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무진의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이 문장들을 베껴서 적던 나날들이 있었습니다. 심한 사춘기를 앓던 10대의 어떤 시기. 나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라는 마지막 문장까지 다 옮겨 적었을 때 유난히 힘들었던 그해 겨울은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무진기행 2만 7천여 개의 글자들이 제 손을 거쳐서 제 속에 들어왔을 때 저는 그렇게 비로소 힘겨운 터널 하나를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건데요. 필사라는 것은 그렇게 기이한 방식으로 다시 세상에 나올 힘을 주었던 거죠.

안도연 시인에겐 손가락 끝으로 고추장을 찍어서 먹어보는 맛.이라고 하는데요. 작가 지망생들에게는 필사가 문학 수업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죠. 종교인들에게는 사경 그러니까 경전을 베껴서 적는 일이 간절한 기도인 셈입니다. 우리 같은 평범 한 독자들에게는 그러면 필사란 과연 무엇일 수 있을까요? 몸으로 익히는 것들은 쉽게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그러니까 필사는 몸에 책을 새기는 일입니다. 고요한 한밤중에 깨끗한 노트를 펴고 좋아하는 문장을 베껴서 써보고 싶은 그런 계절.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동진의 빨간 책방입니다.

♣ 이동진의 빨간 책방 46회 오프닝

 

 

고요한 한밤중에 깨끗한 노트를 펴고 좋아하는 문장을 베껴서 써보고 싶은 그런 계절. 햐아!! 좋다 좋다 ~_~♡

오늘은 일단 오프닝에서 꺼내신 이승옥 작가님의 <무진기행>부터 썰을 띄워 봐야겠다. ㅎㅎ 그렇다면 제일 먼저 동진 작가님의 <밤은 책이다>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는데..

 

 

 

<밤은 책이다 - 이동진> 41쪽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제 인생에서 완전히 매료된 최초의 작가가 바로 김승옥 씨였습니다. 그때 저는 홀로 세상의 고민을 다 짊어진 듯 괜히 심각하게 폼 잡으면서 우울한 나날에 빠진 채 중학교 3학년의 마지막 겨울을 보내고 있었지요. 심한 사춘기를 겪느라 기나긴 겨울밤, 세상으로부터 숨어든 채 골방에서만 보내던 그때, 저는 <무진기행>을 직접 노트에 베껴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김승옥 작가가 구사하고 있는 문장 작법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 소설이 너무 좋아서 직접 내 손으로 볼펜을 들고 문장 하나하나를 옮겨 적고 싶어서였지요. 그렇게 내 손으로 필사한 <무진기행>을 갖고 싶었던 겁니다.

♣ 밤은 책이다 - 이동진 :p 41

 

그러니까 필사는 몸에 책을 새기는 일입니다.라는 빨책 오프닝 멘트처럼 도대체 얼마나 좋길래?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ㅎㅎ 

 

 

 

 

 

<무진기행 - 김승옥>

아울러 동진님은 이 책에 이런 찬사도 곁들이셨었는데 ㅎㅎ  "김승옥씨의 단편소설들은 문학어로서 한국어가 도달할 수 있는 하나의 정점을 구현하고 있다고 할까요?", "제가 느끼기엔 한국어로 적힌 가장 아름답고 가장 명징하고 가장 쓸쓸한 문장들이 이 작품에 담겨 있습니다."  

 

사실.. 나는 아직 구경도 못해본 책이었는데,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장바구니에 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ㅎㅎ

 

 

 

 

 

자. 이젠 본격적으로 빨책 45, 46회에서 다룬 책들 살펴봐야지.  

주제 분류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반양장본 | 564쪽 | 223*152mm (A5신)

 

제일 먼저 책 정가가 2만 원이 넘어가는 책은 그 아무리 좋다고 해도 손이 잘 안 가는 게 사실인데.. 

으아. 이름부터 부내나는 엣지Edge 재단에서 만든 책이라니!! 책값도, 두께도 만만치 않지만 허세용으로? 갖고파짐;; ㅎㅎㅎ   

 

1. 150명의 지성에게 물었다! 세계가 주목하는 지식 프로젝트 엣지Edge!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지식을 갖춘 사람들을 한 방에 몰아넣은 다음, 스스로 궁금하게 여기는 주제에 관한 질문을 서로 주고받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멋진 일일까? 그 방이 바로 엣지다. 그 대화가 바로 엣지다. 

