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 먹는 밥이 더 좋다. 왜냐하면 더 탐욕스럽게, 온전히 먹는 것에만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좋아하는 것은 그래서 혼자 먹는다. 어떤 날은 배 속에 마늘을 가득 채워 통째로 구운 닭에 서늘한 맥주를, 어느 날은 비계가 매콤하게 녹아드는 돼지 불고기에 밥 많이, 또 어떤날은 생크림을 듬뿍 넣고 무쇠 팬에 구운 스콘에 싸구려 찻잎으로 독하게 끓인 마살라차이를. 나는 설거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모은 그릇들을 마음껏 늘어놓고 나 혼자만을 위한 상을 차린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서가로 간다.
식탁 위의 책들. 이 은밀한 쾌락을 완성하는 책은 정해져 있다. 낯선 손님은 나의 식탁에 초대받지 못한다. 수십 번도 아닌 수백 번 읽어서 이미 외운지 오래인 책들만 올라오고, 책장이 저절로 펼쳐질 정도로 같은 곳만 계속 본다. 좋아하는 음식을 좋아하는 그릇에 담아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먹는다. 세상에 이보다 안전한 쾌락이 있을까.
♣ 내 식탁위의 책들 - 정은지 :p 6~ 7
오, 마이갓! 책 표지만 보고서는 말랑말랑한 일본 소설인가? 했었는데
문득, 이 어여쁜 표지 속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까 궁금해져 미리보기를 눌러봤더니.
독서에세이 였구나! 그것도 스펙 빵빵하고 얼굴까지 미인인 작가님에, 심지어 책 평점도 되게 높다!
우씨. 갑자기 스스로 급 초라해지긴하지만; 2014년 새해 첫 책지름 장바구니 속엔 이 책이 꼭 끼워져 있을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