으로 돌아가셨다.

 

(후렴)
아들아 네가 커서 어른이 되면
남의 침략 받지 않는 나라 만들고
배고파 우는 사람 없게 하여라
추위에 떠는 사람 없게 하여라
 

노래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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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3무경영
하지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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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자산총액 77,349억원, 계열회사 78개로 재계순위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그룹에 이어 5위다. IMF 이후 수많은 대기업들이 사라진 가운데 1967년 롯데제과 창립이후 40년 이상 내실을 갖춘 기업을 유지하고 있다.

 

이 책은 다국적 컨설턴트기업 헤이코리아의 대표이사인 저자가 컨설팅을 하면서 롯데그룹의 잘 알려지지 않은 성공 노하우를 조목조목 소개하고 있다. 성공의 이면에 실패와 문제가 없을 수 없으나 주로 성공한 이력을 면면히 소개하고 있다.

 

롯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소비재, 서비스중심의 기업, 구두쇠기업(20세기 PC가 업무에 도입될 당시 다인 1PC 사용, 업그레이드에 인색하다는 것을 지인에게 들은 바 있다.)이요 현금 동원력이 아주 뛰어난 기업,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 기업규모에 비해서 국가경제 기여도가 낮은 기업, 일본에서 성공한 기업이요 세무조사를 하면 철수도 불사한다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통해 롯데를 알아왔다면

 

21세기의 롯데는 내가 상상하던 이상으로 국내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유통, 서비스 전문기업으로서의 위상이 드높고 어떤 영역에서는 국내 성장률을 상회하는 것은 물론이요 영업점 수도 훨씬 많다는 것, 서비스 노하우, 유통 노하우를 수출하는 경지에 올라 국내 탑을 넘어, 아시아 탑, 글로벌 탑을 향해 순항중이란 것을 이 책은 알려준다.


박정희대통령의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방위산업체 진출 제의를 거절하고 국민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소비재 산업에 진출, 껌이라면 역시 롯데껌이라고 할 정도로 풍선껌으로 출발하여 오늘의 성공을 이룬 롯데그룹의 비결을

 

저자는 롯데그룹의 성공 요체를 성장의 한계가 없고, 도전에 국경을 두지 않으며, 파벌·지역색이 없다는 3無 경영을 들고 있다.

롯데란 브랜드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는 샤롯데에서 비롯되었는데, 청순하고 아름다운 이미지의 소녀로 달콤한 사랑을 연상케 하는데, 신격회 회장은 풍선껌이 가져다주는 달콤함과 더불어 달콤함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는 기업이 되자는 의미에서 작명을 하였다고 한다.
롯데의 로고의 3가지 L字는 사랑(Love), 풍요로운 삶(Life), 자유(Liberty)를 뜻하며, 롯데가 돈 버는 기업보다 풍요로운 삶을 꿈꿀 수 있는 아름다운 기업이 되기를 소망한다.

 

롯데월드의 주인은 누구예요?란 학생의 질문에 '롯데월드는 여러분의 것'이라고 대답하는 직원을 보유한 기업, 고객의 소리를 크게 듣는 기업은 서비스 업종의 기본이나 그 기본이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롯데의 성공 비결을 면면히 들여다보면 어렵지 않는 기본에서 출발하며 성공 기업의 노하우를 소개하는 여러 책자들에서 익히 들었던 내용들이라 식상하다 싶지만 그것이 기본이니 일러 무엇하리요.

 

인터넷쇼핑 전문회사 자포스의 사례에 깜짝 놀랐다. 고객에게 선택 가능한 수의 상품을 배송하여 하나를 선택하게 하고 나머지를 반품케하는 정책과 반품비용을 100% 회사가 부담한다는 정책과 롯데닷컴이 반품시 환불 먼저 정책을 시행시 99%의 고객은 반품약속을 지켰다는 통계로 미루어 보건대 우리는 1%의 악의의 이용자를 제어하기 위해 99%의 선량한 고객을 불편하게 하는데 너무나 익숙해 있다는 것에 크게 놀랐다.

