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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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잘 안 나가는 어려운 책 읽고난 후엔 달달하고 말랑말랑하고 가벼운 책 한 권을 꼭 읽어 줘야한다. ㅋ 그럴때마다 내가 믿고 찾을 수 있는 작가는 에쿠니 가오리다. 나도 막 야들야들한 아가씨 였을때는 엄청나게 팬이기도 했었는데 아무래도 책 선택 폭이 넓어 질 수록, 읽은 책이 늘어날수록 점점 더 에쿠니에 대한 애정이 소홀해 지는건 사실이지만 ㅎㅎ 정말 오랫만에 에쿠니 가오리 책을 읽고 있으니 아! 역시 에쿠니 여사님 여전하시구나.. 싶어지는게 ㅋㅋ 반갑고 좋았다. 

 

 

일단, 제일 먼저 이야기 하고 싶은 건.

책 띠지에 적혀있는 "완벽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은 사랑도 없다."

라는 말인데 글쎄, 모든 인생은 미완성이고 불확실하고 결함 투성이 아닌가? 사랑 역시? 그렇지 않을까? 나는 생각하는데 띠지에 적힌 완벽한 인생이란 뭐지? 더구나 <잡동사니를> 다 읽은 나로서는? 인생은 결함 투성이쪽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였는데..  

찬찬히 책 소개를 다시 읽다 보니까 이제서야 고개가 끄덕여 졌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모든 인생은 일종의 완벽(A Kind of Perfect=UNIQUE)”이라 말한다. 각자가 살아가는 모습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자신만의 방식이기에. 사랑 역시 그렇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사랑을 한다. 그것들 역시 그녀들만이 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이 이야기는 완벽한 연애소설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 

- <잡동사니>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중에서 

 

 

그렇구나.. "각자가 살아가는 모습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자신만의 방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완벽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라는 표현을 썼던 거구나.. 이제서야 어느 정도 수긍이 되었다.    

 

 

아참, <잡동사니> 책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에쿠니 가오리 장편소설. 10대 소녀와 40대 여성의 상반된 감성을 동시에 그려낸 본격 연애소설이다. 열다섯 살 소녀와 마흔다섯 살 여인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진행되는 이 소설은,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철학적 이야기도, 사랑에 목숨을 건 절박한 러브스토리도 아니다. 다만,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 늘 그렇듯, 그녀의 주인공들은 스캔들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위험한 관계 속에서 격정적인 사랑을 한다. - <잡동사니>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줄거리는 대충 건너 뛰고? 10대 소녀와 40대 여성의 이야기가 한 쳅터씩 교차 편집 되어 있다는 것과, 두 여자가 한 남자를 사랑한다는 얘기 까지만 얼핏 알고 나는 이 책을 읽었는데..

 

ㅎㅎㅎ 역시 에쿠니 여사님은 아주 야한 이야기도 하나도 야하지 않게 나긋나긋하게 잘 쓰신다면서 ㅋㅋㅋ <잡동사니>를 읽고 있다보니 오래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도쿄타워>도 자동으로 떠오르고 ㅎㅎ (참고로 도쿄타워에서는 40대 중년 여자가 아들뻘되는 고등학생이었던가? 암튼 새파랗게 어린, 그것도 친구의 아들(?) 과 열렬한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었음) <잡동사니>도 역시 파격이라면 파격이었는데!

 

이상하게 나는 이 책에서 얘기하는 사랑 나부랭이 보다, 주인공들 보다.. (슈코-40대 여성과 미우미-10대 소녀) 

주변 인물인 (슈코의 어머니) 기리코 여사님께 완전 반해버렸는데..  

 

우리 엄마는 평생 바깥일이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여성이다. 하긴, 이것도 당사자의 말에 따르면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나는 집안일조차 해본 적이 없어."

어떤 의미에서 이건 사실이다. 엄마에게 요리는 '먹는 것'이고 세탁이나 청소는 '시키는 것'이며, 아이들 학교행사니 친지간의 관혼상제니 하는 것들은 '불참하는 것'이다.

  그럼 74년 동안 대체 무엇을 했나. 엄마의 표현을 다시 한 번 빌자면 책만 읽었다고 한다.

믿지 못할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사실이다. 그래도 전쟁 통에 살아남았고, 책 읽는 짬짬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길렀으니 그걸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내 인생은 퍼펙트해."

  엄마는 말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완벽하지 않은 인생이란 게 있을까. 모든 인생은 일종의 완벽이며, 나는 그것을 정사로부터 배웠다.

잡동사니 - 에쿠니 가오리 :p 10

 

 

74년동안 오로지 책만 읽으셨다니!!! 이런 축복 받은 인생을 봤나 ㅠㅠ

 

 

솔직히 에쿠니 가오리 책이 다~ 그렇듯 크게 남는거는 없지만ㅎㅎ 평생을 책만 읽으신 기리코 여사님만은 내가 평생 잊지 못할 캐릭터가 될 것 같아 웃음이 절로 난다. 기리코 여사님 만세!! ㅋㅋㅋㅋ   

 

 

잡동사니 -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소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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