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문득 예감을 실은 바람이 불어옵니다. 세상은 순식간에 어두워집니다. 그리고 최초의 빗방울이 투둑, 잎사귀에 닿는 찰나 세상은 숨을 참는 것처럼 순간적으로 정지합니다. 여자들은 서둘러 빨래를 걷습니다. 소년들은 가방으로 머릴 가리고 뛰어가고요. 소녀들의 목소리는 높아집니다. 소나기 내린 여름날의 그 작은 소란과 동요 당신도 좋아하시는지요? 여름비에는 그런 흥분과 수선거림 그리고 알 수 없는 부추김이 있지요? 삶은 익숙하던 리듬에서 잠시 이탈합니다. 비는 우리 삶에 끼어드는 엇박자 거나 당김음 같은 것이니까요 어떤 비는 목놓아서 울고 어떤 비는 경률을 만듭니다. 또는 오래 머물다가 곰팡이와 얼룩을 남기기도 하죠 어떤 사랑이 그랬던 것처럼요. 비는 감정 전도율이 높아서 함께 빗소리를 듣는 순간에는 침묵조차 친밀해집니다. 당신과 나 사이에 빗소리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적 있으신가요?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동진의 빨간 책방입니다.
♣ 이동진의 빨간 책방 35회 오프닝
빨책 35, 36회 김애란 작가님 편은 이기호 작가님 편 못지않게 너무 재밌어서 벌써 몇 번을 들었는지 모르겠다. ㅋㅋ
운동하면서도 듣고, 바느질하면서도 듣고.. 계속 다른 일하는 중에 듣게 되어서 이제부턴 빨책 리뷰 적지 말까? 싶었는데;;
아. 이게 또 자주 듣긴 들으면서 기록으로 안 남겨 놓으니까 왜 이리도 섭섭한지ㅋ 늦었지만,
요즘 빨책도 휴가기간이고 하니 두 임자님께서 돌아오는 날까지! 한편씩 복습하는 기분으로 되짚어 봐야지 :)
빨책 35회 내가 산 책 코너에서 소개된 책들은 *_*ㅋ
1.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열렬한 하루키 팬인 나는 빨책에서 하루키 하, 자만 나와도 귀가 쫑긋해지곤 하는데
내가 산 책 코너에서도 하루키 아저씨 책이 소개되고, 심지어 빨책 휴가 끝나자마자 다루게 될 책도
바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해>라고 하니 완전 신난다!!!!
자세한 책 이야기는 <빨간책방 - 무라카미 하루키 편>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 하기로 하고
다음 책 ㅋㅋ
2. 정유정 작가님의 <28>도 요즘 무라카미 하루키 책 못지않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베스트셀러인데..
언젠가는 정유정 작가님도 빨책 초대손님으로 모셔지기를 소망해 본다.
수도권 인근 도시인 화양시. 인구 29만의 이 도시에서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발발한다. 최초의 발병자는 개 번식 사업을 하던 중년 남자. 신종플루에 걸렸던 이 남자는 병에 걸린 개에 물린 이후로 눈이 빨갛게 붓고 폐를 비롯한 온몸에서 피를 흘리는 증상을 보인다. 이 남자를 구하기 위해 출동한 119구조대원들을 중심으로 전염병이 퍼지기 시작하고 삽시간에 응급실 의사와 간호사들까지 눈이 빨갛게 변하며 며칠 만에 돌연사 한다. 응급실의 간호사 수진과 소방대원 기준은 점차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하는데…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나 역시도 전작 <7년의 밤>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은 사람이라서 정유정 작가님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나도 높아져 버렸는데.. 이번 책은 작품성과는 별개로 개 학대 장면 때문에 말이 많더라.. 어떤 지인은 개 장면 얘기 듣고 주문했던 책 바로 반품 시켰다고도 하고;; 팬심으로 읽긴 읽었지만 왜 하필 개냐며 우는 소리 하시는 분도 계셨고, 나도 예전에 어떤 책에서 개를 몽둥이로 때리는 장면 보고 기겁하고 최하 별점 줬던 기억이 있어서;; 아직도 이 책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물론 그래봤자 언젠간 사게 되겠지만;; ㅋㅋ
3. <불온한 산책자>의 저자 애스트라 테일러는 다큐멘터리 감독이라고 하는데.. 이 책은 그가 만든 다큐멘터리 <성찰하는 삶Examined Life> 영화편집 과정에서 줄여지고 빠진 내용들을 고스란히 다 담아놓은 책이라고 한다.