 

장보기 운동을 펼치는 CEO, 문제해결을 위한 5Why가 생활화된 기업, 직급 정년이 없는 회사, 회사를 폐업해도 다른 자리를 마련해주는 회사, 피인수 기업의 직원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회사, 콜라의 쏘는 맛이 약하다는 고객의 클레임에 캔 콜라를 제공하고 중국 관광객의 면세점 구입 물품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출국장까지 쫓아가는 직원 개개인의 열정과 책임의식에서 롯데의 저력을 발견하게 된다. 도요타, 캐논의 성공 노하우를 따라하는데 그치지 않고 롯데화 시켜 오히려 배워가게 만드는 힘이 롯데의 성공 요체가 아닐까 싶다.

 

서울에 건설되는 123층의 제2롯데월드, 부산의 롯데월드를 위시하여 아시아의 스카이 라인을 장식하려는 롯데의 꿈은 실로 크다. 언제나 좋은 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 안보를 해치는 고층건물 건축, 롯데호텔 노조탄압, 롯데월드 임대매장 임차인들과 계약 해지문제 등도 우리가 눈여겨 볼 대목이 아닐까 싶다.

우량기업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요구하고 있으며 롯데 역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 이 책에서는 소개하지 않았지만 임직원들에게 한국사 능력 검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이채롭다.

 

'우리가 팔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질문하지 마라. 그보다 고객이 구입하려는 것은 무엇인가를 질문하라'라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제대로 실천하는 임직원들이 롯데를 이끌어간다면 롯데의 성공은 이제부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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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별로 배우는 통합형 세계사 교과서 1 통합형 세계사 교과서 1
알렉스 울프 지음, 김민수 옮김 / 빅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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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역사가와 역사적 사실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작용의 연속적인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학창시절 필독서였던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 카(E. H. Carr)가 내린 역사의 정의다. 그런데 최근 역사에서 가치를 빼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로 과거사를 해석하려는 사관이 등장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일제시대가 한반도의 근대화에 기였했다는둥, 민주주의가 아니라 자유 민주주의, 유신독재가 경제 근대화에 이바지 했으므로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측면만 보자는 둥..

교과과정 개편으로 수능에서 선택과목으로, 행정. 외무고시에서 한국사가 없어졌다가 한국사능력검정 자격시험 인증제로 변경되는 둥, 이런 대접을 해서는 안되는 과목이 바로 역사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역사는 암기과목인가 이해과목인가? 교과서와 많은 참고도서를 함께 읽은 학생이라면 어느 누구보다 역사 공부가 재미있을테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암기 위주로 공부하다보니 재미없고 고리타분한 과목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전국의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방문하면 고사리같은 손으로 인솔자의 설명을 필기하는 아이들의 눈망울에서 희망의 싹을 보게 된다.

 

이 책은 영국의 학자가 쓴 책을 번역한 2권 중의 한권으로 동서양의 시대사를 통시적으로 두루 섭렵하여 종래 교과서에선 보기 힘든 문명을 두루 소개하고 있다. 아프리카에도 고대문명이 있었다는 사실을 내가 본 교과서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긴 해도 서술이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의 역사는 주변부에 머물러 있어 아쉽다. 더구나 우리 역사를 언급하는 대목에선 한국, 북한이란 현대사 용어가 과거사를 설명하는데 자주 눈에 띄고, 오역이나 오기도 눈에 보여 좋은 느낌보다는 좋지 않은 인상을 준 책이다.

 

다양한 사진, 간략간략한 설명을 하고 있지만 큼직큼직한 전쟁 위주로 주마간산격으로 소개하다보니 제대로 된 이해와 인식을 하긴 부족하고 어떤 점에선 우리 교과과정에 맞는 통합형 역사교과서라 하긴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하지 않았나 싶다. 마치 연표를 좀 더 상세하게 읽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과거의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고 과거사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 것, 통합의 효과, 현대사를 바라보는 인식의 힘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닐까?

