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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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기대에 못 미치는 책을 읽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 같은 경우에는 당장 인터넷 서점에 접속해서 같은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사람들의 리뷰를 살펴본다. 이 사람은 도대체 어디에 포인트를 두고 읽었기에 재미있다고 하는 걸까? 혹은 그 사람은 찾고, 나는 못 찾은 재미는 과연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일까? 나름 진지하게 검토를 해본다. 

  

<명탐정의 규칙>은 표지가 워낙 내 취향이라서 ㅋㅋㅋ 처음 출간됐을 때부터 위시리스트에 담아두었던 책이었는데.. (그렇다~!! 이제 위시리스트는 채우다 채우다 ㅋㅋㅋ 너무 많아서 그전에 어떤 책을 담았었는지도 체크가 안된다ㅋㅋ) 최근에 갑자기 알라딘 중고샵에 올라온 6,300원짜리 최상품 명탐정의 법칙이 번뜩 눈에 들어오길래 딴 책 사는 김에 같이 구매를 해봤다.

 

 

아. 몇 년을 기다린 책인데 ㅋㅋㅋ (발매일이 2010년 4월이니까)

게다가 추리소설이 재미있게 익어가는 여름이니까!! 

심지어 히가시노 게이고인데!

기대치는 이중 삼중으로 치솟기만 했는데...

 

 

 

막상 책을 열고 읽기 시작하니 아이씨. 이 짜증 나는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 그래도 계속 끝까지 읽어볼까??? 갈등이 이만저만이 아닌거다;; 지금 딱 에피소드 5. 알리바이 선언 ― 시간표의 트릭까지 읽었는데..  

아이~ 진짜 어쩐담 ㅠㅠㅠㅠ

 

 

명탐정의 법칙은 어떤 책이냐면?  

알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추리 소설의 세계에서는 작가와 독자 사이에 다양한 약속이 존재한다. 주인공으로 늘 등장하는 똑똑한 사립 탐정과 멍청한 경찰의 존재, 고립된 무대, 알리바이 트릭, 죽어가는 순간에 남기는 ‘다잉 메시지(Dying Message)’ 등등. 독자들은 추리 소설을 읽다가 이런 설정이 등장하면 ‘음, 그거군……’이라고 생각하며 그 설정이 아무리 부자연스럽더라도 모른 척 눈감고 넘어간다. 추리 소설 팬들에게 이 부분은 벌거벗은 임금님을 벌거벗었다고 말할 수 없듯, 언급해서는 안 되는 금기사항인 것이다.
이러한 금기를 일류 추리 소설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서 낱낱이 까발리고 나섰다.

♣ 출판사제공 책소개 중에서

 

글쎄, 책 소개에 적힌 말처럼 추리소설을 읽다 보면 뭔가 부자연스럽다는 걸 느끼면서도 결말의 재미를 위해 모른 척 눈감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들이 틀림없이 있긴 하지만.. 그러니까 내 말은 거기까진 좋았는데...

 

뭐랄까? 그 까발리는 방식이 너무 가벼워서 경박하고, 거슬리고, 예의 없게 느껴져서 읽는데 너무 불편한 거다. (미안해요 게이고상 ㅠㅠ) 단편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제법 그럴듯한 이야기도 있던데;; 왜 갑자기 작가의 목소리가 불쑥불쑥 튀어들어와 작품에 똥칠을 하고 맥을 딱딱 끊어놓는 걸까? 심지어 그런 마음까지 들었다.   

  

"와하하하하하하."

주요 등장인물 목록을 보고 나서 나도 모르게 폭소가 터졌다. 단역인 형사와 순경까지 목록에 넣은 것도 웃기지만, 무엇보다 걸작인 것은 덴카이치에 관한 소개다.

'명탐정!'

"푸하하하하, 우히히히히."

인물 소개란에 명탐정이라고 쓰다니. 그냥 탐정이라고 해도 되잖아. 제발 이렇게 쓰지 말라고. 창피하다니까. 도대체 이 작가의 뇌 구조는 어떻게 생겨먹은 걸까.