우리 시대 가장 ‘핫’한 철학자(코넬 웨스트, 아비탈 로넬, 피터 싱어, 마이클 하트, 마사 누스바움, 콰메 앤서니 애피아, 슬라보예 지젝과 주디스 버틀러)라고는 하지만;; 내게는 다 첨듣는 이름들.. 듣보잡일뿐이고 ㅠ
암튼, 이동진 평론가님은 이런 대담집은 질문자의 자세, 수준 같은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애스트라 테일러는 철학자 앞이라고 주눅이 들지 않고, 그러면서도 원론적이면서 직설적이고 과감하게 질문한다는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과연 주눅 들지 않고, 원론적이면서도 직설적이고 과감한 질문이란 어떤 것일까? ㅋㅋ
4. <법은 왜 부조리한가>는 미국 법학자 레오 카츠가 법에 내재한 부조리한 측면을 들여다 보고, 또 왜 그런 부조리가 생기는지? 설명한 책이라고 하는데..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법이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는 바나 직관에 어긋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펜실베이니아대학교 로스쿨의 레오 카츠 교수는 우리가 막연히 불편하게만 여기지만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법의 부조리한 측면을 제시한다. 변호사를 고용하여 법의 허점을 찾아 탈세 수법을 쓰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세금을 줄줄 세게 하는 법의 허점이 존재하는 걸 알면서도 없애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법적 판결은 유죄 혹은 무죄 식으로 지극히 이분법적인 판결만을 고집한다. 현실 상황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절충적인 판결을 내릴 수는 없을까? 법은 왜 좀도둑질처럼 사소한 행위는 처벌하면서,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지 않은 수영선수 같은 반인륜적인 행위는 처벌하지 않을까? 법은 왜 성매매나 대리모 계약처럼 양측이 모두 만족하고 그 누구에게도 피해가 없는 거래를 금지할까?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특히 이동진 평론가님이 잠깐 이야기해주신 좀도둑질과 배은망덕 사례는 정말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좀도둑질을 한 사람과 배은망덕한 사람이 있다고 할 때.
우리는 좀도둑질을 한 사람보다 배은망덕한 사람을 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좀도둑질은 법으로 처분하고, 배은망덕은 법으로 처분하지 않는지?"
그러게.. 정말 왜? 그런지 너무 궁금해서 이 책도 위시리스트!!에 담아두었다.
5. <마음의 눈> 올리버 색스 책은 앗!! 나도 예전에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읽어봤던 기억이 있어서 무척 반가웠는데..
말하는 능력, 읽는 능력, 시력, 얼굴과 공간을 지각하는 능력… 이것들이 없는 삶을 우리는 상상하기 어렵다. 올리버 색스는 이 필수적인 감각들을 잃고도 세계를 항해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놀라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환자들의 특별한 사례와 함께 올리버 색스 자신의 경험 또한 소개한다.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인간이 본다는 것은 과연 무슨 뜻인지? 뭔가를 읽을 줄 안다는 능력은 과연 보편적이거나 선천적인 것인지 등등에 대해서 원론적으로 숙고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고.. 소개해주셨다.
그리고 책 임자를 만나다!
빨책 35, 36회에서 가장 중요한!! 책 2권 <비행운> 과, <침묵의 미래>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야기 하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에디터 통신에서 소개된 책은
검찰청 출신 부부작가의 소설. 범죄피해자학의 권위자 장준호 박사는 범죄피해자와 그 유족들을 위하여 30일 일정의 외상후 증후군 치료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연쇄살인범에 의해 아내를 잃은 도아, 유치원 선생의 방화로 아들을 잃은 수애를 비롯해 범죄로 인한 아픔을 지닌 10명의 피해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고, 서로의 아픔을 나누는 과정에서 강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모두가 모여 있던 자리에서 장준호 박사에게 발송인 불명의 소포가 배달되고 폭발과 함께 정체 모를 가루를 뒤집어쓰게 된 사람들. 수사 결과 이 가루는 감염자가 살인을 저지르도록 만드는 바이러스임이 밝혀지고, 외부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폐쇄되어 졸지에 사람들은 갇힌 신세가 되고 만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미스터리한 현상들과 함께 피해자들이 목이 졸린 채 살해되는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데…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나는 어제 나를 죽였다>는 오! 검찰청 출신 부부작가의 소설이라는 소개가 눈에 번쩍 들어오고..
범죄 피해자들을 다룬 범죄 스릴러물이라고 하는데..
책은 재밌겠는데 책표지가 너무 무서워서;; 위시리스트에도 못 담아 놓겠다;;
아.. 나.. 결혼한 후부터는 많이 강해졌다고 생각하는데 ㅋㅋㅋㅋ 아직도 저런 건 무섭;;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