 

수많은 전쟁, 유목민의 이동을 통하여 문명의 파괴도 있었지만 문화의 전파, 새로운 문화의 탄생, 기술의 발달로 오늘을 만들었다면 세계화도 소수 문화, 문명의 파괴가 아니라 문화다양성이 보존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직립보행을 하고 도구를 만들고 문화,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여 지구를 지배하는 종이 된 인류,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역사들, 아이들과 함께 동서양의 문명을 두루 섭렵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책이다.

 

바로잡아야 하는 것들.
기원전 5세기에 양사오(仰韶) 문화가 탄생했고, 기원전 4세기 말엽에는 룽산(龍山)인들이 중국 북부에 등장했다. 몇 가지 고고학 증거로 볼 때 기원전 3세게의 하왕조가 중국 최초의 왕조였다는 전설이 사실일 가능성도 있지만,   87쪽

 

이 시기 중국은 남쪽으로는 오늘날의 티넷, 북쪽으로는 베트남 북부와 북한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174쪽

 

1170년 쿠데타가 일어나 군주제가 무너졌고, 한국엔 한동안 통치자가 없는 공백상태가 이어지다가 1196년 최씨 가문이 쿠데타로 권력을 잡았다. 2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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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사회학 에세이 - 구정화 교수가 들려주는 교실 밖 세상 이야기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구정화 지음 / 해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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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문항에 예/아니오로 답하세요

  • 일이나 직업은 그 중요도의 차이가 있다.
  • 사회적으로 유능한 일에는 훈련 과정에서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원하고 장려해야 한다.
  • 일에 따른 유인책은 일의 중요도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 차등 분배가 개인의 능력 개발과 사회 발전에 공헌할 것이다. 

만약에 예를 더 많이 선택했다면 당신은 기능론자에 가깝고, 아니오에 대한 선택이 더 많다면 갈등론자에 더 가깝다. 이러한 생각이 더 모이면 사회 불평등은 피할 수 없는 것인지 아닌지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게 될 것이다. 146~147쪽

 

FTA,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통해 이익을 보는 라인에 서지 못하는 직장인의 눈으로 이 질문에 예를 많이 던지고 있지만  책을 모두 읽고 나니 나는 기능론자가 아니라 갈등론자로 사회를 바라보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기능론자와 갈등론자를 가르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노동자 연봉의 수백배의 연봉을 당연시하는 문화가 조성되는 지금! 아니오라고 선택한 질문은 고작 마지막 질문에 불과하니.. 나의 생각은 아무래도 대한민국이란 풍토아래서 알게 모르게 세뇌당해 불구의 사고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경인교대 구정화교수가 들려주는 교실밖 세상 이야기 -청소년을 위한 사회학 에세이는 읽는 흐름은 막힘이 없지만 이해도의 측면에선 조금은 어렵지 않았나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교 시절 암기과목으로 배운 사회문화니, 정치경제니 하는 공부를 한 나를 기준으로 한다면.

중고교시절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을 부모님에게 이야기 하거나 아이들이 내게도 말한다면 '어린 것이 별걸 다 신경을 쓰고 있네.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지청구를 들었거나 잔소릴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대학시절에도 사회문제를 부모님과 대화를 하면 언제나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란 말씀을 더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난다.

학교란 무엇인가? 학교는 왜 다녀야 하는가?란 질문을 먼저 던져야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달라진 교육제도하 자기주도적이고 논술이나 구술, 토론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밝힐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게 다가올 것 같다.