♣ 명탐정의 규칙 - 히가시노 게이고 :p 52

 

"와하하하하하하" 왜 이렇게 웃음소리도 듣기가 싫지? ㅋㅋ  "도대체 이 작가의 뇌 구조는 어떻게 생겨먹은 걸까."  그런데.. 본인 소설 속 주인공이 작가 자신에게 툭, 툭, 말을 던지는 방식은 처음 보는것 같기도 하고;;; 

 

이런 탐정 소설에서 우리 조연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절대로 명탐정보다 먼저 범인을 알아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덴카이치 탐정이 진실에 접근할 때까지 본질에서 벗어난 수사만 하면서 시간을 벌어 줘야 한다.

요네가 범인이 아니라고 확신하는 근거는 여러 가지였다. 우선 그녀는 미인이 아니다. 범인이 여자일 경우 미인으로 설정하려는 것이 작가의 본능이다. 또한 요네는 과거가 분명하다. 그런 경우에는 소설의 결론 부분에서 '숨겨진 동기'를 만들어 내기가 어려워진다. 이름도 그렇다. '요네'는 아무리 생각해도 범인의 이름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 명탐정의 규칙 - 히가시노 게이고 :p 54

 

흠.. 이렇게 또 포스트잇 붙여 놓은 문장만 따로 옮겨놓으니 나름대로 괜춘한 책 같아 보이기도 하고 ㅋㅋㅋ

근데 왜 막상 읽고 있으면 매끄럽게 샤르륵~ 책장이 넘어가지질 않고 자꾸만 턱턱_ 발에 걸리는지 모르겠다. 

  

 

어쩌자고 책 표지는 이렇게 예쁘게 뽑았는지? 빨간 메니큐어 바른 손도 예쁘잖아! 껍질을 벗기면 톤 다운된 차분한 언니로 변신 ㅋㅋ  

 

그나저나 진짜;; 계속 읽어볼까? 집어던지고 다른 재밌는 책을 읽을까? 그것이 고민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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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 2013-07-14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처음 글 남기네요... ^^
저도 한 1년전까지는 실망스럽고 재미가 없어도 꾸역꾸역 끝까지 다 읽었는데요, 지금은 그러지 않아요.
세상엔 훌륭하고 재미난 책들이 너무나 많으니까요. 제가 아무리 빨리 책을 읽는다하더라도 결코 다 읽지 못 하겠지요.
그래서 이젠 그냥 덮습니다. 이걸 계속 읽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할 시간에 차라리 다른 책을 더 읽으려고요 ^^

꽃핑키 2013-07-14 18:14   좋아요 0 | URL
ㅎㅎ 안녕하세요 코뿔소님 ^_^ㅋ 아.. 뿔소님은 과감하게 그냥 덮는 쪽이시군요!
그러게요 ㅠㅠ 저도 영~ 아니다 싶은 책은 두말 할것도 없이 패스하는데요 ㅋㅋㅋ
이 책은 좀 이상해요 ㅋㅋㅋㅋㅋㅋㅋ

열매 2013-07-14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려고 기대하던 책이 떨어져나가는 기분이에요...ㅜ.ㅜ
자꾸 눈에 밟히는 매력적인 책 표지+ 히가시노 게이고 이 둘때문에 읽고 싶었던 책이었거든요.

꽃핑키 2013-07-14 20:40   좋아요 0 | URL
오! 아녜요 꿀이님 ^_^ㅋ 재밌게 읽으셨단분도 있으셨어요 ㅋㅋㅋ
꿀이님도 책 표지랑 히가시노 게이고 이름보고 찜해두셨군요 ㅋㅋㅋ
완전 아니다 싶은 책이라면 저도 벌써 던져 버렸을텐데요 ㅋㅋ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건 그만큼 묘한 매력이 있다는 뜻일수도 있;; ㅋㅋ ㅋ
꿀이님도 직접 경험해보세요^ㅅ^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