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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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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도 대박이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도대체 뭘 먹어서 이렇게 글을 잘 쓰는 걸까?
2010년 6월에 출간된 <빅 픽처>때부터 시작해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2014년 11월 현재까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믿고 보는 작가’ 목록에 더글라스 케네디가 있다. 나는 <빅 픽처> 광팬이라 솔직히 아직까지는.. 더글라스 케네디가 <빅 픽처>를 능가하는 작품을 쓰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기도 한데..
이번 책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내 기대치를 적어도 80~90% 이상 충족시켜 주는 것 같다. 오 마이갓 이러다 조만간 빅 픽처보다 더 어마 무시한 대작이 나오는 건 아닐까 다시금 나를 ‘더글라스 케네디 바라기’로 주저 앉혀버린 이번 책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어떤 책이냐면..
아! 책소개에 앞서 제목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이 무슨 뜻인지를 몰라서 검색해봤던 내용부터 그대로 옮겨 본다.
[ state of the union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이라는 명칭은 미국 헌법 2조 3항이 '대통령이 때때로(
from time to time) 연방의 상태(
state of the union)에 관한 정보를 의회에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에서 유래했다. 1790년 1월 8일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상하 양원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하기 시작하면서 매년 1월 초 국정연설은 미국 정치의 관행이 되었다. 하지만 3대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은 이런 연설 방식이 제왕적이라고 생각해 서면으로 대체했고 이후 112년 동안 국정연설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정연설을 부활시킨 것은 1913년 우드로 윌슨(
Woodrow Wilson) 제28대 대통령이다.
-출처 : NAVER 지식백과 / 시사상식 사전
그러니까 state of the union 연방의 상태라느니 국정연설문이라느니 하는 제목은 책 내용이랑은 그닥 상관없다고 보면 되고, 다만 원서 제목을 그대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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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동안 헌신해온 결혼생활의 결과 한나는 존경받는 교사, 남편은 의사, 아들은 변호사, 딸은 펀드매니저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겉모습은 안정적인 가정이지만 여전히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남편, 잘못된 종교적 신념에 경도돼 매사에 배타적인 아들, 의존적인 사랑에 집착하는 딸은 한나를 끝없이 불안하게 한다. 유부남과의 실연에 절망한 딸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30년 전 단 한 번의 외도가 상대 남자의 책을 통해 공개되면서 황색 저널리즘의 무자비한 공격을 받게 된 한나의 삶은 다시 위기의 격랑 속으로 휩쓸려 든다.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 더글라스 케네디 :p 책소개 중에서
이번 책<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서는 여자사람. 한나 버컨이 주인공이다.
한나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엄청나게 유명한 (대학교수) 아빠와 히스테릭한 (화가) 엄마 사이에 태어난 외동딸이고.
대학 재학 중에 만난 의대생 댄 (의사)과 결혼해 현재까지 34년간 모범적이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있으며 (변호사) 아들 제프리와 (펀드 매니저) 딸 리지를 두었고 본인 역시 존경받는 현직 교사다.
이렇게 가족 구성원의 직업만 슬쩍 보더라도.. 누가 봐도 부러워할 성공한 고학력 중산층 배경인데.
