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 - 다락방의 책장에서 만난 우리들의 이야기
이유경 지음 / 다시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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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독서 에세이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책은 알라딘 다락방님의 책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겠다. 총 384쪽짜리 책인데 정말이지 아껴 아껴서 읽느라 아직 220쪽 밖에 못 읽었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너무나 찰싹찰싹 달라붙어 도저히 대충 읽고 넘겨버릴 수 없는 거다. 햐아! 이런 책은 정말이지 저자와 마주 앉아 정말 정말~!! 나도 그 대목이 너무 좋았다며, 나는 주인공보다는 아무개가 더 좋았다며, 그 책은 난 완전 싫었다며……. 밤이 새도록 책 이야기 나누고 싶은 욕망이 끓어올라 미치겠는 거다.

 

 

 

제일 먼저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인 곳은 존 카첸바크의 <하트의 전쟁>이 나오는 문장이었는데..  

 

필립의 침대 옆 탁자에서 토미는 많이 읽어서 너덜너덜해진 오래된 케네스 그레이엄의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The Wind the Willows] 초판본을 발견했다. 필립의 책의 제본 면지에 헌사를 적어놓았다. 그 책은 필립이 아들에게 준 선물이었다. 헌사의 내용은 간단했다. '사랑하는 아들아. 아무리 나이를 먹고, 슬기로운 사람이 되려고 아등바등하게 되더라도, 항상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청춘의 즐거움이란다. 네게 그런 때가 오면 이 책이 그 사실을 기억하게 도와줄 거야. 너의 아홉 번째 생일이라는 경이로운 이 순간, 최고의 사랑을 전하며, 아빠가 ‥‥‥.'

토미는 그 책에서 밑줄을 그어놓은, 색이 바랜 두 단락을 발견했다. 마치 아이가 끊임없이 되풀이해 읽은 것처럼 그 부분이 닳아 있었다. 첫 번째는 '새벽녘의 피리 부는 목신'이라는 제목의 장에 있었다. '친절한 목신은 도움을 주려는 그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마지막으로 최고의 선물을 주었다. 그 선물을 바로 망각이었다. 무시무시한 기억이 머릿속에 남아 점점 커져 환희와 기쁨을 가리는 일이 없도록, 잊히지 않는 기억이 어린 동물들의 앞날을 망치지 않고, 계속해서 예전과 마찬가지로 행복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살 수 있도록 어려움을 이겨내게 해주었다 ‥‥‥.' 『 하트의 전쟁 677 ~ 678 쪽』

 

♣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 - 이유경 (다락방) :p 28

 

아아!!! “사랑하는 아들아 아무리 나이를 먹고, 슬기로운 사람이 되려고 아등바등하게 되더라도, 항상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청춘의 즐거움이란다. 네게 그런 때가 오면 이 책이 그 사실을 기억하게 도와줄거야.”이런 멋진 헌사가 적혀 있는 책 선물이라니! 이런 멋진 아빠를 둔 아들은 또 얼마나 멋진 남자로 성장하게 될는지!! 게다가 너무 많이 읽어 색이 바래고 닳아버린 책이라니! 그 장면을 혼자 상상하며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이런 책을 알게 돼서 얼마나 기쁜지!! 비록 무시무시한 두께의 압박을 주는 704쪽짜리 책이긴 하지만 『하트의 전쟁』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나도 꼭! 읽어봐야겠다며 비장한 다짐까지 했을 정도다.

 

 

   

최근에 회사 동료들에게 책을 빌려주고 있다. 그 책들에는 내가 그은 밑줄이 있다. 빌려줄 때마다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생각한다. 책장을 넘기다가 내가 그은 밑줄을 발견했을 때, 상대는 무슨 생각을 할까. 나와 같은 부분에 밑줄을 긋고 싶었을까, 혹은 대체 왜 이 문장에 밑줄을 그었는지 궁금해서 다시 한번 읽어보게 될까. 누구든 빌린 책에서 밑줄이 그어진 문장을 만난다면, 거기에 밑줄을 그은 사람과 그 감정에 대해 잠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로를 조금 더 잘 알 수 있게 될지도 모르니까.

♣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 - 이유경 (다락방) :p 30

 

뿐만 아니라 이 책에는 얼마나 멋진 책들이 많이 소개되는지 그 예쁜 문장들과 감칠맛 나는 다락방님의 에피소드를 읽어내려 가다 보면 누구나 그녀와 밤이 새도록 함께 책 이야기 나누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ps: 난 안 그래도 다락방님 서재 죽순이였는데 앞으로는 더더욱 죽순이가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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