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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책도 있구나 깜놀하며 읽게 되는 책 <프랑스 남자들은 뒷모습에 주목한다>를 읽었다. 듬성듬성 ㅋ
일단 표지부터 할 말이 많다;; ▲ 사진에 보이는 표지는 껍데기인데. '드러나지 않는 부분까지 가꾸는 삶의 기술'이라는 부제목이 적혀있고 저자 이름을 껍데기가 덮어버렸다. 이런 책 띠지는 처음 본다;; 저자 이름보다 칼럼니스트 임경선 추천,이라는 노란 글씨가 도드라져 보여서 우와! 누구지? 엄청난 분이신가 본데 나는 왜 모름?? 이러면서 검색을 해봤다. 아~~ 최근에 빨간 책방 '내가 산 책' 에 소개됐던 <나라는 여자> 쓰신 분이셨구나;; 참고로.. 책 시작 부분에 임경선님의 추천의 말이 6페이지 실려 있는데 추천사는 좋았.. 지만 '꿈보다 해몽' 이라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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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띠지를 벗기면 진짜 표지가 나오는 데, ▲ 이 표지가 훨씬 더 낫지 않나?? 이 표지를 살리고 얇은 띠지를 썼으면? 더 내 마음에 들었을 텐데 어차피 출판사에선 내 마음 따위 관심도 없을 테니 표지는 고만 물어뜯기로 하고.
어떤 책인지? 책소개나 살펴보자.
뼛속까지 뉴요커였던 일레인 사이올리노는 <뉴욕타임스> 파리 지부장으로 있으면서, 그들의 생동감 있는 삶에 압도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에 관대하며 거리낌 없이 유혹하는 그들. 대통령에서부터 모델, 거리의 상점 주인까지,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당당하고 매력적일 수 있을까. 이 책은 수년 동안 각계각층을 취재한 끝에 프랑스인들이 숨기고 있는 삶의 기술들을 예리하게 포착한 책이다. 칼럼니스트 임경선의 말처럼 이 책은 “말 그대로 ‘생의 감각’을 깨우치는 역할을 할 것”이다.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에 관대하며 거리낌 없이 유혹하는 그들!
아닌 게 아니라 언제였더라. 프랑스 작가 레몽 장이 쓴 <책 읽어주는 여자>를 읽었었는데. 정말로 순수한 마음으로 책 읽어주는 여자, 라는 직업을 선망하며 읽어 나갔는데 마지막 즈음에선 책만 읽어 주는 게 아니라 몸도 주는 상황이 되어서 화들짝!!!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프랑스가 원래 좀 개방적인 나라였구나! 이 책을 읽으니까 비로소 조금 이해가 됐다.
책은 "난생처음 엘리제 궁전의 나폴레옹 3세 살롱에서 프랑스식 손등 키스를 받았다. 키스를 한 사람은 프랑스 대통령이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데. 대통령의 외교술은 화려한 손등 키스였다.는 내용부터 슬슬 발동을 걸어. 프랑스에서는 대통령부터 모델, 거리의 상점 주인까지.. (아, 베르사유 궁전 정원사도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프랑스인의 유혹하고 유혹당하는 상황을 대거 늘어 놓고 있는 책이다. 전혀 야한 내용은 없는것 같은데 도발적이라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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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임자 있는 여자한테 껄떡 거리는 남자, 바람 피우는 남자가 제일 쪼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런? 유혹이 난무하는 책은 내 정서엔 너무 안 맞던데 그래도 에펠탑 이야기는 흥미롭더라.
에펠탑에는 성별이 있다.
에펠탑이 여성임을 알려준 사람은 롤랑 바르트였다. 나는 파리 문학 페스티벌에서 에펠탑에 관한 글들에 귀를 기울이다가 세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 기념물의 성별에 대한 생각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었다.
어느 배우가 20세기 철학자이자 작가인 바르트의 글을 읽어 내려갔다. “에펠탑은 인간의 실루엣이다. 가는 금속 막대기 하나만 있을 뿐, 머리도 팔도 없다...... 하지만 그것은 벌린 두 다리 위에 놓인 긴 몸통이다.” 바르트는 아래에서 위로 찍은 사진을 보며 에펠탑의 새로운 진실을 발견했다고 썼다. “성별이 있는 피사체의 사진이다. 확 떠오르는 상징들 중 남근이야말로 이 피사체를 가장 닮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진에는 하늘을 향해 돌출된, 마치 성행위의 흔적이 남은 듯한 에펠탑의 안쪽 전경이 담겨 있다.“ 이런 관점에서 에펠탑은 알들을 품고 있는 암탉처럼 보호하고 살펴보는 여성의 이미지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그렇게 에펠탑은 키가 324미터나 되는 파리 여자, 파리를 통솔하는 어머니 또는 파리의 연인이 되었다.
▒ 프랑스 남자들은 뒷모습에 주목한다 - 일레인 사이올리노 :p 100~101
에펠탑이 건설 되기전에 수많은 반대에 부딪혔었다는 이야기도 내겐 뭔가 좀 뜻깊게 다가왔는데.. 삶은 고난의 연속이라더니 에펠탑마저도 온갖 시련을 겪고 저렇게 우뚝 서 있을 수 있는거구나~ 나는 또 이상한 핀트에서 감흥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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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클린턴-르윈스키 스캔들이 터졌을 때 프랑스 사람들은 빌 클린턴의 안목을 의심스러워했다. 클린턴이 자기 아내 이외의 여자에게 성욕을 느꼈다는 사실보다 모니카 르 윈스키가 매력도, 품격도, 세련미도 없다는 사실에 더 충격을 받았다. 공직자들 역시 외모로 평가받는다. 버락 오바마가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 가지 이유는 잘생긴 외모 덕분이다. 나는 여자보다 남자(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가 자신의 멋진 외모에 훨씬 더 고마워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 프랑스 남자들은 뒷모습에 주목한다 - 일레인 사이올리노 :p 113 ~ 114
프랑스인들은 클린턴-르윈스키 스캔들 자체보다 클린턴의 안목을 의심스러워했다는 너무 솔직한 표현에서 빵!터졌다. 유명한 미국 저널리스트의 거침 없는 디스! 그런데 버락 오바마가 그렇게 잘 생겼나? 하긴, 쥐가카님에 비교하면 완전 잘 생기신거 맞긴하지만;;
“유혹한다는 말은 ‘당신 쪽으로 끌어당긴다’는 뜻입니다. 힘을 내세우거나 강요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설명하고 설득하고 웃김으로써 당신 쪽으로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그것은 완전히 자유롭게 발산하는 이탈리아식 매력의 반대개념이라고 할 수 있죠.”
▒ 프랑스 남자들은 뒷모습에 주목한다 - 일레인 사이올리노 :p 312
로맨틱한 프랑스 영화나 에펠탑, 멋진 풍경들은 로망이지만? ㅋㅋ 저렇게 유혹이 난무하는 나라에서 살아가려면 성적으로는 자유로울지 모르겠지만, 정신적으론 정말 피곤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남자 정치인들의 불륜 스캔들은 전혀 문제될 게 없지만 여자 정치인의 섹스 스캔들은 정치권에서 매장되기 십상이라는 내용에서는 뭐 이런 경우가! 괜히 버럭,했던 기억도 나고
암튼, 프랑스 문화의 속 깊은 곳까지 레알!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런 책도 재미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정말이지 너무 안 맞아서 절반은 건너뛰고 읽었다. (이럴때 보면, 나도 은근 보수적인 사람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