이런 설정을 해놓고 더글라스 케네디는 어쩜 이런 글을 쓸 수가 있는지.. 헐 대박,
책 읽는 사람을, 주인공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저 밑바닥까지 내몰았다가 이제 숨 좀 돌릴 만해지면 또 폭풍처럼 휘몰아 붙여 거의 600쪽에 가까운 이 두꺼운 책을 순식간에 다 읽게 만든다. 심지어 나는 이 책 읽는 동안 남편 외할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상갓집에서 밤을 새는 와중에 틈틈이 가방 속에 숨겨 두고 몰래몰래 읽었는데.. 장례식장에서 엉엉 울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화장실 같은데 몰래 박혀서 책 좀 읽고 오면 안 될까 잠깐 고민하기도 했다는 건 쉿!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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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책은 같은 딸로서 아내로서, 같은 여자로서 어찌나 한나에게 감정이입이 되던지. 하마터면 더글라스 케네디가 여자인 줄 아는 독자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여자 심리도 너무 묘사를 잘 했고, 여자 마음 대변해주는 문장들도 너무 많아서, 이번에도 폭풍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여가며 미친 듯이 다 읽었다. 역시 더글라스 케네디!! 님 좀짱인듯!!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ㅣ 더글라스 케네디 ㅣ 2014.11.07 ㅣ 584쪽 ㅣ 영미 소설 ㅣ ★★★★☆
리뷰 요약
: 믿고 보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간. 극 중 인물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밑바닥까지 내몰았다가 이제 숨 좀 돌릴
만해지면 또다시 폭풍처럼 휘몰아 붙이는 미친 글발로 600쪽에 가까운 두꺼운 이 책을 순식간에 다 읽게 만든다. 이번 소설은 특히 30~ 40대
기혼 남녀가 공감할 내용을 담고 있어 그야말로 폭풍공감하며 읽었다.
나는 부모의 관심을 얻고 내가 진지한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우선 매일 밤 10시까지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다. 영문학 강의를 들으려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19세기 소설의 걸작들’을 열독했다. 디킨스, 새커리, 호손, 멜빌, 조지 엘리엇 등이 쓴 소설들을 거의 다 읽었다. 그 무렵 나를 매료시킨 소설은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이었다. 마지가 말했다. "<보바리 부인>은 너무 우울한 느낌이 들어." "그게 바로 포인트잖아. 우울한 느낌이 드는 건 그 소설이 지극히 현실적이기 때문이야." "엠마 보바리가 멍청한 짓을 벌이는 게 현실적이란 말이야? 엠마는 바보야. 한심한 남자와 결혼하고, 역겨운 동네로 이사해 자기 자신을 침대 매트리스로 취급하는 군인에게 몸을 던지다니 말도 안 돼." "내가 보기에는 바로 그 점이 현실적이라는 거야. ‘인간은 왜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인생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로 사랑을 선택하는가?’라는 게 <보바리 부인>이 던지는 메시지니까."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 더글라스 케네디 :p 12
"제프리가 내 등에 토했어." 마지는 제프리가 토한 토사물을 미처 닦지도 못한 채 요람에 넣어두었다. 나는 잔뜩 겁에 질린 제프리를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제프리는 곧 내 몸에도 토했고, 인생이 절망의 구렁텅이라고 외치듯 크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나야말로 인생이 절망의 구렁텅이였다. 30분 뒤, 제프리는 가까스로 다시 잠들었다. 마지와 나는 주방에서 담배를 피웠다. "내가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하면 오늘 아침 일을 떠올려줘." "내가 이 미친 짓을 또 하겠다고 하면 너도 그렇게 해줘." "그때는 내가 네 몸에 토할게."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 더글라스 케네디 :p 76
오후 내내 방에서 나가지 않고, 캐롤 실즈의 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캐롤 실즈의 소설은 평범한 여자들의 삶을 아주 특별하게 그리고 있었다. 평범 속의 비범이라고 할까? 내가 학생들에게 제안하는 토론 주제들 역시 그런 것이었다. 타인의 삶을 ‘평범하다’고 폄훼하면 안 되는 이유, 아무리 평범한 삶이라도 각각의 인생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소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표면적으로는 평탄해 보이는 삶이라도 깊은 속내를 들여다보면 복잡한 모순으로 가득 차 있기 마련 아니겠는가? 우리가 아무리 삶을 큰 부침 없이 평온하게 만들기 위해 애써도 결국 혼돈으로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바로 그것이 인간의 숙명 아니겠는가? 아무리 회피하고 싶어도 결국 마주할 수밖에 없는 혼돈의 삶, 그것은 바로 죽음에 대한 반작용으로 기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 더글라스 케네디 :p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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