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좀벌레 한 마리가 아끼는 책을 여기저기 갉아먹습니다. 화가 나서 잡으려고 들여다보니까. 그 좀벌레가 갉아먹은 것이 이런 글자들이었습니다. 추국(秋菊) 목란(木蘭) 강리(江籬) 게거(揭車) 모두 향기로운 꽃과 풀을 가리키는 한자어들이라고 하는데요. 이소경(離騷經)이라는 책. 그 속에 수많은 글자들 중에서도 좀벌레는 향기 나는 글자만을 골라 먹은 거였습니다. 좀벌레가 기특하고 신통했습니다. 그리고 그 글자를 먹은 벌레의 머리와 수염에서도 과연 특이한 향내가 나는지 조사하고 싶어졌죠. 사람까지 사서 반나절을 찾았지만 결국 놓치고 말았는데요. 네, 책만 보는 바보라고 해서 간서치를 자처한 실학자죠. 이덕무 얘기입니다. 

말의 향기, 책의 향기, 서향이라는 표현도 있죠. 그런데 글자에도 몸 냄새 그리고 살냄새가 있는 모양입니다. 그걸 먹은 좀벌레한테선 어떨지 몰라도.  어떤 책을 통과한 우리 몸 어딘가에선 특별한 향내가 흐르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 향기들이 모여서 우리 영혼의 체취를 만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동진의 빨간 책방입니다. 

 

이동진의 빨간 책방 53회 오프닝 

 

 

 

으아! 다음 주 방송전까지는 반드시 <무진기행> (만이라도;;) 꼭, 다 읽어야지! 결심을 다지게 만드는 이동진의 빨간 책방 53회 ㅎㅎ  홀수 주에 <책 임자를 만나다> 코너는 맛보기 방송, 낚시 방송인데 이번엔;; 2부 때 온니 <무진기행>만을 다루기 위해 1부에서 <서울 1964년 겨울, 염소는 힘이 세다, 서울의 달빛 0장> 3개의 단편을 다 살펴봤다.

 

그런데 헐;;  지지난 주에 내가 무진기행 구매했을 때만 해도 민음사 버전 책값이 7,200원이었는데 ㅠㅠ

지금은 무려 34%나 세일해서 5,940원 밖에 안 하는구나! 이런 덴장 며칠만 참았다 살 걸 ㅠㅠ ㅋㅋ (알라딘기준) 

 

 

 

 

이동진의 내가 산 책♪ 코너에서 소개해준 책들은?

 

1. 데이먼 러니언 - 데이먼 러니언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2

 

오 마이갓 ㅋㅋ 안 그래도 나도 현대문학에 세계문학 단편선 눈여겨 보고 있던 중이었는데 ㅎㅎ

단편 작가로서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앨리스 먼로 덕분인지? 요즘 부쩍 외쿡 단편 소설집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특히 이번에 새로 나온 현대문학 / 세계문학 단편선 시리즈들 책 표지는 

어찌나 사람 애간장 태우게 생겼는지 ㅠㅠ 데이먼 러니언 표지도 그렇고..

하나하나 단독으로 보면 보통이지만 ㅋㅋ

 

얘네들이 세트로 있으면 어찌나 예쁘겠는지 ㅠㅠㅠㅠ

  

 

 

 

  ◀ 지난주엔가? 알라딘 로그인 하다가 옆에 뜬 플래시 광고 보고

꺅!!!!!!!!!! 했었는데 ㅋㅋㅋ 아 진심! 내 책장에 조르르 꽂아두고 싶구나!! 

그런데 권당 가격이 사악해서 ㅋㅋ 가격 내릴 때까지 당분간은 눈으로만 구경하는 걸로,

혹시 딱 1권만 미리 구매한다면 나는 <데실 해밋> 표지가 제일 마음에 드니까 데실 해밋으로 하겠습니다.

 

  책은 사 보면 사볼수록 웬만한 펜심 아니고서야 출간되자마자 바로 사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ㅎㅎ 느긋하게 좀만 기다리면 가격할인 혜택도 더 다양해지고, 재고 소진 시킬 때 되면 반값세일 같은 것도 알아서들 많이 해주는데 ㅎㅎ 어차피 우리 집엔 매일매일 바꿔 읽는다 하더라도 2년은 거뜬히 읽을 수 있을 만큼 많은 책이 쌓여 있으니 ㅋㅋ 괜히 설레발치지 않는 걸로. 어쨌든 책은 참 이쁘네! ㅋ

 

  

  

 

 

 2. 검은 고독 흰 고독 - 라인홀트 메스너

 

<검은 고독 흰고독>은 등산, 에베레스트 등반 관련 에세이.  

