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이수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만약에 애완동물을 키우게 된다면? 강아지 보다는 고양이를 키우자고 꽃재만씨와 얘기를 맞춰놨다.  강아지도 좋지만 고양이는 어쩐지 더 독립적일것 같아서 우리 같은 초보 브리더에겐 손이 조금이라도 덜 갈것 같은 고양이가 더 적합하지 않을까? 했던건데...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이상하게 고양이라면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ㅎㅎ   

 

제목부터 독특한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도 예쁜 고양이 얼굴 때문에 더 호기심이 생긴 책인데. 어떤 내용일까? 겉모습만 봤을땐 애묘인들을 위한 소설일까? 똑똑한 고양이가 주인공일까? 별 상상이 다 되었는데.. 책 소개를 읽어 보니 역시나 또 헛다리 짚은 거였다.     

 

헤어지자는 문자메시지 하나 남기고 완전히 사라진 '너'.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에 미쳤고, 심지어 고양이 자체가 되길 바랐던 '너'. '나'는 이 '예쁘고 못돼 처먹은 너'에게 간도 쓸개도 다 내주며 사랑했는데 정작 '나'는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일방적으로 차이고 만다. 그러니까 모든 건 완벽한 해녀처럼 잠수를 탄 '너'를 찾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바로 이 과정에서 '나'는 인류 취향의 역사를 바꿔놓기 위한 기괴한 미션에 참여하게 된다.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책 소개를 봤을땐 연애소설이구나 싶었는데ㅎㅎ 지금 생각해보니 여러 커플이 등장하긴 하지만;; 연애 소설은 아니고 ㅎㅎ 그렇다고 해서 애묘인을 위한 소설인가? 하면 클럽 안티 버틀러 멤버들의 활약이 주를 이루는 소설이라 애묘인을 위한 소설도 아니고 또 그 반대도 아니고..

 

암튼, 책소개 내용중에 가장 눈에 들어 왔던 내용은  

 

1억원 고료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 이라는 글자와 ㅎ 평범하다고 굴욕 당했던 묵은 한이 풀린다. 라는 굵은 글씨와 김별아 작가님께서 써주신 오감을 자극하는 이 야릇한 소설은 눈과 머리 대신 온 몸의 세포로 읽어야 한다”추천사 였는데.  

 

다 읽은 내 느낌으로는 온 몸의 세포로 읽어야 될 만큼은 아닌것 같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 참신한데? 정도ㅎㅎ 

 

내친김에 작가 프로필까지 한 번 살펴 보자.

 

 이수진 : 1987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조선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를 수료했다. 2009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원초적 취미>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2009년 계간 《문학동네》에 발표한 <갈매기는 끼룩끼룩 운다>가 2010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에 선정되고, 2010년 계간 《자음과모음》에 발표한 <머리 위를 조심해>가 2011 젊은 소설에 선정되며 일찌감치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로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했다.  

 

와우! 좋겠다!! ㅋㅋ 87년생이면 나랑 10살정도 차이가 나는데 ㅎㅎㅎ 이런 친구들은 대체 뭘 먹고 컸길래 벌써부터 상이란 상은 다 휩쓸며;; 이토록 위풍 당당할까? 흥! 칫! 부러운 만큼 배가 아프기 때문에 ㅠ 아무래도 아직 어린 친구가 쓴 책이라 그런지 모든 세대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는 아닌것 같다며 괜히 트집도 한 번 잡아보고 ㅎㅎ 너무 억지 스럽고 유치한 부분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저 인물에는 과연 어떤 과거가 숨겨져 있을까? 궁금함에 책을 끝까지 넘겨보게 만드는 힘은 충분히 있었던것 같다.  이런 말도 결국 배아파서 하는 소리지만ㅋㅋㅋㅋㅋㅋ 

 

소설을 다 읽고 마지막 작가의 말을 읽을 때는 와!!! 역시 작가라서 그런지 글을 참 잘 쓰는구나! 인정하게 된다는 ㅎㅎ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짜, 진심으로요. 그리고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 라는 마지막 말에서는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나는 특히 작가의 말 세 페이지가 아주 마음에 들어서 책 폴더에 몽땅  옮겨 쳐 두었다 ㅎㅎ 

 

 

알록달록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여둔 문장 몇개만 소개하자면;; ㅎ

 

  그래, 나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 그렇지만 그게 나와 닮아서는 아니야. 예전에 내가 나와 고양이가 닮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지? 그건 절대로 착각이었어. 나는 그저 제멋대로 무언가를 책임지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었어. 나는 고양이에 한참 못 미치는 인간이 틀림없었어. 고양이를 돌보며 느낀 점은, 그 애들이 제멋대로로 보이는 게 생각이 없기 때문이 아니란 거야. 고양이들은 단지 단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동물이었을 뿐이야. 고양이는,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복종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헤쳐 나갈 힘이 있는 존재들이었어. 어떤 종류의 고양이라도 말이야. 나는 내가 고양이에게 끌렸던 이유를 알게 되었어. 그건 나보다 감정적으로 강한 누군가에게 끌리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거야. 난 그 동물을 더 깊이 알고 싶다고 생각했고 브리더가 되기로 결심했지.

 

▒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 이수진 :p 270~271

 

▲ 고양이는,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복종하지 않고, (그러게. 개는 사람을 주인으로 여기고, 고양이는 사람을 친구로 여긴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ㅎ) 고양이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헤쳐 나간다는 말이 참 멋지게 느껴진다. 역시 고양이 ㅎㅅㅎ 

 

 

“결론부터 말하면, 그들이 고양이 비애호가를 모자란 사람 취급을 하는 까닭은, 그게 그들 자신을 더욱 빛나게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김B는 차를 한모금 마신 뒤 계속 말했다.

“그러나 얄팍한 수작이죠.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실제로 빛나는 사람이면, 누군가를 폄하하고 깎아내리면서 자신의 반짝임을 주장할 필요가 없다고요. 보통 자신의 특별함을 간단히 추구하려는 사람일수록 상대방을 짓밟으려는 경향이 있어요. 그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아주 간단히 특별함을 공고하게 해버리죠. 그렇지도 않으면서요.”

 

▒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 이수진 :p 85

 

▲ 그렇치! 실제로 빛나는 사람이라면, 누군가를 폄하하고 깎아 내리면서까지 자신의 반짝임을 주장할 필요가 없을 것인데...

하지만 소설아니라 현실에서도 의외로? 상대를 짓밟으면서까지 스스로를 빛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갑자기 이 소설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ㅎㅎㅎ 암튼, 난 왜 이렇게 줏대가 없는 것인지? ;;; 오, 참신한데? 정도ㅎㅎ 에서 상큼발랄 하고 참신하면서도 무언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심오함이 있다고 결론 짓고 싶네.  

 

 

젤 마지막 페이지 부록! <취향 존중 스티커> 도 대박!!!ㅋ (스티커가 붙어있는 이런 책 처음 봤음;;)

예쁘게 잘 쓰겠습니다!! *ㅅ*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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