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하고 공유하라
제프 자비스 지음, 위선주 옮김 / 청림출판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새로 무언가를 익히고, 나에게 익숙해지기까지 기다리는 과정을 무척 짜증나 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런 나에게 <공개하고 공유하라> 같은 얼리어답터들에게나 어울릴 듯한;; 이런 책은 어쩐지 안 어울리지만;; 솔직히 처음엔 제목만 보고 잘나가는 블로거가 되는 비법 같은게 나오는 책일까? 했었다;; 나 역시도 블로그를 열성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 암튼 뭔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컸는데.. 하지만 이 책을 모니터가 아닌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순간 깨달았다. 아. 내가 헛다리를 짚었구나;; 세계적인 블로거가 맞긴 맞는데 나에겐 쥐약 같은 파트인 IT 정보통신 기술쪽 이셨구나 덜덜;; ㄷㄷㄷ 게다가 어우 - 저 두께 좀 봐 ㅋㅋ 404쪽!! ㅋㅋ

 

 

아 망했다. 하고 ㅋ 페이지를 팔랑팔랑 넘기며 간보기를 하는 중에 어랏; 이 책 생각보다 괜찮을 수 있겠는데? 싶어지는 내용들이 너무 많이 보이는거다. ㅎㅎ 그래! 나라고 맨날 소설, 계발서만 주구장창 읽으라는 법도 없고, 이런 책도 한 번 읽어보자!! 용기가 생겼다.

 

어떤 책인지 책 소개부터 잠깐 보자.

 

세계적인 IT 블로거, 뉴욕대 제프 자비스 교수의 디지털 시대 생존법. 정보 공유 시대의 전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우리가 공개를 두려워하는 까닭, 공개하고 공유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 집중 조명한 책이다.

정보 공유에 대한 사회, 문화, 역사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한편,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에 대해 지나쳐버린 질문, 가장 궁금한 의문점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함으로써 끊임없이 공개하고 공유할 것을 요구당하는 열린 인터넷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이를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각자의 방식을 찾아가게 해준다.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제일 처음 재미있겠다!! 관심이 갔던 이야기는 첫 페이지부터 나왔는데.. (이제 다시 보니 추천의 글이었구나;;)

 

독일 베를린의 사회과학 연구센터에서는 225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프라이버시 정보와 관련된 실험을 진행하였다. 연구센터는 참가자들에게 두 곳의 온라인 스토어에서 같은 DVD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온라인 스토어들은 고객들에게 이름과 주소, 이메일을 요구하였고, 그중 한 곳에서는 고객들이 생년월일과 월수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1유로를 할인해주었다. 그러자 이 온라인 스토어에서 DVD를 구매한 42명의 대학생 중 39명이 1유로 할인을 받기 위해 업체에서 요구하는 개인정보를 제공하였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추가 정보 제공에 대한 할인 혜택이 끝난 다음에도 사람들이 개인 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이다. 이 실험이 끝난 뒤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더욱 의미심장하다. 참가자 95퍼센트가 개인정보 보호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 75퍼센트가 ‘매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답변한 것이다. 연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프라이버시가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수 있다.

 

▒ 공개하고 공유하라 - 제프 자비스 :p 5

 

참가자 95퍼센트가 개인정보 보호에 관심이 있으며 그중 75퍼센트가 '매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하는데...   

실상은 1유로 할인이라는 달콤한 유혹 앞에서는 개인정보 보호고 뭐고도 없었던거다. ㄷㄷㄷ 더 신기한게 설문조사는 실험이 끝난 뒤 실시했다는거! 정말 재미있지 않나? 자발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해놓고도 그런 건 개인정보 보호와는 관계 없는 행위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암튼 이런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시작으로 <공개하고 공유하라>를 슬슬 읽어나갔는데.. 괜히 쫄았네 싶을 만큼 책이 잘 읽혔다.

 


읽다보니 재미있는 사례들도 너무 많고해서 플래그잇도 이만큼이나 붙였다 ㅎㅎㅎ  

 

나는 아들 제이크를 데리고 팔로 알토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에 마크 주커버그를 인터뷰하러 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벽이 유리로 된 회의실로 들어가자, 주커버그가 당황하며 회의실로 뛰어 들어오더니 화이트보드를 지워야겠다고 말했따. 나는 들어오자마자 화이트보드부터 보지 않은 나 자신을 저주했다. 주커버그의 비밀은 안전하게 지켜졌다. 이러한 역설은 페이스북 회사 곳곳에서 매우 쉽게 볼 수 있었다. 이 회사는 우리가 서로에게 많은 것을 공개하기 바라면서도 회사 자체에는 비밀이 많았다. 주커버그는 우리가 사회적이기를 바라면서도, 정작 자신은 (그의 지인이 내게 농담으로 말했듯이) 반사회적이었다.

