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시골 엄마와 인문학자인 딸이 처음으로 함께 집을 짓는 과정을 담은 특별한 집짓기 이야기이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욕망이 드러나기도 하고, 상처가 건드려지기도 하고, 불안이 감지되기도 한다. 얼마에 집을 지을 수 있는지, 얼마나 예쁘게 집을 수 있는지 등의 정보는 나오지 않지만, 집을 잘 지음으로써 어떻게 삶이 의미를 되찾는지 따뜻하고 뭉클하게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는 엄마와 집을 지으면서 과거의 기억들과 만났다. 새로 집을 올리는 과정은 기억을 정화하는 과정과 통하기 때문이다. ‘살고 싶은 집’을 떠올리기 위해서는 개인의 소망을 떠올려야 하는데 개인의 소망은 상처와 닿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집짓기는 잊고 있었던 과거와 맞닥뜨리는 일이자, 자신의 숨겨진 내면을 끄집어내는 일이기도 하다.
♣ 엄마와 집짓기 - 한귀은 :p 책소개 중에서
정말 말 그대로 엄마와 집 짓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집 지을 때 드는 비용은 얼마인지? 인테리어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그런 건축용 참고서가 아니고, 가족의 이야기고, 더구나 엄마 이야기다.
“소중한 것은 모두 ‘짓는다’고 한다. 집도 짓는 것이고, 글도 짓는 것이다. 엄마와 딸이 함께 집을 짓고, 그 이야기로 다시 지은 이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고 또 부끄러웠다. 집과 글에 담긴 통찰과 식견을 배울 수 있어 행복했고, 지은이처럼 자신을 되돌아보지 못한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 구본준 건축 칼럼니스트.
정말 으리으리하고,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것만 같은 집이 아니라. 작고, 따뜻하고, 소박해서 더더욱 미치도록 부러운 집.
한강의 소설 <몽고반점>에서는 주인공이 욕조 속에서 잠드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 <모래 위에 지은 집>에서도 엄마와 아들이 욕조에 이불을 깔고 자는 장면이 나온다. 몽고반점에서 주인공은 삶이 갑갑하고 절망적인 상황이었고, <모래 위에 지은 집>에서도 욕실 바깥이 죽을 수도 있는 위협적인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욕조가 최후의 안전한 장소였던 셈이다.
♣ 엄마와 집짓기 - 한귀은 :p 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