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 전 로비스트가 알려주는 설득의 숨은 비밀
폴커 키츠 지음, 장혜경 옮김 / 예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개콘을 너무 많이 봤나? 로비스트가 너무 만만하게 보이는 거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이 책의 부제가 전 로비스트가 알려주는 설득의 숨은 비밀인데, 간 보기용으로 초반 몇 페이지를 팔랑팔랑 넘겨봤을 땐, 뭐지? 결국 다 지 자랑인가? 기분이 확 상했다. 내가 지금 톨스토이부터~ 하루키까지 읽을 책이 얼마나 잔뜩 쌓였는데 이런 소리 나 듣고 있어야 하는 건가? 하며...

그런데 대박, ㅋㅋㅋ 30페이지 50페이지 넘어가니 쭉쭉 읽히는 거다, 나름 위트도 있고, 스릴도 있고, 주워들을 만한 말도 되게 많고, 죄다 정치 얘기라서 지루할 줄 알았는데 무슨 법정 드라마? 의회 시트콤을 보고 있는 기분이랄까?





책 소개에 앞서, 도대체 뭐 하던(?) 사람인지 저자 프로필부터 살펴봐야겠다.



쾰른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뉴욕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3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세계 최고의 자연 과학 연구소인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저널리스트, 시나리오 작가, 로비스트 등으로 활약했다. 수년간 언론 분야 기업의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동안 많은 법안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심리학, 법학, 에세이, 경영학, 자기계발 등 분야를 넘나들며 다수의 책을 집필했는데, 독일을 비롯한 10여 개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 폴커 키츠 :p 저자 소개 중에서



요약해보면. 심리학과 법학을 전공했고, 작가, 수년간 언론 분야 기업의 로비스트로 활동 - 많은 법안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잠깐, 3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연구소가 있었다니 우와!! (세계 최고의 자연 과학 연구소인 막스플랑크 연구소)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유명한 법대 교수에게 소견서를 부탁했다. 기업이 국가의 의뢰로 고객의 뒤를 캐는 것이 위헌이 아닌가? 더구나 그 비용을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자동차 제조사가 국가에 무료로 경찰차를 제공하던가? 통신회사는 당연히 그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고객은 사생활 침해를 받으면서 그 침해하는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꼴이 된다. 교수는 승낙했다. 페이지 당 1,000유로였다. 양쪽 여백 넉넉하게 잡고 한 줄씩 건너뛰는 형식이었다. 20페이지에 2,000유로, 법률의견서로는 정상적인 가격이었다.

(… 중략 )

우리는 그에게 그 유명 법과대학교수의 소견서를 내밀었다. “법안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내용입니다.”우리는 당당하게 소견서의 결론을 통보했다.

“당연히 그러시겠지요.” 차관보가 냉랭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그 비싼 20페이지짜리 서류를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서류 정리함에 집어넣었다.



♣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 폴커 키츠 :p 34~35



위 구절이 내가 제일 처음 웃었던 장면이다. 유명 법대 교수의 소견서 시세까지 공개해주다니, 이 작가 되게 솔직하고 재밌는 사람이네!! 호감이 생겼다. 심지어 2,000유로가 한화로 얼만지? 환율 계산기까지 돌려보면서 말이다. (2천 유로는 288만 8,800원입니다.) 헐;; 삼백만 원 가까이하는 유명 법대 교수님 말씀도 저렇게 휴지통에 처박힐 판이라니,



사람들이 얼마나 남의 말을 안 듣는지.. 당장 나만 해도 그렇고, 애나 어른이나, 많이 배운 사람이나 적게 배운 사람이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듣고 싶은 말만 유심히 골라 듣고, 나머지 말엔 귓구멍을 쳐 막고 사는 구나. 너무나 와 닿는 거다.



상황이 이런데..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뒤 페이지로 넘어갈수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는 방법들이 하나씩 쏙쏙 제시되는데...



이성이 아니라 의지를 공략하라, 뇌는 게으르다 이것을 이용하라, 상대의 동기를 연구하고 활용하라, 상대의 자기애를 이용하라, 유령 칭찬을 하라.. 등등등. (여기서 잠깐 잡담 : 유령 칭찬을 해라 글씨 위에, 저 마크가 뭘까? 책 보는 내내 신경이 쓰였는데, 어느 순간 검은 사람, 빨간 사람이 손잡고 있는 모습으로 보여서, 오오오!! 혼자 막 흐뭇해했다는 ㅎㅎ)



특히나 저자가 심리학과 법학 두 분야에 능통하기 때문에, 토끼 두 마리를 잡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은. 심리학 서적도 되었다가, 유능한 로비스트의 비법 전수서도 되었다가 한다는 게 보너스!!



심심하면 의원, 차관, 장관, 연방의회, 보자관 이야기가 나와서.. 책 읽는 동안 나도 뭐라도 좀? 되는 사람인양? 대리만족도 좀 하고, 내가 좋아하는 심리학 실험, 심리학 용어들도 많이 나와서 메모하며 읽기도 했고,



나도 나름대로는? 계발서 좀 읽는 여자라 또 또, 똑같은 소리 나 늘어놓겠지? 별 기대 없이 읽은 이 책이 의외로(?) 너무 재밌어서 당황스러울 정도였는데, 아무래도 저자의 직업적 경험이 깨알 같은 재미를 더해 줘서 그런 게 아닐까? 암튼, 기존의 설득 화술 책이랑은 딴판으로 완전 신선하고 좋았다!! 심지어 유익하기까지 해서 간만에 포스트잇 플래그도 원 없이 붙이며 참 잘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