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얼마 만에 독서일기인가!

내가 매일매일 독서일기를 쓰기 시작한 이유는 어차피 책이야 매일매일 읽는 거

기왕이면 읽는데만 그치지 말고 간단하게나마 읽고 느낀 점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는데.

그냥 간단하게 ㅇㅇㅇ 책을 몇 쪽까지 읽었다. 짧게 써 놓는 것도 (월 말에 책달력 만들고 읽은 책 정리할 때 요긴하게 쓰이긴 하지만) 뭔가 내가 의도했던 바와는 살짝 다른 것 같고. 그렇다고 진지하게 뭔가 서평이랍시고 남기기엔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 것 같고.

어쨌든 이래저래. 내 마음 끌리는 대로 긁적긁적 거리다보면 나중에 뭐가 돼도 되겠지. 안 돼도 할 수 없고.

 

 

오늘 아침. 모닝책은 :D    

<연애소설 읽는 노인 - 루이스 세풀베다>

아~~~~ 나는 이 책이 정말 정말 너무 좋아서 이 책을 꼭 안고 온 방안을 도르르르 굴러다니고 싶어졌다.

이제 막 125페이지까지 읽었는데. 쪽수가 너무 적은 책이라. (총 181쪽) 한 글자 한 글자 소중하게 아껴 읽고 있는데 아아아 벌써부터 이 소설이 끝나는 게 아쉬워서 기운이 다 빠질 지경이다 ㅠㅠ

 

 

나는 글을 읽을 줄 알아.

그것은 그의 평생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이었다. 그는 글을 읽을 줄 알았다. 그는 늙음이라는 무서운 독에 대항하는 해독제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읽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읽을 것이 없었다.

:p 72

 

 

그는 여선생이 보여 주는 책들을 본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감동에 휩싸였다. 대략 50여 권을 헤아리는 책들이 선반에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었다. 그는 그날부터 그 즈음 구입한 돋보기안경을 쓰고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살펴 나가기 시작했는데, 나름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결정하기까지는 그때부터 다섯 달 정도가 흘렀다. 그사이 그는 여러 책을 보며 혼자서 생각하고 혼자서 묻고 되물었다.

그는 기하학 책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나름대로 과연 그 책이 머리를 싸매고 들여다볼 만한 책인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는 그 책 속에서 아주 긴 문장 하나를 기억했는데, 그것은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은 직각의 맞은편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따금 기분이 좋지 않을 때 혼자 중얼거리게 되는 말이자 나중에는 엘 이딜리오 주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말이 되었다. 그들에게는 기이한 욕설이나 주문처럼 들렸던 것이다. 역사에 관한 책은 마치 거짓말을 꾸며 놓은 것 같았다. 팔꿈치까지 올라가는 긴 장갑과 곡예사처럼 착 달라붙은 바지 차림에 잘 말려 올린 머리칼이 바람에 나부끼는 그런 연약한 인물들이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그런 자들은 파리 한 마리도 죽일 수 없는 존재처럼 여겨졌다. 그리하여 역사 이야기도 그가 좋아하는 책에서 제외되었다.

:p 81 ~82

 

하아!! 이 할아버지 정말 사랑스러워 미치겠다! 러브러브 ♡

 

 

 

그리고 어제 다 읽은 책은

 

<중국행 슬로보트 - 무라카미 하루키>

나는 아무리 피해보려 해도 어쩔 수 없는 하루키빠라서  중국행 슬로보트 역시 하트 눈이 되어서 열심히 읽었고.

이 책은 특히 책 마지막에 붙어있는 <작가의 말 ㅣ 내 작품을 말한다>가 특별한 선물?처럼 좋았다.

 

 

 

 

<어느 특별한 재수강 - 곽수일, 신영욱>

이 책은 엊그제인가 다 읽었는데. 뭐랄까? 중년의 자기계발 책이라 그런지?

아직 파릇파릇 젊은(응??ㅋ) 내가 읽기엔 뭔가 좀 노티 나고 촌스럽긴 했지만. 연륜에서 자연스레 묻어 나오는 지혜를 차분하게 배울 수 있는 책이었고.  

 

 

 

<식객 Ⅱ 1 : 그리움을 맛보다 - 허영만>

지난준가? 펼치자마자 나도 모르게 끝까지 다 읽고 말았던 허영만의 식객은 내 평생 진지하게 읽은 최초의 만화책?이라고 해도 될 만큼 정말 쇼킹하고 훌륭했는데. 와. 진짜. 만화책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 되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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