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의 개성과 장인정신을 가진 바리스타가 있고, 상냥하고 커피에 대해서 이것저것 정보도 자세히 알려주는 종업원이 있으며, 빈티지하면서도 따뜻한 인테리어에, 커피 맛이 일품, 디저트 케이크까지 예술인 카페라면, 가보고 싶지 않은가? 문만 들어서면 뭐라 말할 수 없는 은은하고 고소한 커피향에 젖게 되고, 사이드 메뉴도 딱 두세 가지만 있어서 전문성이 느껴지고, 정확히 자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각자 개성이 있는, 그러나 편안한 의자들이 있는 카페.

 

사실 이런 카페는 이제 흔하다. 그러면 여기에 더해서 물물교환이 있는 카페라면 어떤가? 카페에는 일상생활용품에서부터 출처를 알 수 없는 요상한 물건들까지 계통 없이 늘어서 있다. 그중에 마음에 딱 잡히는 것을 집어들면 된다. 그리고 자기 물건 중 하나를 내놓는 것이다. 물건이 없으면 노래나 연주로도 교환이 가능하다. 어떤 손님은 자기 ‘이야기’를 가지고 다른 물건으로 바꿔가기도 한다.

 

영화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에 나오는 카페다. 사람들은 이 카페에 오면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것과 바꿀 수 있다. 기타와 목마를 바꾸기도 하고, 하수구를 수리해주는 일과 요리책이 교환되기도 한다. 물건이 없으면 재능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 확실히 탈 자본주의적이다. 돈이 사용가치를 넘어 교환가치, 상징가치까지 갖추게 된 자본주의에서 물물교환은 전근대적, 반자본주의적인 시스템이다. 그런 반역의 행위가 타이페이 카페에서 이루어진다. 물론 백퍼센트 그렇지는 않다. 커피와 디저트 케이크는 돈으로 계산 되니까.

 

모든 순간의 인문학 - 한귀은 :p 135

 

 

근사한 분위기와 친절한 종업원, 맛있는 커피와 케이크, 그리고 물물교환이 있는 카페라니!!!  

게다가 이 물물교환 시스템이라는 건 또 어찌나 씽크빅 돋는지!! 일상 용품부터 출처를 알 수 없는 요상한 물건들이 늘어서 있는 그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집고 그 대신 자신이 가진 물건 중 하나를 내놓는다. 물건이 없으면 노래나 연주로도 교환이 가능하고, 자기 이야기를 가지고 다른 물건으로 바꿔가기도 한다. 오!!!!!! 세상에!! 어쩜?? 이렇게 멋진 카페를 생각해 낼 수 있었을까? 어디지??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어졌다! 그런데 아... 안타깝게도 영화 속 카페란다 ㅠㅠ 너무 아쉬워서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라는? 영화라도 꼭 보고 싶어지지 않나?  

 

 

 

 

 

그리고  또 하나의 카페가 있다. 

아니 여기는 카페가 아니라 술집이라 해야 하나? 무튼, 이름부터 아름다운 ‘물속의 달’이라는 펍이다.

 

 

  

‘물속의 달’이라는 펍이 있다. 이 펍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언제나 조용해서 대화를 나누기가 좋다. 모든 손님들은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자기’라고 부른다. 오빠나 언니가 아니라 ‘자기’다. 바텐더가 아무에게나 오빠니 언니니 하는 바는 대개 막가는 분위기라서 불쾌해진다. 아스피린과 우표도 팔며, 정찬을 먹을 수는 없지만 스낵 카운터가 있어서 언제나 소시지 샌드위치나 홍합, 치즈, 피클, 비스킷 등을 먹을 수 있다. 위층에서는 든든한 점심을 먹을 수 있다. 이 집 점심이 특히 마음에 드는 건 흑상맥주가 딸려 나오기 때문이다.

 

조지 오웰의 글 <물속의 달>에 나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물속의 달’은 실제로 있었던 펍이 아니라 조지 오웰이 상상해낸, 그러니까 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 펍이었다.  조지 오웰에게는 혼자서 맥주와 함께 점심을 음미할 수 있고, 혼자 와도 친한 바텐더와 소근거릴 수 있고, 여럿이 와도 조용히 대화할 수 있고, 약국에 가지 않아도 아스피린을 약 같지 않게 삼킬 수 있고, 우체국이라는 관공서에 가지 않아도 편지를 써서 낭만적으로 우표지 붙일 수 있는 펍이 필요했던 것이다.

‘물속의 달’은 한마디로 다목적 복합 감성공간이다. 나는 이 모든 것이 조지 오웰이 고독을 즐기는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펍이 제공하는 고독 속에서 작품을 구상하거나 혹은 작품의 세계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는 했을 것이다.

 

모든 순간의 인문학 - 한귀은 :p 156~157

 

 

 

 

물물교환 카페 vs ‘물속의 달’ 두 개의 멋진 장소가 한 책 속에 들어 있었다니!!

무심코 책 노트를 뒤적거리다가 물속의 달 펍 대목을 보고 오.. 이 비슷한? 멋진 카페가 나오는 책을 분명 읽었었는데.. 무슨 책이었더라?? 아무리 책 목록을 차근차근 되짚어봐도 도저히 생각이 안 나서 미처 버리기 직전 ㅋㅋ 물물교환 카페로 블로그 내 검색을 해봤더니 ㅋㅋㅋ 같은 책에서 봤던 내용이었긔 ㅋㅋㅋ  심지어 책 리뷰에도 저 부분 인용했었긔 ㅋㅋㅋ 에쿠 이놈에 기억력 어쩔 -_ㅜ;; 

모든 순간의 인문학 리뷰는 여기 ☞ http://pinky2833.blog.me/198559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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