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망했다’라는 표현이 좋아 부침을 겪었다, 경력에 종말을 고했다, 따위의 말을 쓰지 않고 단순하게 망했다고 하니까 좀 좋아. 한국말은 솔직하고 간결한 거야. 이렇게 쓰는 젊은 사람 보기 드물어 

♣ 나는 어떻게 쓰는가 :p 16~17

 



   

 ‘남’의 문제가 제 삶에 왈칵 달려드는 때를 사람들은 간간이 겪는다. 누군가를 간절히 사랑할 때,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낼 때, 누군가 자신을 해코지할 때, 한없이 증오할 때, 사람들은 가슴이 저리거나 치가 떨리거나 심장이 북받친다. 바로 그때, 사람들은 사무치게 글이 쓰고 싶어진다. 살면서 누구나 한두 번쯤 겪는 그런 밤이면 명치에서 토악질처럼 글이 솟구쳐 오른다.
뭇 사람들은 이런 일을 평생 몇 번만 겪는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이런 일을 거의 매일 겪는다. 그들은 세상의 모든 것과 사랑하고 실연하며, 투쟁하고 갈등한다. 타자로 인해 자아가 매일 뒤흔들린다. 그들은 매일 토악질하며 글을 쓴다. 이 대목에 이르러 글은 ‘자아’를 넘어서는 ‘타자’의 문제다. 글쓰기는 타자에 대한 감응의 표현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삼라만상을 향한 감성의 더듬이를 벼려야 한다. 주변의 이웃, 그들을 엮는 관계에 민감하게 감응해야 글을 쓸 수 있다.
♣ 나는 어떻게 쓰는가 -  안수찬 :p 35



 

 

베껴 쓴 책은 <나는 어떻게 쓰는가>  

  

이 날도 어김없이 책 구경을 하다가 꼭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소중하게 위시리스트에 담았다.

우리 집에는 이 책 말고도 읽을 책이 2년, 3년 치분도 넘게 쌓여있으니;; 언제 구매해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ㅠ

어젯밤 눈을 꼭 감고 잠을 청할 때까지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이런 일을 거의 매일 겪는다.

라는 말을 몇 번이고 _ 몇 번이고 생각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이런 일을 거의 매일 겪는다니!

정말로 나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그 밤에. 미친 듯이 활활 불타올라. 좀처럼 잠도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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