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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데이즈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을 읽을 때는 늘 긴장 타며 읽게 된다. 언제 어디서 갑자기 반전이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평범한 일상 묘사조차도 이러다 갑자기 급! 물살을 타게 되겠지? 혼자서 기대 아닌 기대를 하며 김칫국부터 마셨다 김빠지기도 하고, 미처 예상치 못 했던 반전에 아! 이야기가 그렇게 돌아가는 거였군.. 뒤늦은 뒷북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클라이맥스를 지나 마지막 장에 다다르게 되는 게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을 읽는 패턴이라면 패턴이었는데..
그런데 이번 책 <파이브 데이즈>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긴장 푹 놓고 읽으면 되는(?) 그런 류의 책이다. 에잇. 반전 없는 게 반전이라니 어쩌면 김빠질 소리 같기도 하지만 반전이 없든 말든 더글라스 케네디 책은 정말 잘 읽힌다!
파이브 데이즈는 영미소설 그중에서도 로맨스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잠깐 줄거리부터 살펴보자.
로라는 영상의학과에서 일하는 베테랑 촬영 기사. 그녀는 영상의학과 학술대회에 참석했다가 보험세일즈맨 코플랜드를 만나 사랑에 빠져든다. 집을 떠나 홀로 지낸 5일간의 여정을 통해 지난 세월이 얼마나 무망했었는지 깨닫게 되고…
이 소설은 스스로 정한 테두리 안에 자신을 가두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진정 '나'는 누구이며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를 일깨운다. 탁월한 심리묘사, 중독적인 스토리, 반전의 미학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소설!
♣ 뒤표지 책 소개 중에서
나는 주인공 로라의 직업이 영상의학과 기사인 것부터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암을 제일 처음 발견하는 사람. 그동안 소설을 그렇게 많이 읽어왔지만 그중에서 영상의학과 기사가 주인공인 책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책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초반 로라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는 와, 굿닥터 돋네 싶었다가. 중반쯤엔 절친 루시와 독서 토론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북클럽 돋네 싶었다가. 다음엔 문제의 그 러브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는데 이런 스토리는 또 어찌나 아침 드라마 돋는지. 진짜 이번 책은 더글라스 케네디 아줌마가 썼다고 해도 믿을 판인데? 싶을 만큼 중년 여자(43살)의 내면 심리묘사를 실감 나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나는 로라와 엄마의 대화가 참 오래 기억에 남던데..
“엄마는 이미 더없이 많은 일을 했어요.”
“어림없는 소리! 내 인생은 보잘것없었어. 네 아버지랑 너랑 친구 몇 명을 빼고는 나를 기억해줄 사람도 없잖니? 우울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이야. 나는 메인 주 한구석에서 평생을 보냈어.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끝내 속을 알 수 없는 남자랑 결혼해 44년을 살았어. 능력이 대단히 뛰어난데도 자기 자신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딸 하나를 키웠지. 그게 내 인생의 전부야. 하나 더 있네, 더 많은 일을 했어야 한다는 후회.”
♣ 파이브 데이즈 - 더글라스 케네디 :p 127
아ㅠㅠ 적어도 로라 엄마처럼 후회로 인생의 후반을 보내지는 말아야 할 텐데.. 저 대화가 어찌나 내 이야기처럼 가슴에 와 닿던지.. 그래서 앗! 나도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더 많은 것들을 꿈꾸고, 시도하고, 성취하며 살아야겠구나 다짐아인 다짐도 해보고..
어찌 됐든 이름값은 하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 <파이브 데이즈>는 그동안의 소설 패턴과는 조금 다른 멜로물이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액션 스릴러를 기대했던 독자들에게는 다소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겠다는 염려도 들지만. 와! 이런 글도 잘 쓰는구나? 나는 오히려 더글라스 케네디의 색다른 면을 보게 된 거 같아 뿌듯했다. 반전 없는 이야기도 이렇게 조마조마하게 쓸 수 있다니 역시! 더글라스 케네디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