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하면서 말하긴 부끄럽지만, 전 외동딸이고 엄마와 단둘이 살아서 그런지 엄마에게만은 걱정 끼치고 싶지 않다는 말을 그 사람에게 했던 것 같아요. 그랬더니 갑자기 그 사람 표정이 심각해지더니 “우리끼리 하는 얘긴데 난 어머니 만나면 돈 뜯어내˝라는 거예요. 별로 대수로운 일도 아니라서 저는 “흐음”하고 건성으로 대답해버렸죠.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꺼낸 건 자기 행동을 후회한다는 뜻일 테고, 그다음은 반성하는 말이라도 하겠지 싶었죠. 솔직히 들어보나 마나 따분한 얘기일 게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 사람, 제 예상과는 달리 “원치 않는 돈을 뜯어내는 것도 괴로워라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럼 안 뜯어내면 되잖라며 웃었어요. 그랬더니 그 사람,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 그렇지만 양쪽 다 피해자가 되고 싶어 하니까”라고 하더라고요. 순간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 가서 물어보려 했는데, 때마침 제한 시간이 다 되어서 전화벨이 울렸죠.

♣ 악인 - 요시다 슈이치 :p 466

 

 

 

 

 

 

 

이상하게 별 내용 없는 것 같은데도 오래오래 여운이 남는 장면들이 있다.

"양쪽 다 피해자가 되고 싶어 하니까....."라는 말이 나는 왜 자꾸 불현듯 생각이 나는지

나는 또 여자라서 그런지 사소한 여자들끼리의 기싸움, 고부 간의 갈등 같은 것도 약간은 그런 심리 때문 아닐까? 싶기도 하고

지나고 보면 상대는 정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말 한마디 했을 뿐이었는데도 아주 크게 과장해서 내가 피해자인 척 말하게 되는..

양쪽 다 피해자가 되고 싶어 하니까..라는 말 것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ㅎㅎㅎ

휙휙 잘 ~ 읽히고 여운도 긴 추리/미스터리 소설! 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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