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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우리가 알지 못한 유럽의 속살
원종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요즘 열심히 읽고 있는 책은 원종우님의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유럽편이다.
학교 다닐때부터 나는 세계사가 왜 그렇게 무섭고 싫던지;; 외울것도 너~~~~무 많고 ㄷㄷ "내가 지금 우리나라 역사도 잘 모르겠는 마당에 남에 나라 역사까지 어떻게 줄줄이 꿰겠냐고" 맨날 앓는 소리를 하며 겨우 겨우 손바닥 안 맞을 정도만 간신히 외워 시험을 보곤했었는데.. 점점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이거 원 -_-;; 사람이 이렇게 무식해서야 되겠나 싶어지는게.. 점점 제 정신이 들면서.. 세계사, 국사 따위 전혀 몰라도 사는데 하나도 지장없다~!!! 기고만장했던 똥고집이 꺽이면서.. 심지어 이런 책까지 붙잡고 읽고 있다. 감격!!
책 제목에 삐딱한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으니 처음엔 너무 많이 삐딱하면 곤란한데? 슬쩍 걱정이 되기도 하고, 어쨌든 삐딱하다니 어떤 식으로 어느 방향으로 삐딱할까? 궁금 했는데 진짜 제목처럼 조.금.만. 삐딱하더라ㅋㅋ 오! 아니다! 그동안의 내 세계사 지식이 너무 얇디 얇아서 ㅋㅋㅋ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에겐 많이 삐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적인 느낌도 들기도하고 ㅋㅋ 무튼,
딴지관광청(현 노매드21)에 '파토의 유럽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약 5년 동안 연재된 내용을 보완하고 정리한 이 책은 끊임없이 질문한다. '유럽(인류)의 역사는 시간순으로 발전하고 진화했는가?' '나폴레옹은 위대한 영웅이고 히틀러는 독재자였나?' '영국의 명예혁명은 정말 명예로웠는가?' '우리는 근대를 지나 현대에 살고 있는가?' '영국이 신사의 나라라는 이미지, 미국의 자유와 평화의 수호자라는 이미지는 유효한가?' 등 우리의 역사적 상식에 물음표를 던지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 알라딘 책소개
처음엔 512쪽의 두께가 후덜덜하게 느껴졌는데 ㅋㅋ 읽다보니 중간중간 자료 사진들도 많고, 구성이 되게 좋아서 생각보다 빨리 읽히더라, 사진은 아침에 급히 찍어서 붙어 있는 포스트잇 플래그가 초반 쯤에 걸쳐있지만 ㅋ 벌써 중간 넘게 진도가 나갔다.
나는 특히 중간중간 진한색 페이지로 끼워져있는 현대 유럽 이야기 꼭지들을 정말 재밌게 잘 보고 있는데
캐나다 벤쿠버에서 살면서 겪었던 일, 런던에 살면서 겪었던 일, 유럽 곳곳에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들 들려 주시는것도 참 재미가 있고, 각 꼭지마다 나오는 기사나 사례들도 너무 세련되게 흥미롭다고나 할까? ㅋㅋ
현대 유럽 이야기 2편 - 선진국이라는 환상에서는 이런 기막힌 경험담이 나오는데;;
그러나 인터넷이 정상 개통된 것은 2분 후가 아닌 2주일 후였고, 국내에 원고를 송고해야 하는 나는 말할 수 없는 정신적. 육체적 불편을 경험해야 했다. 더욱이 이 문제를 항의하면서 2주간 사용한 전화요금 및 인터넷 요금을 지불할 수 없음을 전화로 분명히 이야기하고 동의를 얻었으나, 추후 날아온 고지서에는 모든 요금이 고스란히 청구되어 있었다. 다시 이의 신청을 하려 했지만 수많은 전화 통화와 몇 달의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주위의 충고를 듣고 포기하고 말았다.
-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67쪽
67쪽 내용처럼 ㅋ 분통터지는 이야기 끝에는 항상 바람직한 사례를 추가해줘서 균형을 맞춰 주는것도 참 사려 깊게 느껴지고 무엇보다 앞 장의 교과서적인 역사 서술에 슬슬 잠이 올랑말랑하다가도 이런 흥미로운 화두를 보면 잠이 확 깨고 ㅋㅋ 하는 식이라.
그토록 싫어했던 세계사도 오! 이런 재미가 있었구나!!!! 싶어지는게 신이 난다.
▲ 각 장 끝날때마다는 또 이렇게 친절하게 요약도 해준다.
타락한 광기의 중세, 십자군과 마녀사냥을 읽으면서는 엊저녁에 살짝 끼워 읽었던 프로이트도 떠오르고 ㅠㅠㅠ
"공격적 성향은 인간의 본질적이고 독립적이며 본능적인 기질이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
암튼, 나도 이제 어디서 십자군 전쟁 이야기 나오면 대충 무슨 내용인지 알아들을 수는 있겠다 싶어 기쁘다 ㅋㅋ
그리고 마녀는 여자를 일컫는 말인 줄 알았는데 마녀사냥으로 희생된 인명 중 4분의 1이 남자였다니! 이런것도 신기 ㅋㅋ
▲ 이젠 르네상스로 넘어와서, 중세 미술과 르네상스 미술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그림까지 생생하게 첨부되어있어서 눈도 즐겁다.
또... 신기했던 악수의 유래까지 추가~!! ㅋ
악수라는 인사법이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고안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백인문화에서는 머리를 숙여 인사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그 순간 시선이 상대방에서 떨어지게 되므로 공격의 빌미를 주게 되는 것과 관련되어있다. 동양문화에는 이런 개념이 없다. 백인 사회의 독특한 풍습 가운데 하나는 조금 친해지면 반드시 가족사진을 보여주는 것이다. 심지어 버스나 기차간에서 낯모르는 사람과 오래 같이 타고 가게 되도 지갑에 들고 다니던 가족사진을 꺼내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가족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행동이 관례화된 것은 '나는 가족이 있는 정상적인 사람이며 너에게 위험한 존재가 아니다' 라는 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그 시초였다고 생각된다.
-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200~201쪽
그리고 십자군 즈음에서 5번쯤 인용 되던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각주에 나왔던 마녀사냥이 낳은 비극적인 이야기는 브라질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알레프>에 자세하게 그려져 있다. 는 내용까지 세계사 책을 읽으면서도 계속 되는 이놈에 책 뽐뿌 ㅋㅋㅋㅋ
최근에 출간된 에코의 <프라하의 묘지>도 그렇게 끝내 준다고들 하던데 ㅠㅠㅠ " 거짓의 메커니즘, 뻔한 거짓말에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는 이유에 대해 오랫동안 탐구하며 권력의 거짓말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날카로운 비판을 가해 온 움베르토 에코가 그러한 자신의 연구와 실천을 집약한 소설이다. " 라는 책 소개말까지 읽고나니 정말 더 궁금해지지만 집에 잔뜩 밀려 있는 책들 어쩔 ㄷㄷㄷㄷ
헛소리 집어치우고 ㅋㅋ 얼른 읽던 책이나 마저 다 읽자! ㅋㅋ
리뷰요약 :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사려 깊은 세계사 책 늘 곁에두고 생각날때마다 야금야금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