 

학교란 갈등론자의 입장으로 보면 분명히 사회순응적인 기능인을 양성하는 제도요 지배이데롤러기를 주입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학교는 상급 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지식을 배양하는 기관의 속성이 강하다. 성적순 경쟁! 인성교육보다는 지식교육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자신의 성찰이나 사고로 사회나 역사, 문화를 판단하는 능력이나 지혜보다는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목적으로 학교를 다닌다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을까. 왜 학원을 다녀야 하는지, 왜 입시경쟁에 휘말려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학생이 대부분 아닐까?

부모된 입장으로도 그렇게 아이들을 혹독하게 내몰고 있어 하루에 4~5개 이상의 학원을 전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아이들의 성적은 아이들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의 결과물인가? 누구라도 열심히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는가? 어제 뉴스를 보니 모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이 한 학기를 남겨두고 등록금 부담과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자살을 했다고 한다. 이런 문제 역시 개인의 문제로만 봐도 좋은가?

아이들에게 이런 어두운 면을 미리 가르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대다수 부모의 생각이요, 교육자들의 생각이 아닐까? 부모라 할지라도 이 책이 말하는 이론지식이 없이 피상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아이들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하기도 궁색한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쉬운 주제부터 함께 토론을 하고 문제점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올바른 독서법이란 생각도 든다. 아이에게 들려주니 처음 접하는 주제라 낯설어하고 뒷자리로 밀어버리고 다른 책을 집어든다.

 

책은 사회와 개인, 문화, 사회적 다름, 사회제도,사회변동, 사회학자가 바라보는 세상이란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론 파트는 다소 어렵게 다가오지만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접하고 느끼고 직접 대면했던 상황들이 대부분인 주제를 기반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부연설명을 곁들인 책이라 함께 읽는다면 풍부한 대화거리를 만들 수 있다.

 

학원엔 왜 다녀야 하는가? 다른 아이돌 그룹의 팬클럽 친구들이 다른 풍선을 들고 왜 싸우는가? 10억을 준다면 인터넷이나 휴대폰 없이 사는 것을 선택할 수 있을까, 다문화가정의 문제, 지구는 정말 평평할까? 성적이 아이 자신의 능력과 노력 덕일까? 부모님의 경제력의 도움을 받아서 이룬 것인가? 무상급식을 왜 주장하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까? 복지를 확대하면 정말로 근로의욕을 감퇴시킬까? 스포츠에서 조직력이 중요할까? 개인의 능력이 중요할까?

 

즉흥적으로 답을 쉽게 할 수도 있지만 사회구조적인 측면을 고려하고 왜 그런 상황이 발생하는지 문제점을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사회학자들의 이론이란 잣대를 공부하지 않고서는 편협하고 그때그때 다른 답을 내놓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부모 세대의 학창시절과 달리 인터넷의 발달로 아이들 역시 어른들이 보는 뉴스를 접하고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뿐만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이 사회와 세계의 흐름을 파악하고 장단점을 자신의 시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자연현상과 달리 사회현상은 인간의 가치판단, 의미등이 개입되어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결과들이 도출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떤 이론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사회현상은 물론이고 나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 한번쯤은 왜라고 질문을 하고 그것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사회학적인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나와, 가족, 우리 사회, 그리고 세계를 읽어 낼 수 있는 눈이 있다면 남보다 더 좋은 선택을 할 수도 있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성숙한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학교 안에서의 일이든 학교 밖 세상 일이든 아이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나 그에 대한 사고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의 배양을 위해 사회학적인 지식을 쌓아야 한다. 교과서 중심의 공부를 하기보다 다양한 참고도서를 두루 읽는다면 사회나 역사과목이 암기과목이 아니라 이해과목이 될 것이며 인생을 살아가는데 아주 좋은 선생님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

오늘 당장 아이들에게 '너 왜 학원(학교)에 다녀야 하지?' '다른 사람과 경쟁해서 이기면 정말로 행복할까?란 질문을 던져봐야 겠다. 어떤 답을 들을 지 자못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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