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시부터 나는 타인을 속이는 기술을 몸에 익히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의견을 강요할 때,

상대가 모르는 세계를 일부러 내세우는 것이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알았다.

문학에 강한 녀석에게는 벨벳 언더그라운드 이야기를, 록에 강한 녀석에게는 메시안 이야기를.

클래식에 강한 녀석에게는 로이 리케텐슈타인 이야기를,

팝 아트에 강한 녀석에게는 장 주네 이야기를 적당히 얼버무리면

지방도시에서는 절대로 논쟁에서 지지 않는다.

sixty nine 69 - 무라카미 류 :p 115

 

 

 

 

 

반 친구들 대부분이 아다마와 내 주위를 둘러쌌다. 야기를 들려 주는 것으로 나는 스타가 되었다.

한 가지를 배웠다. 기가 죽어 반성해 봐야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다. 아무도 그것을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고교에서 바리케이드 봉쇄를 사상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학생이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즐기는 자가 이긴다.

힘차게 웃으면서 바리케이드 봉쇄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를 떠들어대면 오히려 일반 학생들은 마음을 놓는다.

사실은 누구라도 그런 행동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학생도 반수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적의를 품고 있을 따름이다. 내가 울면서 용서를 빌기를 바라는 놈들이다.

그 놈들의 증오심 가득한 눈길을 의식하면서, 나는 끝도 없이 떠들어댔다.

퇴학을 당해도 좋다고 그 놈들을 향하여 중얼거렸다. 비록 퇴학 당하는 일이 있어도 나는 네 놈들에게 지지 않아.

나의 즐거운 목소리를 더 세차게 들려 줄 테다......

sixty nine - 무라카미 류 :p 126

 

 

 

 

성장소설은 썩 좋아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재미있게 읽은 몇 안 되는; 성장소설 중 하나가

아마 무라카미 류의 식스티 나인이 아닐까 싶다.

고지식한 아버지 덕분에 20대 후반까지도 나는 남자 작가가 쓴 글 자체까지 완전 싫어하는 편이었는데 ㅋㅋ

무라카미 하루키와, 오쿠다 히데오, 가네시로 가즈키 이런 일본 작가님들 덕분에..

이제는 우리나라 남자 작가님들 책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신나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새삼스레 땡큐♪

 

 

내가 읽어 본 책 중에서 재미있었던 성장소설 (순서는 떠오르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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