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보면 포도 장사 하는 줄 알겠네. jpg
아빠 엄마 우리 집에 다녀가는 날은 우리집 냉장고 가득 차는 날 ㅋㅋㅋ
손도 크신 우리 아빠! 무슨 포도를 이리 많이 사 오셨을까? ㅋㅋ
“헐! 대박!! 아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ㅋㅋ 뭔 포도를 이렇게나 많이 사왔어?”
ㅋㅋㅋㅋㅋㅋ 쫑알쫑알 잔소리를 늘어놓았더니, 그 옆에서 엄마는 또 신 나게 잔소리를 보태신다.
“아니, 민정아, 안 그렇냐 포도를 5박스 샀으면, 당연히 3박스가 엄마꺼 아니겠냐? 그런데 결코 딸네집에 3박스를 줘야 한단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밥해 주고 빨래해주는 마누라가 우선 아이가???” ㅋㅋ
“그러게 엄마 말이 맞네, 당연히 엄마가 3박스지!! 나는 나중에 아빠 더 늙어도 엄마처럼 아빠 밥해주고 그래 못해준대이~”
엄마랑 나랑 ㅋㅋ 주고받고 만담을 나누고 있으니 ㅋㅋㅋ 두 여자의 잔소리만큼 씽긋이 웃으시는 우리 아빠, ㅋㅋㅋ
안 그래도 포도 좋아하는 딸은 지난 주말 e마트 장 보면서 머루 포도 3kg 벌써 냉장고에 충전해 놨구만 ㅋ ㅋㅋ
암튼 아빠 덕분에 딸은 포도 원 없이 먹게 생겼네;;; ㅋㅋㅋ ㅋㅋ ㅋㅋㅋㅋ
지난번에는 일하다 지나는 길에 들르셨다며 아빠 혼자 다녀가셨었는데, TV에서 파프리카 몸에 좋단 얘길 듣고 막 오셨는지 ㅋㅋ
색색깔 파프리카를 동네 마트에서 싹 휩쓸어 우리 집에 다 갖다 주고 가시더니 ㅋㅋ
(결국 너무 많아서 다 먹지도 못하고 몇 개는 썩어 버려야 했지만 유유)
암튼 울 아빠 진짜 짱!이심 ㅋㅋ
△ 정말정말 정말 달다 머루포도.jpg
나 진짜 요즘 철드는 걸까?
어릴 땐 그렇게 아빠가 밉고 싫더니 요즘은 아빠 생각만 하면 괜히 짠하고, 싫고 미웠던 기억은 생각도 잘 안 나는데, 좋았던 기억이 자꾸자꾸 떠오른다 ㅋㅋ
어제는 포도 값 대신으로 아빠가 보실만한 책들 좀 두둑하게 챙겨 드렸는데..
엄마 아빠 오신다고 바삐 집 치우고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ㅋㅋ 사진을 못 찍었다. ㅋㅋ
알라딘 중간박스 정도에 가득 담아드렸는데 ㅋㅋ 몇 권인지도 안 세어 보고 그냥 드렸네 ㅋㅋㅋ
안 적어 놓으면 내 책 리스트 빵꾸 나는데;; ㅋㅋㅋㅋ
일단 기억나는 책만이라도 메모해보자.
1.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2. 격과 치 3. 걱정도 습관이다
4. 장자처럼 살라 5. 하루 6시간 앉아있는 사람은 일찍 죽는다 6. 논어
7. 3초 만에 행복해지는 명언 테라피 8. 사랑할 것
그리고... 갑자기 아빠 생각하니까 급! 읽고 싶어지는 책!!! ㅋㅋ
벌써 작년부터 위시리스트에 들어있던 박범신 작가님 장편소설 <소금>
예쁜 책 표지 완전 밝히는 나는 표지가 진짜 예술!!!이라 갖고 싶어 위시리스트에 담았는데,
책모임 언니들도 모두 이 책 좋다고 해주셔서. 아! 소장가치 있겠구나. 나도 꼭 사야지 찜 해놓고 아직도 모셔오질 못 했다 ㅠㅠ
특히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김미현님의 추천글도 어찌나 멋진지!!!
가족이란 무엇일까. 일본의 감독이자 영화배우인 기타노 다케시는 누군가 보고 있지 않으면 몰래 내다 버리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을 뒤집으면 누군가 보고 있기에 차마 버리지는 못하는 ‘뜨거운 감자’가 바로 가족이라는 의미도 된다. 우리 인생에서 최후의 보루인 가족조차도 무조건적인 사랑의 대상으로 여전히 남아있는지 의심해 봐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박범신 작가가 등단 40주년에 펴낸 40번째 장편소설인 『소금』은 가족 때문에 가출하거나 가족을 위해 일하다가 죽은 아버지들을 위해 쓴 21세기판 ‘사부곡’이자 ‘제망부가’이다.
사모곡이나 제망매가처럼 어머니나 누이동생으로 대변되는 여성을 위해 쓴 소설이 아니라, 아버지나 남동생(아들)으로 대변되는 남성들을 위해 쓴 소설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본주의의 “빨대” 혹은 “깔때기” 노릇을 하며 가족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하지만, 단지 “통장”이나 “숙맥”, “그림자” 취급을 당하는 아버지들에 주목한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아버지이기 때문에, ‘치사한 굴욕’과 ‘쓴맛의 어둠’을 줄기차게 견뎌온 것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들에게도 아버지들이 필요했음을, 아버지들도 보통명사가 아닌 고유명사로 불렸던 ‘청춘’이자 ‘남자’였음을 뼈아프게 증언한다. 역할이나 책임만을 부여한 채 아무런 권리나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다면, “효도가 비즈니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자본주의의 종합폭력세트와 같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아버지’들을 등장시켜 작가는 완전한 가족 혹은 정상 가족에 대한 환상이나 이데올로기를 문제 삼고 있다.
♣ 소금 - 박범신 :p 김미현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추천글 중에서
내가 진짜 가부장적이고 고리타분한 이야기, 정말 딱 질색해서 우리나라 남자 작가님이 쓴 글도 절대 잘 안 읽었었고,
그런 거 가리지 않게 된 요즘도 여전히 김훈, 박범신, 조정래 선생님 글 등은 어쩐지 읽기 두려워하는 편인데,
이제는 그런 이야기도 궁금해질 나이가 되어버렸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