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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손톱 속에 떴던 주황색 달이 하얀을 지나서 그믐 쪽으로 갑니다. 11월은 손톱이 가장 빠르게 자라는 달이라고 하지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 생장을 멈추거나 늦추는 계절에 뭐 하러 손톱만큼은 그렇게 허둘러서 자라는 걸까요? 여름날의 거미와 날개 찢긴 나비들. 조그맣게 울던 그 풀벌레들. 다 어디로 간 걸까요. 꽃을 달았던 빈 대공들에는 이제 바람이 거합니다. 그 위로 탄식처럼 첫눈이 내리겠지요. 그리고 첫사랑을 기다리는 소녀들의 손톱 속에도 눈은 내려서 녹을 겁니다.
11월에는 또한 이맘때 떠난 가객들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는데요. 유재하 김현식 김정호 우리가 사랑했던 목소리들이 허름한 뒷골목에 흐릅니다. 그 골목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표정은 조금 피로한 듯 쓸쓸해 보여서 11월엔 모르는 사람과도 더운 술을 나누고 싶어집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동진의 빨간 책방입니다.
♣ 이동진의 빨간 책방 51회 오프닝
어제오늘 계속 생각했다. ‘손톱이 11월에 가장 빨리 자란다’는 이야기 최근에 나도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는데.. 어디서 봤더라?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기억이 안 난다. 우씨ㅠ
이동진의 빨간 책방 51회 <내가 산 책> 코너에서 소개해주신 책은
1. <외식의 품격 - 이용재>
이 책 소개해주면서 이동진 작가님도 “제가 모르는 신세계인데…”라고 이야기를 하셨는데.
나 역시도. 요리라고는 직접 만들어 먹는 것도, 심지어 외식도 귀찮고 불편해
될 수 있으면 집에서 재미있는 영화나 한 편 때리면서 배달음식 시켜 먹는 게 제일 좋아서...;;
음식 평론가가 쓴 음식 에세이라는 장르 자체만으로도 나는 어찌나 신기한지..
우리의 생활수준은 절대 낮지 않다. 고급 명품이며 수입차 같은 것들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대체 무엇을 먹고사는가. 이제 음식의 ‘상향평준화’를 통해 수준을 맞출 때가 되었다. 이를 위해 다니고 먹고 만들고 보고 읽고 쓴 경험을 한데 아울러 이 책에 담았다. - 알라딘 책소개 중
2. <왜 우리는 미신에 빠져드는가 - 매슈 허트슨>
오! 제목만 봤을 때는 우리나라 책이겠거니 했는데 매슈 허트슨이라는 미국 저널리스트가 쓴 책이라고 한다.
미신에 대한 편견을 뒤엎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 책의 저자 매슈 허트슨은 수십 년에 걸친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샅샅이 뒤져가며, 우리 모두가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미신과 우리가 이러한 미신들을 믿게 된 이유를 찾아냈다. 미신적 행동 이면에는 마술적 사고가 숨겨져 있는데 이 마술적 사고야말로 우리가 미신을 믿는 근본적인 이유다. - 알라딘 책소개 중
3. <당신이 들리는 순간 - 정강현>
내가 동경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 음악에도 조예가 깊더라. 하루키아저씨도 그렇고, 이동진 작가님도 그렇고.. ㅎㅎ
대중음악 취재를 하며 인디밴드에 반해버린 한 기자가 자신이 직접 취재하며 느꼈던 것을 바탕으로 홍대 인디밴드에 대해 집필한 산문집이다. 기존의 인디밴드 안내서들과는 달리 매우 문학적이고 감각적인 텍스트를 통해, 현재 홍대 주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인디밴드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그 밴드들이 지향하는 음악 세계, 일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 - 알라딘 책소개
4. <다시 태어나다 - 수전 손택>
이 책은 한동안 알라딘 북펀드에 걸려 있던 책이어서 내겐 굉장히 낯익은데.
수전 손택.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면 상당히 많은 책이 걸려나오는데 나는 왜 이렇게 생소하지? ㅎㅎ 암튼. 미국 최고의 에세이스트이자 평론가·소설가이기도 하다고 한다.
수전 손택은 2004년 12월 28일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하기 전, 아들 데이비드 리프에게 넌지시 자신의 일기의 존재를 알렸다. 손택은 평생 백여 권이 넘는 일기를 썼는데 그 일기는 친구나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공개된 적이 없었다. 너무나 솔직하다 못해 고통스러운 기록이었지만 리프는 “진실”과 “정직”을 최고의 가치로 삼았던 손택의 뜻을 받들어 내밀한 이야기들을 회피하거나 윤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실었다. - 알라딘 책소개
마지막으로..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에디터 통신>에서 소개해주신 책은
<결혼면허 - 조두진> 제목만 듣고 자기계발서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에세이 형식의 글이겠거니 상상했는데..
오잉? 소설책이네? ㅎㅎ
2005년 장편소설 <도모유키>로 제10회 한겨레문학상을, 2001년 단편소설 '게임'으로 근로자문학제 대통령상을 받은 조두진의 장편소설. 운전면허가 있어야 운전할 수 있듯이 결혼면허를 따야 결혼할 수 있다는 발상이 기발하면서도 재미있는 소설이다. - 책소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