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고 싶은 방 : 사진 출처 네이버 인테리어 이미지 검색)

  

어떤 때는 소나기나 폭우 같아서 한순간 속수무책이 되고 맙니다. 또 어떤 때는 안개비 같아서 모르는 사이에 속절이 없습니다. 다가서고 서성입니다. 뛰어오르고 질주합니다. 설렘과 떨림, 격정과 희열의 뒤에 오는 평화와 충일감, 그 사이에 무료와 권태, 유혹과 매혹, 분노와 참혹이 차례로 오기도 합니다. 어금니를 깨물고 주먹을 쥡니다. 흐느끼고 울부짖습니다. 참회하고 용서하고 혹은 눈감아버리고 그리고 다시 두근거리거나 미워하거나. 인간이 가진 감정의 목록 중에서 거의 모든 걸 실습하게 되는 것은 오직 사랑을 통해 섭니다. 거친 격류이든 그윽한 고요이든 내적인 성숙 역시 사랑이라는 사건을 통해서 일 때가 많죠.

 

논어에는 '애지욕기생'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사랑이라는 건 그를 살게끔 하는 것이다.라는 뜻이라고 하죠. 나를 좀 더 나은 존재가 되게 해주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을 내 안에서 꺼내주는 사람. 그렇게 해서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관계. 사랑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면 아마도 그런 것이겠죠.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동진의 빨간 책방입니다.

 

♣ 이동진의 빨간책방 67회 오프닝 

 

 

빨책 역사상, 최고의 낚시 방송이었던 <속죄> 1부! ㅋㅋ

67회 68회 빨간책방에서는 이언 매큐언의 속죄를 다루었는데,

<속죄> 이야기는 벌써부터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입이 간질간질 거리지만 다음 회로 미루기로 하고..  

 

 

 

■ 내가 산 책 코너에 소개된 책은? 

 

 

1. 결혼을 허하노니 마오쩌둥을 외워라 - 쉬산빈 ㅣ 역사서>중국사 ㅣ 반양장본 | 376쪽 | 210*148mm (A5) |

 

중국 제일의 문서수집가 쉬산빈, 그가 3천여 수집품 중 3백여 점을 골라 엮은 중국백년. 기존의 역사서들이 사건 중심이었다면, 이 책은 졸업장 한 장, 청첩장 한 장이란 아주 구체적인 증거로 그 사건이 속한 역사적 맥락을 짚어준다. 이 증거들은 오늘날 시각으로 봤을 땐 하나같이 희한하고 어리둥절하지만, 그것은 분명하게 존재한 중국 근현대 역사다.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결혼을 허하노니 마오쩌둥을 외뤄라? 이 책은 제목부터 나는 좀 으잉?스러웠었는데;; 

동진 작가님이 고문서 수집가 쉬산빈은 "명함에 옛 종이를 모으는 영감" 이라고 쓰고 다녔다고 하는 말을 들으니까.

아! 그런 책이겠구나 조금은 감이 오는듯.   

 

 

 

2. 좋은 유럽인 니체 - 데이비드 패럴 크렐 외 ㅣ 인문학>서양철학 ㅣ 양장본 | 476쪽 | 228*175mm |

 

니체의 집필장소를 빠짐없이 쫓아가 찍고 기록한 독특한 전기. 미국의 니체 전공 교수 데이비드 패럴 크렐과 도널드 L. 베이츠라는 사진작가가 의기투합하여 유럽 곳곳에 흩어진 니체의 집필 장소를 답사하며 그곳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다시 글로 뽑아내는 방식으로 쓰인 책이다.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으아니! 이 책은 책 디자인 예뻐서 내가 먼저 찜 해놨던 책인데,  이렇게 빨책에 소개되면 더 반갑다는!