주커버그의 매력은 그가 매우 공개적이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너무 신비에 싸여 있다는 데에 있다. 그는 ‘거물이 된 괴짜’라는 이미지를 가진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다.

 

▒ 공개하고 공유하라 - 제프 자비스 :p 45

 

제프 교수님의 경험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이런 이야기들도 재미가 있지만. 어찌나 정보력이 대단하신지! 이 책 한 권 읽는데도 완전 공부되는 느낌이랄까? ㅎㅎ

 

 

아무래도 주제가 공개 할 것인가? 공개 하지 않을 것인가? 특히 공개하고 공유했을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혜택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져 이야기가 흘러가긴 하지만 공개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과 의견도 꼼꼼하게 짚어 주는게 나는 참 마음에 들었다. 

 

 

 

뮌헨에서 나는 <자이트 온라인>의 수석 편집장 볼프강 블라우와 함께 공공성에 대한 공개 토론에 참가했다. 토론 중에, 청중석에 있던 한 남자가 다른 참석자들이 인터넷에 올릴 토론회 사진에 자기 모습이 포함되는 것이 싫다고 말했다. 나는 그 남자에게, 만약 그렇다면 그 방에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행사 사진을 찍거나 공유하지 말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다음엔 사람들이 말하거나 들은 내용을 공유하는 것도 금지할 것인가? 그것은 다른 모든 사람들의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를 침해한다. 그 방에 있지 않은 사람들이 그 행사 내용을 파악하고 거기에 대해 논평하고 내 의견에 반대하고 아이디어와 정보를 추가하는 행위도 제한될 것이다. 그 행사를 공개적으로 녹화하는 것도 제약을 받을 것이다. 이 행사의 공공화는 일종의 공공 자산이다. 그런데 만약 다른 사람들이 거기서 있었던 일들을 공유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그는 우리 모두의 자산을 빼앗는 셈이 된다.

▒ 공개하고 공유하라 - 제프 자비스 :p 71~72

 

토론회 사진에 자기 모습이 포함되는 것이 싫다고 말한 한 명때문에 벌어지게 되는 상황들이 너무나 공감이 되고.. 만약 그렇다면 그 방에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행사 사진을 찍거나 공유하지 말라고 해야하며 더 나아가 사람들이 말하거나 들은 내용을 공유하는 것도 금지할 것인지 등등... 상황을 타이트하게 조여가는 과정을 보면서 공공화는 일종의 공공 자산이다. 라는 제프박사님의 주장에도 끄덕끄덕 고개가 끄덕여 지고..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호하고 싶다면 현금으로 결제하고, 아무리 할인 행사가 많아도 개인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되며, 휴대폰도 지피에스와 와이파이등을 꺼놓고 최대한 쓰지 말아야 한다. 프라이버시가 공개되지 않도록 막는 극단적인 방법은 은행을 이용하지 않고, 인터넷과 같은 네트워크에 접속하지 않고, 카메라가 있는 공공 장소에 나가지 않으며, 차량이 추적되지 않도록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다.

프라이버시를 위해서는 결국 엄청난 불편을 감수하는 수밖에 없다. 반대로 개인정보가 이미 노출되고 있다면, 차라리 ‘투명한 사회’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 공개하고 공유하라 - 제프 자비스 :p 8

 

▲ 정말... 무섭지만 맞는 이야기 아닌가 ㄷㄷㄷ 게다가 나는 여자사람이다 보니 프라이버시 침해 보다는 오히려 CCTV가 설치 되어 있지 않은 지하 주차장이라던가? 외딴 골목이 더 무서운게 현실이다 ㅠㅠ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투명한 사회' 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나아 보이기도 한다. 

 

 

암튼, 아침에 일어나기 무섭게 인터넷에 접속해 블로그 방문자와 덧글을 확인하고, 다른 일상을 보내는 와중에도 수시로 휴대폰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체크하지 않으면 불안한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들로 가득가득 차 있는 이 책 <공개하고 공유하라>는 첨엔 망했다! 로 시작했지만 ㅋㅋㅋ 끝까지 알찬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재밌다 이 책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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