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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잡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재작년 봄부터 였나? 나는 아직도 누군가가 뭐 재미있는 책 없을까요? 물어오면 망설임 없이 <빅 픽처> 읽어보셨어요?라고 대답하곤 하는데.. 한동안, 쏟아져 나오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들을 도저히 못 쫓아가다가 오랜만에 케네디의 신작을 만나보게 되었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들은 어느 순간부터 다 비슷비슷하던데요? 이런 반응도 더러 들려오긴 하지만;; 나에게 더글라스 케네디는 여전히 잡기만 하면 폭풍처럼 읽히는 폭풍 흡입력의 작가라 그런지 이번 책도 정말 미친 듯이 읽었는데.. 아!! ㅠㅠㅠ 앨런! ㅠㅠ
다시 성공하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반드시 다시 성공한다!" 라는 뒤표지 카피가 정말 인상적인데..
책 소개부터 먼저 살펴보자.
네드 앨런은 알래스카에서 냉장고를 팔 수 있을 만큼 능력이 뛰어난 세일즈의 귀재이다. 그가 근무하는 잡지 《컴퓨월드》는 업계의 후발업체이지만 1,2위 업체인 《PC글로브》와 《컴퓨터아메리카》의 아성을 위협할 만큼 고성장을 이룬다. 잡지의 주 수입원은 광고수주이고, 네드 앨런은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최고의 세일즈맨으로 통한다. 회사에서도 우수한 능력을 인정받아 입사 3년 만에 팀장 자리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하지만 적대적 M&A를 통한 회사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비열한 음모의 희생양이 되어 끝없는 추락을 경험한다.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나는 소설책 읽을 때는 될 수 있으면 스포를 피하고자, 또 기대치를 최소한으로 낮추고자, 뒤표지 줄거리도 제대로 안 읽어보는 편이라서 아무리 반전 반전, 그래도.. 에이, 뭐 그렇게까지 반전이겠어?하며 읽어나갔는데 오! ㅋㅋ 역시나 기대치를 낮추니까, 어찌나 결말이 충격적이던지! 그놈이 나쁜 놈이었다니!!! 난 정말 상상도 못했 ㅠㅠㅠㅠㅠ
나는 손바닥에 얼굴을 묻었다. 끝도 없이 추락하는 기분이었다.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온몸이 산산이 부서질 것 같았다.
♣ 더 잡 - 더글라스 케네디 :p 261
주인공 네드 앨런이 잘 나갔던 시절은 1부밖에 없는데.. (참고로 2부는 206쪽부터 시작되고 3부는 414쪽부터 시작된다)
아 ㅠㅠ 나는 특히 3부에서 저 일러스트를 만났을 때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또 떨어지는구나 ㅠㅠ
그리고 2부에 등장하는 독사 같은 버트도 어찌나 인상적이던지! 그래, 어딜 가든 저런 놈 꼭 하나 있더라며 엄청 흡입돼서 읽었다.
버트는 복도와 통로를 끊임없이 서성거렸다. 군대에서 신병훈련을 맡은 교관처럼 수시로 직원들을 윽박지르고 자존심을 밑바닥으로 끌어내리는 걸 임무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를 보고 있자면 어린 시절 급우들에게 당한 분풀이를 직원들에게 대신하는 사람 같았다.
“앨런 씨, 귀먹었어요? 오늘 아침, 다른 세상이라도 헤매고 있어요?”
나는 내 자리에서 삐죽 고개를 내밀었다. 내 주변의 동료들은 모두들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었다. 버트가 직원을 콕 집어 괴롭힐 때면 그 주변 사람들은 모두들 그렇게 모니터만 바라보았다. 눈길을 돌렸다가는 괜히 불똥이 튀기 때문이었다.
“못 들었습니다.”
“귀먹었군요.”
“일에 집중하느라…….”
“한 번만 더 묻죠. 우리 회사 출근 시간이 몇 시입니까?”
나는 나직이 말했다.
“여덟 시 반.”
“잘 알고 있군요. 여덟 시 반까지 책상에 앉고, 늦어도 여덟 시 사십오 분에는 첫 전화를 걸어야 합니다. 앨런 씨는 오늘 몇 시에 출근했죠?”
“여덟 시 반쯤.”
“아뇨! 정확히 말해 여덟 시 삼십육 분에 도착했습니다. 그럼 몇 분 늦었죠?”
“지하철이 연착했습니다. 34스트리트에서 누군가 지하철로 뛰어들었다더군요. 그 사람이 우리 회사 직원은 아닌지 몰라.”
내 말에 옆자리 동료들이 킥킥거리며 웃었다. 버트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지자 사람들은 즉시 컴퓨터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버트가 전쟁을 선포하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버트가 내 자리로 가까이 다가와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코미디언이신가?”
♣ 더 잡 - 더글라스 케네디 :p 273
그리고 책 읽을 때는 이야기에 휩쓸려서 전혀 눈치를 못 챘는데. 다 읽고 보니까 이제서야!! 이 책표지, 정말 센스 있는 듯 *_*ㅋ 책 내용을 함축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영화 스틸컷 같기도 하면서 아! 다시 막 그 흥미진진한 스토리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고.. 그나저나 저 여인은 앨런의 와이프겠지? 서류봉투를 소중하게 들고 있는 걸 보면;; 은행 주차장에서 만나게 되는 그 부인일까? 싶기도 하고!!
아무래도 나는 <빅 픽처>를 너무 애정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번 책이 빅 픽처를 뛰어넘을 만큼 재밌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동안 읽은 책 중에 썩 내 취향이 아니었던 책조차도 더글라스 케네디는 어찌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지! 암튼, 흡입력, 가독성은 죽여주는 작가라는 생각을 이번에도 어김없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