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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독설 - 합본개정판, 흔들리는 30대를 위한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지난주에 미성년자님께서 선물해주신 <언니의 독설>을 벌써 다 읽었다. 이런 책은 언니가 동생한테 선물해 주는게 FM일것 같은데 나랑 10살 가까이 차이나는 동생한테 선물 받아 읽으니 ㅋㅋㅋㅋㅋㅋㅋ 꿀 같이 더 잘 읽었다. 책 (그것도 딱, 읽고 싶은 책으로 골라서) 선물 해주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착한 사람 같으다. 다시 한 번 고마워요 뿌잉뿌잉 ~_~♡
일단, 언니라는 큰 글씨를 보자마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20대 때 친하게 지냈던 언니가 한 명 있었는데 어찌나 말끝마다 '이 언니가' '이 언니가' 하던지;; 그냥 내 생각은 그렇다. 하면 될 것을 ‘이 언니 생각에는’ 꼬옥 그렇게 말하고, 내가 할게 하면 될 것을 ‘이 언니가 할게’ 그러고 ㄷㄷㄷㄷ 에이씨 무슨 언니병이 걸렸나? 나중에는 그 '언니' '언니' 소리에 넌더리가 나서.. 결국 그 언니랑은 점점 멀어지긴 했지만 여튼, 그 덕분에 나는 절대로 동생들한테 언니병 걸린 언니처럼 말하지 말아야지 아직까지도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살고 있다.
흠. ㅋ (썰렁) 다시 책 이야기로 넘어가서 ㅋㅋ
언니의 독설은 최근에 알게 된 세상을 바꾸는 15분, 세바시 특강 2편을 보고 정말정말 기대하게 된 책이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은 나한테는 좀 안 맞더라;; 강의 동영상 볼 때만해도 너무 너무~ 재미있고 가슴까지 벅차서 우와 대박!! 저 주옥같은 말씀들을 다 ~ 따라 적고 싶을 정도였는데. 나는 이미 결혼도 했고, 이제 직장도 없고, 아직 2세도 없고...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언니가’ 식으로 이야기 하셔서 진짜 파격적였지만 옛 기억이 오버랩 되는 바람에 비호감이었달까? 그래서 읽는 것보다는 그 표정, 말투, 목소리, 몸짓까지 다 보이는 동영상 강의가 나는 훨씬 좋더라 (요즘은 tvN김미경쇼도 하고 있고) 아니다, 요즘 나온 책 <드림 온>이 훨씬 나을 것만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은 또 뭐지????
아~~ 이렇게 말해놓고 나니 어쩐지 김미경 원장님께 등짝 한 방 짝! 맞을 것 같은 이상한 두려움이 느껴진다. 그래도 뭐~ 구구절절 다 옳은 말씀들이니 직장 다니는 20대, 30대, 혹은 치열하게 워킹 맘으로 살고 계신 분들이 읽으면 얼마나 구구절절 와, 닿을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쏙쏙~ 뽑아먹고 싶은 말씀들은 정말 많이 건졌는데. 그중에서 몇 개 뽑아보자면..
바보야, 직장에서 비전은 네가 찾는 거지 상사가 찾아주니? 자기 비전도 못 찾는데 남 비전까지 챙겨주게 생겼느냐고. 네가 못된 직장상사를 처단하고 길을 만들었어야지. 그리고 세상의 모든 직장에는 성질 더러운 상사들이 20~30퍼센트 있어. 즉, 그 인간들이 나한테 걸릴 확률도 20~30퍼센트라고. 다른 직장으로 옮긴다고 그런 인간이 없냐? 운 없으면 계속 걸리는 거야. 진짜 핵폭탄을 만나는 수도 있어. 그럴 때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소주잔 부여잡고 울먹이는 것밖에 없지.
“그래도 꼴뚜기 부장이 나았어, 흑흑...... 이 인간은 완전 사이코야.”
-173쪽 말씀은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나 회사 다닐때 서러웠던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 연이어 인간관계 푸는 과정에서 실력도 큰다는 말씀과 “인간관계 때문에 그만뒀어요.” 나는 그런 애는 절대 안 뽑아. 이런 말씀들도 이제는 100번 이해돼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
그러게 어딜가나 싸이코 같은 놈 꼭 하나씩 있다니까 ㅠㅠ 누구나 다 그렇다는 거. 결국 내 전투력을 키우는 방법밖에 없다는 거. 사회생활의 핵심은 어떻게 저런 싸이코 같은 인간에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내 할 일 묵묵히 잘 하며 살수 있을까? 가 아닐까. 혼자 막 전의를 불태우기도 하고,
분노가 쌓이면 사람이 독해지지. 독해지다 보면 여성성을 다 잃어버리고 쌈닭이 돼. 하도 싸워서 얼굴이 각이 져. 회사에서는 임원이지만 집안에서는 종이야. 집안일 혼자 다 하면서 분한 마음에 욕만 늘고 얼굴도 우락부락해져. 그런 아내는 남자도 싫어해. 결국 일은 일대로 다 하고 남자 잃고 얼굴만 각지는 거야. 이렇게 살지 않으려면 한 살 이라도 젊고 예쁠 때 남편과 싸워서 집안 문제를 잘 세팅해놓아야 해. 그래야 늙어서도 행복해.
언니의 독설 - 김미경 :p 313
얼굴도 막 각이 져. 할 때는 김미경쌤 표정이 막 그려지면서 얼마나 빵 터졌는지ㅎㅎㅎㅎㅎㅎ 정말 정말 맞는 말씀!! 그런 자신은 본인이 더 싫을 텐데 남편은 오죽하겠나 싶은 게 절절하게 와 닿더라. 그래도 이렇게 리뷰 쓴다고 읽은 책 다시 되씹어 보니까 이 책도 정말 괜찮았구나 싶기도 하고?;; 어헙, 마음 더 바뀌기 전에 얼른 리뷰 마무리해야겠다.
리뷰요약 : 꿀 같은 독설이 필요한 워킹우먼에겐 강추,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언니들에겐 비추