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자주 읽으시는지? 솔직히 나는 그리 열심히 읽지는 않는다. 그래도 좋아하는 시집 몇 권은 있어 한가할 때면 책장에서 꺼내 페이지를 훌훌 넘긴다. 유려하거나 서정적인 시보다는 일상적인 산문 혹은 입말로 힘주지 않고 쓴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기야마 쇼헤이의 <가을>(쇼와 8년)이라는 짧은 시가 있다.

 

새 나막신을 샀다며

친구가 불쑥 찾아왔다.

나는 마침 면도를 다 끝낸 참이었다.

두 사람은 교외로

가을을 툭툭 차며 걸어갔다.

 

단 다섯 행의 쉬운 시다. 젠체하는 단어 같은 건 전혀 사용하지 않았지만, 읽기만 해도 그때의 정경과 기분이 저절로 눈앞에 떠오른다. 따각따각 하는 새 게다 소리도 들려오는 것 같다. 매력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시라고 생각한다. 가을이 오면 어느 순간 이 시가 문득 떠오른다.

 

♣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 무라카미 하루키 :p 120 

 

 

 

 

어제가 벌써, 입추.. 였다니!!

무더운 날씨에 기진맥진하는 사이 벌써 가을이 코앞으로 다가왔구나.

하루키 아저씨는 가을이 오면 어느 순간 이 시가 문득 떠오른다. 하셨는데 ㅋㅋ

가을이 온다 가을이 오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