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1-08218-0002 by Scarlett S. Diaz on Flickr. 무라카미 하루키

사진출처 Laundrypeople님 블로그 : http://wiwe.blog.me/220026666784  

 

 

 

뒤끝 없는 사람

  

'뒤끝이 없다'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나는 뒤끝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가해자인 경우가 많다.

 

신입사원이 실수를 했다. 부장이 신입사원을 사무실 중앙의 테이블로 부르더니 큰 소리로 야단을 친다. 야단치는 내용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약이 되게 줄 수도 있을 텐데 독이 되도록 주는 것이 안타깝다. 돌아서는 그에게 부장이 한 마디 더 보탠다.

"나는 직설적이지만 뒤끝은 없어."

 

"나는 뒤끝이 없어!" 이렇게 단호하게 말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가해자들이다. 그들은 화살을 던지고 잊어버리지만 그 화살에 맞은 사람들은 오래 상처받고 아프다. 그 통증이, 그 상처가 생생하게 남아 흉터를 남긴다.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스스로 '뒤끝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자괴감까지 덤으로 얻게 되니 말이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때 그 사람의 인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똑같은 조언도 선물처럼 건네는 사람이 있고 독으로 제조하는 사람이 있다. 딱 1분만 더 생각하면 된다. 지금 내가 주려는 것은 선물 같은 조언일까, 아니면 뒤끝을 길게 남길뿐인 상처일까를.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 김미라 :p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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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심하게 뒤끝 있는 인간이라 그런지 몰라도 이 글이 너무 좋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사소한 말 한마디도 오래오래 곱씹고, 다시~ 또다시~ 떠올리기 전문이라 어떤 부분에서는 통쾌하기까지 하다.

이제부턴 어디 가서 나는 '뒤끝 없는 사람'이라며 괜한 센 척하지 말고 솔직하게, 뒤끝 있는 사람입니다. 해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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