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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8, 우연히 ㅣ 데이브 거니 시리즈 1
존 버든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1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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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랑 제목만 봐서는 658일 동안의 달콤한 여행기가 담겨 있는 책 같지 않나? ㅋㅋㅋ 언제였더라? 책 표지가 예뻐서 우연히 클릭하게 된 이웃님 포스팅에서 이 책이 그런 달달한 류의 책이 아니라 피 흥건한 범죄 수사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얼마나 깜짝 놀랐었는지!! ㅋㅋ 그나저나, 이 책 진짜 대박이다! ㅋㅋㅋㅋ
작년, 미친 흡입력에 그야말로 폭풍처럼 읽었었던 비슷한 패턴의 <스노우맨>보다 훨씬 더 흥미 진진하고, 지적이고, 고급스러운 미스터리 범죄수사물 워우워♪ 그러고 보니 나 여태껏 잘 몰랐는데 범죄 추리물 완전 좋아하나 보다.;; 이런 재미있고 긴장감 넘치는 책들 읽고 나면 갑자기 살맛이 확! 나면서 갑자기 혼자 막 - 생뚱맞게 고무되어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다짐도 하게 되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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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건은 한통의 편지로부터 시작이 되는데...
운명을 믿나? 난 믿어. 다시는 널 보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어느 날 우연히 널 봤거든. 한순간 모든 기억이 되살아나더군. 네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는지,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는 알아. 숫자를 하나 생각하라고 말하면 네가 무슨 숫자를 생각할지도. 못 믿겠다고? 내가 증명해볼까? 1000 미만의 숫자를 하나 생각해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숫자를 머릿속에 그려봐. 이제 내가 너의 비밀들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한번 확인해볼까? 작은 봉투를 열어봐.
♣ 658, 우연히 - 존 버든 :p 33 ~ 34
우와! 1부터 100까지라면 그래도 또 해볼 만하겠다 싶기도 하지만;; 무심코 생각한 1,000 미만의 아무 숫자 하나를 귀신같이 알아맞힐 만큼 나에 대해 완벽하게 아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머리카락이 쭈뼛 서지 않겠는가??
캬 - 그런데 이 정도는 겨우 맛보기에 불과할 뿐이었고 ㅋㅋㅋ 드디어 사건이 터지고, 수사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밝혀지는 더더더더 깜짝 놀랄만한 사실들.. 도저히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러나, 결국 아! 허를 찔린것 같은 감탄과 함께 납득하게 되는.. 아.. 도저히 더 이상은 표현을 못하겠다 ㅋㅋㅋㅋ 어쨌든 엄청나게 재미있고, 지적이고, 지능적인 소설인지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3/0929/pimg_775219146901324.jpg)
두께가 좀 후덜덜 하긴 하지만;; 정말 미스터리 소설 답지 않게 멋있는 문장들도 너무 많았고, 무엇보다 <658, 우연히> 주인공 데이브 거니 형사는 내가 그동안 만나 보았던 그 어떤 형사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형사였다고나 할까? 지적이고, 냉철하고, 말 수도 적고, 사생활도 깨끗하고, 아내도 너무 잘 골랐고... ㅋㅋ
매들린은 그런 쪽으로 감각이 뛰어났다. 뭐가 가능하고 뭐가 적합한지 짚어내는 심미안이 있었다. 사실 매들린은 장점이 많은 여자였다. 뛰어난 직관, 현실적인 상상력, 미적인 감각. 그러나 막상 말다툼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때면 서로에 대한 어긋난 기대의 가시덤불 속에서 그녀의 장점들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 658 우연히 - 존 버든 :p 23
그런데 단 하나 불만이라면 이렇게 멋지고 유능한 형사를 왜? 시작부터 퇴직한 형사로 만들어 버렸는지.. 하긴 그런 설정조차 재미있는 소설을 위한 고도의 전략이겠지만.. 여튼, 이렇게 내 마음에 쏙 드는 형사는 처음이라 데이브 거니 형사의 외모가, 어떤 옷을 주로 입는지? 헤어스타일은 어떤지, 그런 디테일한 모습들이 나는 되게 궁금했는데 외모에 관한 묘사는 없어서 섭섭 ㅠㅠ (있었는데 내가 놓친건가?)
매들린은 행복한 한숨을 크게 내쉬며 사과 자루를 싱크대 옆에 내려놓았다.
“날씨가 기가 막히네! 이런 날 1분이라도 집 안에 있는 건 죄악이야!”
거니 자신도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심미적인 관점에서는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러나 거니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있었다. 그의 타고난 성향은 다양한 방식으로 그를 집 안으로 유인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혼자만의 생각에 파묻혔고, 행동을 하기보다는 행동을 생각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세상 속에서보다는 그 자신의 생각 속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런 성향은 직업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그 덕분에 그토록 뛰어날 수 있었다.
♣ 658, 우연히 - 존 버든 :p 54
하지만 거니는 행동을 하기보다는 행동을 생각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세상 속에서 보다는 그 자신의 생각 속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라니.. 아.. 정말 딱 내 취향이다! ㅋㅋ
그리고 부인 매들린 여사와는 처음부터 계속 투닥투닥 사이가 안 좋아 보여서.. 뭐랄까? 저 여자는 왜 저렇게 맨날 땍땍 거리지? 무슨 불만이 저렇게도 많아서 맨날 거니씨가 하려는 일에 사사건건 테클을 걸고 못마땅해하고 조소를 보내는지 난 정말 그여자 맘에 안 들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런것도 사랑하는 방식의 일종이었고.. 매들린이야 말로 유능한 형사 머리 꼭데기 위에 올라 앉아 있는 더 유능한 능력자더라!! 그래서 심지어는 매들린 여사는 도대체 뭐하는 여자인지? 어떤 직업을 가졌었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런것까지도 다 궁금해지더라. ㅋㅋ
아무튼, 쩔게 재미있는 ㅋㅋ <658 우연히>는 단언컨데, 가장 지적인 미스터리가 아닐까 싶다.
데이브 거니 시리즈 2탄 <악녀를 위한 밤>도 꼭 읽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