최초의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라인홀트 메스너. 사람들의 찬사를 뒤로하고 불과 6주 만에 히말라야의 한 베이스캠프에서 홀로 배낭을 메고 출발을 한다. 목표는 낭가파르바트 단독 등반. 셀파도, 장비도, 파트너도, 산소기구도 없이 오직 8000미터 빙벽과 고독한 한 인간의 순수한 조우를 체험하기 위해서. 

 

그곳은 8년 전 동생을 잃은 곳이자 '운명의 산'이라고 불리는 곳. 지진으로 루트가 무너지고 탈진과 산소부족으로 현실과 환상이 끊임없이 교차되는 죽음의 지대를 오르면서, 불안과 두려움, 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는 절대 고독을 통해 재탄생하는 실존적 변화 과정을 치밀한 심리묘사로 그려낸다.

  

 “극한에 도전하는 일반적인 등반기를 넘어, 인간의 영역을 뛰어넘는 순간 절대 고독 앞에서 겸허해지는 내면 고백의 정수”라는 극찬과 함께 산악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책소개 중에서

 

 

 

 

3. 아파트 - 박철수

내가 산책 3번 책과 4번 책은 일부러 시리즈로 같이 데려오셨다고 했는데..  

먼저 박철수 교수님이 쓴 <아파트>는 건축학자가 쓴 아파트 책.  이라는 거.

그리고 목차를 살펴보면 1. 소설에 비친 아파트의 삶 이렇게 부드럽게 시작한다는 거. 짚어주셨고. 

분류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반양장본 | 320쪽 | 225*144mm | 465g

 

한국 아파트의 역사를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아파트의 문화론을 전개한다. 신문기사와 대중소설, 각종 통계와 연구자료를 토대로 저자는 최초의 아파트 논쟁부터 21세기 대규모 도시 재개발 사업까지 이어지는 대한민국 아파트사 100년의 현장에서 아파트에 투영된 한국 사회의 다양한 욕망을 발견한다.

압축성장의 과정에서 투기자본이 만들어낸 왜곡된 주택관과 자폐적인 단지문화의 무분별한 확산을 거부할 때 아파트는 '침묵의 조형물'이나 '거대한 난수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더불어 사는 문화의 결정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 책소개 중에서

 

 

 

 

4. 아파트 게임 - 박해천

박해천 님의 <아파트 게임>은 조금 더 개인적인 에피소드가 많이 들어가 있는 책인것 같다고 소개새주셨음.  

분류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반양장본 | 324쪽 | 225*145mm | 540g 

 

한국인의 대표적 주거 공간 아파트,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꿈틀대는 중산층의 욕망과 삶을 그린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이 책은 아파트의 역사와 동시에 형성된 한국 중산층의 역사와 중산층의 사회·문화적 욕망의 변화를 세대별로 나누어 심층 분석했다. 저자는 주택담보 대출로 허덕이는 하우스푸어,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대중문화에 갇힌 1990년대 신세대, ‘집’이 아닌 ‘방’을 전전해야 하는 청춘 세대의 현실을 면밀히 들여다봄으로써 중산층에 대한 전망과 새로운 해석의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 책소개 중에서 

 

 

 

 

 

 

<세리가 만난 사람> 코너에서 소개해준 책은 ♪  

<내 아내와 결혼해주세요 - 히구치 타쿠지> 이 책은 지금 막 표지 보고 급실망 ㅋㅋㅋ 저런 표지 싫어요 ㅠㅠ

제목 보니까 2008년에 영화화되기도 한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도 갑자기 떠오르고..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남편이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아내를 결혼시켜야겠다고 마음먹고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라고 하는데..

글쎄;; 나는 별로;; ㅋㅋ 이런 책은 안 내킨다.

 

 

 

 

그리고 53회 코너 맨 마지막에 읽어주셨던 시도 너무 멋져서 특별히 시까지 옮겨본다.  

 

막차의 시간 - 김 소 연

 

버스가 출발의 형식으로써
우리를 지나쳐 버렸다

 

멀어졌지만
저것은 출발을 한 것이다

 

멀어지는 방식은 모두 비슷하다
뒷모양을 오래 쳐다보게 한다

 

버스는 한 번 설 때마다 모두의 어깨를 흔든다
집에 갈 수만 있다면 이 흔들림 들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

 

아침이면 방에서 나를 꺼냈다가
밤이면 다시 그 방으로 넣어주는 커다란 손길
은혜로운 것에 대하여 생각한다

 

고구마를 키운 이후로
시간도 얼마나 무럭무럭 자라는지를 알게 되듯
슬픔 뒤에 더 길다란 슬픔이 오는 게 느껴지듯
무언가가 무성하게 자라지만
예감은 불가능해진다

 

휙휙 지나쳐 가는 것들이
내 입김에 흐려질 때

 

차가운 유리창을 다시 손바닥으로 쓰윽 닦을 때
불행히도 한 치 앞이 다시 보인다

 

몸이 따뜻해지는 일을 차분하게 해 본다
단추를 채우고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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