 

엣지는 매년 ‘올해의 질문 Annual Question’을 질문을 선정하여, 그에 대한 답을 함께 모색하는 ‘사고의 대통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간 <우리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가 다루고 있는 질문의 주제는 ‘생각thinking’, ‘인터넷 시대의 생각의 메커니즘의 변화’이다. 150명의 지성들이 이 얽힘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저마다 답을 내놓았다. 책은 사이버 기계에 마음을 업로드하는 세상의 미래를 전망하는 한편, 그러나 여전히 영장류의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못한 인류의 혼란을 경고한다. 또한 ‘생각’의 ‘본질’과 ‘대상’, 그 ‘메커니즘’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입체적으로 분석, 종국에는 인간과 인간의 삶의 변화를 추적한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중에서

  

특히 150개의 대답 중에서 김중혁 작가님은 <두뇌의 일부가 되어버린 손가락 - 제임스 오도넬>을 감각적이고, 재치 있고, 아름답게 쓴 글이라며 금메달로 꼽으셨는데, 말씀 중에 "어떤 생각을 할때 예전엔 바다를 보면서 생각을 했다고 하면.. 이제는 마우스를 흔들어 깨우면서 생각을 한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이동진 평론가님이 꼽으신 금메달은 <되풀이되는 하루살이의 삶 - 크리스 디보나>

 

 

 

 

 

빨간책방 <세리가 만난 사람> 코너에는 <미생> 윤태호 작가님이 초대되셨는데..

 

   

우옹! ㅋㅋ <미생>이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해서 벌써부터 기대기대!!  

 

 

 

 

그리고

 

<소리나는 책>에서 읽어주신 한강 작가님의 소설 <희랍어 시간> 

희랍어 시간인데 모르고 아랍어 시간을 검색했더니 ㅋㅋ 알라딘에도 안 나오고 ㅋㅋㅋ 네이버에도 안 나와서 당황;; 

아.. 희랍어 시간이었구나 ㅎㅎ  

  

 

 

그리고 빨간 책방 <책 임자를 만나다> 다음회에서 다루게 될 책은  처음으로 『시집』2권 인데;;  

<이 시대의 사랑 - 최승자>

 

등단작으로 처녀 시집의 제목을 삼은 <이 시대의 사랑>에서 그는 정통적인 수법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뜨거운 비극적 정열을 뿜어 올리면서 이 시대가 부숴뜨려온 삶의 의미와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향해 절망적인 호소를 하고 있다. 이 호소는 하나의 여성이기에 앞서 인간으로서의 사랑과 자유로움을 위한 언어적 결단이기도 하다.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이성복 시인은 개인적인 삶을 통해 서 얻은 고통스런 진단을 우리의 보편적인 삶의 양상으로 확대하면서 우리를 끈질기게 그리고 원초적으로 괴롭히는 병든 상태와 치열한 싸움을 벌여왔다. 많은 미발표 시들을 포함한 그의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는 이 같은 우리의 아픔으로부터 깨어나게 하는 진실의 추구에서 얻어진 귀중한 소산이다.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아 - 나는 진짜 ㅋㅋ 시는 개뿔도 몰라서;; 벌써부터. 책 소개만 대충 봐도 머리가;;; ㅋㅋㅋ  

하지만, 나에겐 빨간 책방이 있으니!!! ㅋㅋㅋ 몰라. 어쩜 나도 다음 주부턴.. 시집 읽는 녀자가 될 지도! ㅎㅎ

다음 빨책도 완전 기대된다! 아!! 그리고 다음 빨책에는 빨간책방의 비밀병기 허은실 시인님도 나오신다고 해서 더 기대!

<위대한 개츠비>편에서도 빨책 작가님이시기도 한 허은실 작가님 때문에 더 재밌었는데 ㅎㅎㅎ

얼른 수요일 왔으면 좋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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