동진 작가님도 책이 참 예쁘다고 하셨을 정도니! 구미가 당기지만 책값이 ㄷㄷ

(동진작가님은 주로 비싼 2~3만원대 책들을 좋아하시는 듯 ㅋㅋㅋ )

 

 

 

3. 사랑은 왜 아픈가 - 에바 일루즈 ㅣ 사회과학>사회사상사 ㅣ 반양장본 | 556쪽 | 218*140mm |

 

<감정 자본주의>를 파헤쳐 학계와 출판계를 놀라게 했던 그녀가 이번엔 ‘현대인의 사랑’에 관한 사회학적 고발장을 던진다. ‘사랑은 왜 아픈가?’ 혹은 ‘사랑은 왜 사랑에 빠진 사람을 아프게 만드는가?’를 다루는 이 책은 그녀의 독특한 성과물이다. ‘남녀 간의 사랑’이야말로 인간의 감정이 오롯이 표현되는 영역이므로 그 이면에 숨은 ‘사회학적 통찰’을 감행해본 것이다.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4. 맨발의 학자들 - 전제성 김형준 외 ㅣ 인문학>문화연구 ㅣ 반양장본 | 508쪽 | 217*150mm |

  

이 책에서 김형준, 홍석준, 채수홍, 이상국 등의 인류학자와 전제성, 황인원 등의 정치학자는 각각 인도네시아 이슬람 농촌 마을, 말레이시아 농촌 마을, 베트남 한인 기업과 베트남 노동자들, 태국 미얀마 국경 지역 난민촌, 인도네시아 노동조합, 말레이시아 정치 현장이라는 곳에 뛰어들어 그들과 함께 더불어 살고 부딪치면서 현지조사를 하고 박사학위를 쓰는 과정을 숨김없이 솔직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오호, 이 책도 당연히 2,3만 원짜리 책이겠지? 했는데 ㅋㅋ 이 책은 그래도 조금 저렴하네;;

인류학 연구자의 해외 지역연구에 관한 책이라는데! 오호 나는 논문 같은거 써 본적이 없어서 ㅋㅋ 이 책도 관심이 확! 가더라 ㅎㅎ

 

 

 

 

■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에디터 통신에서 소개된 책은♪

 

 

앗! <느리게 읽기>는 지난주 내가 산 책에서 소개해주셨던 책인데, 에디터 통신에도 또 등장!!

 

편집자님께서 직접 자신이 편집한 책을 소개해주는 코너인 에디터 통신은 취지는 좋은데 ;;;

나는 좀 목소리 예쁜 언니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고 있음 ㅠㅠㅠ

어떤 목소리는 너무 느려 터졌고, 어떤 목소리는 너무 가늘어 거슬리고, 어떤 목소리는 너무 빠르고;;;  

헐;; 내가 이렇게 예민한 여자였나? 싶을 정도로 어떤 에디터 통신은 정말 목소리 듣는게 너무 괴로워서 몇번이나 건너뛰기 할 때도 있고;; 나만 그런가? ㅠㅠ

 

 

 

■ 클로징에서 동진님이 읽어주신 시는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이라는 시집에서..   

 

 

무언가 부족한 저녁 - 나희덕 

 

 

여기에 앉아보고 저기에 앉아본다
컵에 물을 따르기도 하고 술을 따르기도 한다
 

누구와 있든 어디에 있든
무언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저녁이다
무언가 부족하다는 것이 마음에 드는 저녁이다
 

저녁에 대한 이 욕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교차로에서, 시장에서, 골목길에서, 도서관에서
동물원에서
오래오래 서 있고 싶은 저녁이다
 

빛이 들어왔으면,
좀더 빛이 들어왔으면., 그러나
남아 있는 음지만이 선명해지는 저녁이다
 

간절한 허기를 지닌다 한들
너무 밝은 자유는 허락받지 못한 영혼들이
파닥거리며 모여드는 저녁이다
 

시멘트 바닥에 흩어져 있는 검은 나방들,
나방들이 날아오를 때마다
눅눅한 날개 아래 붉은 겨드랑이가 보이는 저녁이다

 

무언가, 아직 오지 않는 것,
덤불 속에서 낯선 열매가 익어가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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