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가우디다 - 스페인의 뜨거운 영혼, 가우디와 함께 떠나는 건축 여행
김희곤 지음 / 오브제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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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좋은 이야기도 자랑도 아닌데 계속 이야기하게 된다.;;(ㅈㅅ) 나는 여행엔 별 취미가 없는 사람이라 여행 서적은 썩 좋아하지 않는다고. 나에게는 여행보다 더 재미있는 일이 천지삐까리라 여행에 쏟아부을 신경과 열정까지는 미안하지만 없다고.

 

그런데 내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쪽 분야에 완전 커튼을 쳐버리고 살았더니. 오마이갓, 나는 그동안 얼마나 상식 없는 인간이 되어버린 건지ㅠㅠ 이 책을 찬찬히 살펴보다가 나 완전 깜짝 놀랐다. 가우디가? 스페인의 어느 마을 이름인 줄 알았던 1인 덜덜덜;;;; ㅋㅋ

 

 

 

가우디는 지명(地名)이 아닙니다. 감히 ‘건축의 신’이라 불리울 만했던 위대한 스페인 건축가의 이름이었습니다. ㅋㅋㅋ

▲ 안토니 가우디 이코르네트 (Antoni Placid Gaudí i Cornet) 출생 1852년 6월 25일 / 사망 1926년 6월 10일 (73세)

 

 

 

 

이 책 <스페인은 가우디다>는 스페인 건축 전문가 김희곤의 신작으로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가우디의 삶을 연대순으로 따라가며 스케치해주는 가우디 평전이기도 하고, 혹시 언젠가 스페인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에게는 멋진 '가우디 투어'북이 될 만한 문화/역사기행서라고 할 수 있다.

 

 

 

 

▲ 카사 바트요의 입면.

이 웅장한 카사 바트요 사진 옆에는 이런 글이 실려 있다.

 

가우디는 시련과 열등감의 계곡을 굽이치며 열정의 폭포처럼 살았다. 그는 평범한 인간으로 태어나 노력과 열정이라는 무기를 두 손에 움켜쥐고 거친 세상을 온몸으로 조각했다. 카사 바트요는 새로운 시대 건축의 문을 활짝 연 가우디의 자서전이다. 가우디는 "자연에는 직선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되뇌며 자신의 건축물을 실험실 삼아 열정적인 모험을 지속했다. -215

 

ㅋㅋ 이건 좀 뜬금없는 소리긴 하지만. "자연에는 직선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 들었을때부터 내 머릿속엔 수평선. 수평선. 수평선이 있잖아요;; 생각뿐.;;;;ㅋㅋㅋ ㅋㅋ

 

 

 

 

▲ 성가족 대성당 탄생 파사드.

 

 

 

 

 

▲ 탄생 파사드 좌측 소망 부분. 요셉과 함께 있는 예수를 중심으로 좌로 에굽에서의 탈출 장면과 우로 무고한 어린이의 죽음 장면이 조각되어 있다.

 

역사에 길이길이 기억될 위대한 위인의 삶이란 게 다 그렇겠지만. 이 책의 주인공 가우디도 얼마나 어마무시한 사람인지! 이 책을 보는 내내 나는 정말 이보다 더 미칠 수는 없다 끝판왕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태어날 때부터 폐병과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던 병약한 아이가 오로지 건축에 대한 미친 열정으로 한낱 공방의 조수를 거쳐 위대한 건축가로 명성을 얻기까지의 과정도 너무 드라마틱 했지만, 이 책의 맨 마지막 단락 가우디의 죽음에 이르러서는 오! 어찌나 짠하던지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릴 뻔. 했는데 ㅠㅠ

 

1926년 6월 7일 월요일 5시 30분, 가우디는 시계추처럼 정확한 시간에 친구를 만나러 성가족 대성당을 나섰다. 성당을 나서면서 조수에게 "내일은 재밌는 일이 있을 거야"라며 농담을 던지며 손을 흔들었다. 투박한 손길이 황혼의 망토 자락처럼 길게 동쪽 하늘로 기울어지기가 무섭게 가우디는 바일렌 거리를 따라 그란비아 거리까지 자로 잰 듯이 걸어 내려갔다.

그 시각 30번 전차는 6시의 석양을 향하여 허겁지겁 달려오고 있었다. 며칠 전 가우디와 함께 길을 걷던 조수 마타말라가 이곳에서 발을 삐어 넘어졌다며 주의를 주었던 곳이었다. 기관사는 철로 가까이 있는 노인을 발견했으나 피할 것이라 판단하고는 전차의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

♣ 스페인은 가우디다 :p 294~295

 

 

이 뒤로 이어지는 이야기도 굉장히 영화 같은데.. 스포일러 안 되는 선으로 뚝, 끊으려니 입이 간지럽긴 하지만..;;; 참말로.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가우디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니 자동으로 “허허. 인생무상이로다.”라는 말이 뱉어지긴 했지만. 무엇보다 건축(혹은 그 무엇)에 대한 그 미친 열정만큼은 정말 너무나도 닮고 싶고 부럽고 질투가 났다. 건축에 미쳐 평생을 독신으로 살다가 초라한 행색으로 전차에 치여 세상을 마감한 가우디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스페인은 가우디다>를 다 읽고 나는 이런 일기를 썼다. 모쪼록 고집불통 늙은이는 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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