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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맘대로 골라보는 책 읽고 싶은 방 /사진 출처 : http://ywyw9753.blog.me/220013028010
♣ 빨간책방 오프닝 |
어떤 때는 모르는 언어를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가령 히브리어나 타밀어로 쓰인 문장들을 볼 때가 그런데요, 그때 느끼는 아름다움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형태적으로 문자가 예쁜 이유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너무 멀어서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그런 언어는 너무나 요령부득이고 해독 불가라서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어떤 의미의 간섭과 내용의 개입도 없기 때문이죠. 우리가 나뭇잎을 보면서 느끼는 즐거움 역시 비슷한 거일 수도 있겠습니다. 누구도 잎사귀를 들여다보면서 잎맥의 의미를 해석하지 않죠? 그런 일에는 맹목의 즐거움과 무구한 평화 같은 게 있습니다. 말하자면 내용 없는 아름다움이라고 할까요? 꽃들 앞에서 우리는 방심합니다. 사람에 대해서도 그럴 수 있다면 어떤 갈등도 번민도 없겠죠. 하지만 같은 종에 대해서 그러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 그런 방심의 시간 맹목의 순간들을 마련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의도와 목적을 잊어버리고 마음을 방목하는 것. 소설을 읽는 일처럼 그 자체로 순수하고 즐거운 탐미의 시간. 그런 무의미에 너무 인색하지 않는 사람이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동진의 빨간 책방입니다.
♣ 이동진의 빨간책방 74회 오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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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책 본방은 벌써 빌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2부까지 끝났고, 내일이면 (2014년 6월 11일) 도리스 레싱 여사님의 <다섯 째 아이>를 다룰 차롄데 나는 이제야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2부 정리한다.
빨책통신 포스팅 할때마다.
오프닝 멘트를 몇 번씩 반복해 들으면서 한 글자 한 글자 멘트 타이핑하고, 소개됐던 책들 일일이 메모하고 나름대로 이렇게 블로그에 정리하고 하는 일이 과연 이만큼의 시간을 투자할 만큼 내게 의미가 있는 일인가? 회의감이 들기도 했는데 오늘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차피 누가 말려도 일주일에 두 세번은 다시 듣는 게 빨간책방이니;; 기왕이면 쬐끔만 더 부지런 떨어 기록까지 남기면 오히려 좋지 뭘!! 싶은거다. 여튼, 군소리 말고 하던대로 계속 해봐야 겠다는.
■ 빨책 73회 74회 「책 임자를 만나다」 코너에서 다룬 책은?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 김중혁 ㅣ 문학과지성사 ㅣ소설 ㅣ 반양장본 | 420쪽 | 188*128mm (B6)
햐 ㅠㅠ 방송을 몇 번이나 들었더니, 안그래도 책 나오자마자 당장 사고 싶었던 김중혁 작가님 신간이었는데 더더욱 읽고 싶어졌다. 더불어 함께 방송 진행해 주셨던 씨네21 이다혜 기자님의 책까지 궁금해지고 ㅠㅠ 심지어 중혁작가님이 씨네21에 연재하신다는 글은 과연 어떤 글일까?까지 궁금해졌다.
먼저 이다혜 기자님 책은 오마이갓! 책표지 완전 이쁨 ㅍ_ㅍ
책읽기 좋은 날 - 이다혜 ㅣ 책읽는수요일 ㅣ 독서에세이ㅣ반양장본 | 400쪽 | 210*140mm
출간일이 2012년이다. 그러고보니 그때도 표지 예쁘다며? 위시 리스트에 담았던것 같기도 하고;; 너무 옛날글?이면 어쩌나 살짝 노파심이 들기도 하지만 씨네21에 연재중이신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한꼭지 읽어 보니 믿어도 될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중혁 작가님이 연재 하고계시는 씨네 21 칼럼은 [김중혁의 바디무비] ▶ http://www.cine21.com/news/news_list/group/M401
■ 세리가 만난 사람에서 소개해준 책은
<만만한 집 빵> 위즈덤에서 요리책?도 나오는지 미처 몰랐는데,
이제보니 예전에 읽었던 화장품책<명품피부를 망치는 42가지 진실>도 위즈덤 스타일 책이었구나!
■ 클로징에서 읽어주신 시는
시집 <백치는 대기를 느낀다> 중에서..
봄, 기차 - 서대경 |
여기 이렇게 있는데, 등나무 벤치에 앉아 이렇게 꽃 피고 있는데 당신은 지나가요 당신의 지나감이 내는 소리로 거리가 넓게 느리게 무성해져요 당신은 여기 있는데 당신은 등나무 벤치에 누워 이렇게 하얀 안개가 되는데 자꾸만 나는 당신 곁을 지나가요 당신은 눈을 뜨고 나는 지나가고 당신은 존재로 뒤덮여요 당신의 시선은 나의 지나감을 따라 목련 핀 허공을 걸어가요 당신과 마주 잡은 손이 차가운 이데아로 식어요
지나가지 말아요, 당신이 속상이면
지나가지 말아요, 울먹이며 기차에
올라요 당신이 지나감이 일으키는 빗살을 주시했더니 검은 쥐가 그 자리에서 픽픽 쓰러졌어요, 거짓말이에요, 당신의 지나감이 얼마나 날 키웠는지, 얼마나 두들겨댔는지, 정말이지 얼마나 그 짓을 해댔는지, 거짓말이에요, 얼마나 외로웠는지, 지나가지 말아요, 당신이 속삭이면
기차는 밤이슬에 젖어요 우리는 마주보며 웃어요 샤갈 같은 밤을 통과해요 우리가 마주 보고 있다는 게 사실이야? 당신이 물으면 나는 당신의 손을 가만히 내 빰에 부비며 지나가요 다섯 시에 지나가요 자정에 지나가요 환하게 타오르는 오월의 잎사귀들, 존재들로 뒤섞이는 당신의 서늘한 눈 여섯 시에 지나가요 일곱 시에 지나가요 지나가지 말아요, 당신을 지나가요
詩. 서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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